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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천의 아침

2020-07-02 2020년 7월호

계양산과
민선 7기 2주년


글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

산을 오르는 길은 철마다 새로웠다. 진달래가 피어나는가 싶으면 연초록 이파리들이 부풀어 올랐고, 황갈색 낙엽으로 바스락거리다 앙상한 가지 위로 눈이 쌓였다. 정상에서 먹는 김밥이나 산을 내려와 등산로 초입 해장국집에서 막걸리를 곁들인 아침 식사는 주말 최고의 ‘소확행’이었다. 동행한 친구나 선·후배와 죽이 맞으면 낮술로 이어지기도 했다. 군 생활을 한 곳도 계양산 자락에 위치한 부대였다. 점박이젤리처럼 생긴 도롱뇽 알을 찍으려다 새로 산 휴대폰을 계곡물에 빠뜨렸던 순간, 롯데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며 나무 꼭대기에 천막을 설치한 채 아찔한 고공 시위를 벌이던 시민단체 사람들의 모습도 계양산의 기억이다.
해발 395m. 계양산 정상에 서면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천은 물론이고 서울·김포·부천·강화와 경기만 일대를 360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 삼국시대 사람들이 왜 이 자리를 차지하려 치열한 전투를 치렀는지, 어째서 중턱을 빙 둘러 1,184m의 성을 쌓았는지 짐작이 간다. 계양산은 한반도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한가운데이면서 한강 하구와 경기만 육상·해상 교통의 교차점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한강 서부 지역 해안 방어의 전략 거점이다 보니 개항기 땐 중심성衆心城을 쌓기도 했다.
문화재적 가치도 가치이지만, 지난 5월 ‘계양산성 국가사적 지정’은 무엇보다 인천시와 계양구가 꾸준히 공들여온 치열한 노력의 결과이다. 문화재 지정을 비롯해 ‘민선 7기 인천시정부’는 출범 이후 ‘해묵은 난제’를 하나씩 해결하며 황소처럼 뚜벅뚜벅 걸어왔다.
‘인천愛뜰’ 조성은 민선 7기 철학의 단면이다. 견고한 철문과 두꺼운 담벼락이 사라지고 콘크리트 바닥이 푸른 잔디 광장으로 바뀌며 인천시청은 시민들이 24시간 여가를 즐기는 행복한 공간으로 변모했다. 13년 동안 멈춰 있던 월미바다열차가 달리기 시작했고 20년간 꽉 막혀 있던 배다리관통도로가 열렸으며 부평 미군부대 땅이 80년 만에 시민 품에 안겼다. 장기미집행공원 확충, 청라시티타워 착수, 시내버스준공영제 개선, 해양경찰청 환원,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업 허가 등 민선 7기는 2년이란 짧은 기간, 수십 년간 덮어둔 채 누구도 들추기 꺼리던 난제를 차근차근 풀어냈다. 시작도 과정도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망설이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혼자서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법. 지난 2년의 성과는 무엇보다 시를 믿고 ‘살고 싶은 도시 인천’을 ‘함께 만들어온’ 300만 인천 시민 시장들의 응원과 주인 의식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민선 7기는 지금 코로나19로부터 시민의 삶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러면서도 수도권 매립지 종료와 친환경적 자원 순환으로의 대전환을 비롯한 현안 해결과 함께 ‘기본이 튼튼한 도시, 미래를 준비하는 견고한 도시’를 향한 마라톤을 위해 신발 끈을 단단히 조여 매는 중이다. 진초록 나뭇잎들이 살찌는 7월의 아침, 인천에 서광을 비추며 계양산성 성벽 위로 태양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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