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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천 명문교를 찾아서 ⑫ 인천하늘고등학교

2021-05-01 2021년 5월호

인천, 하늘로 날다
세상 모든 학교는 귀하다. 허나 그 속에서도 특별한 전통과 저력을 품은 곳이 있다. 학교를 통해 도시를 들여다보는 인천 명문교를 찾아서. 그 열두 번째 등굣길은 하늘길, 착륙지는 공항 품은 영종도에 자리한 인천하늘고등학교다. ‘꿈 그리고 열정’이라는 교훈처럼, 하늘 닮은 원대한 포부와 뜨거운 가슴으로 더 큰 세상을 향해 가는 그 길을 스무 살 새내기 박채연(8회 졸업), 김윤서(8회 졸업) 학생과 함께 걸었다.

글 전규화 자유기고가│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방문할 정도로 쾌적한 환경과 탁월한 인프라는 인천하늘고등학교의 자랑이다.

인천에 의한 인천을 위한 인천의 학교
‘인천에는 좋은 학교가 없다.’ 1년에도 600~700여 명의 학생들이 그들만의 좋은 학교를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했다. 이대로라면 인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채욱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절실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 벗고 나섰다. 공항을 일터로 둔 이들의 정주 여건 개선이 곧 인재를 잡는 길이었다. 지용택(84) 이사장은 도움 될 만한 곳을 모조리 찾아다니며 인천의 인재는 인천이 키워야 한다고 외쳤다. 인천시와 교육청도 힘을 보탰다. 2011년 3월, 인천하늘고등학교(이하 하늘고)가 개교했다. 인천 최초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의 탄생이었다.
“이채욱 전 사장께서 2년 전 지병으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얼마나 학교를 사랑하는 분이셨는지, 1억원이라는 큰돈을 장학금으로 남기셨다고 해요.”
그는 떠났지만 늘 학교와 함께한다. 학교는 이채욱 전 사장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정 가장 볕 좋은 곳에 사시사철 푸른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장학금은 올해부터 고인의 뜻에 따라 학생들에게 전달된다. 10월 열릴 개교 10주년 기념행사에 맞춰 흉상도 제작할 예정이다.
개교 10년, ‘인천의 인재는 인천이 키운다’라는 목표는 현실이 됐다. 지난해에만 24명의 졸업생이 서울대학교에 진학했다. 박채연(20), 김윤서(20) 학생도 바늘구멍을 뚫었다. 탁월한 입시 성적이 다는 아니다. 하늘고의 신입생 정원은 225명. 그중 절반이 넘는 125명을 영종도에서 뽑고 있다. 범위를 인천 전역으로 확대하면 155명으로 늘어난다. 하늘고에 입학하기 위해 서울에서 영종도로 이사를 오는 진풍경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학교가 영종도를 또 인천을 성장시키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서, 박채연 학생, 김일형 교장


절제와 신뢰를 통한 미래 인재 양성
마의 3분. 이륙하는 비행기는 3분이라는 시간 동안 모든 힘을 쏟아내 하늘로 날아오른다. 이륙을 안정적으로 마치고 정상 궤도에 오르면 웬만한 일로는 추락하는 법이 없다. 대학 입시라는 거사를 앞둔 고교 시절이 이와 다를까. 하늘고는 관제탑이 되어 학교만의 방식과 철학으로 학생들을 보다 높은 곳으로 안전하게 인도한다.
“학생 모두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한 달에 딱 한 번, 2박 3일간의 외출이 주어지죠. 흔히 저희 학교를 ‘3무無’ 학교라고 하는데 등하교, 휴대전화, 사교육이 없는 학교라는 뜻이에요.”
기숙사 생활은 그렇다고 치자. 요즘 학생들이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있다니. 하지만 절제는 곧 탁월한 자기 주도 능력으로 이어진다. 입시 결과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앞으로 닥칠 만만치 않은 세상 속,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는 든든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하늘고는 사교육이 ‘없는’ 학교가 아니라, 사교육이 ‘필요 없는’ 학교다. 이를 위해 교사들은 두세 배 더 노력하고, 학생들은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선생님을 따른다. 결과는 지금껏 하늘고가 보여준 놀라운 성과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 때 선생님들이 부모님처럼 따뜻하게 보듬어주세요.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도 선생님과 학교를 믿고 열심히 맡은 역할에 충실할 수 있죠.”
3년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학생들. 그렇기에 학교는 집처럼 편안해야 한다. 하늘고가 보유한 인프라가 국내 최고 수준인 이유다. 모든 교실에 설치된 전자 칠판은 학습 능률을 배가시킨다. 넓고 쾌적한 도서관, 실내 정원, 피트니스 센터에 각 교실마다 조성된 발코니까지, 웬만한 대학 캠퍼스가 부럽지 않다.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전국 많은 학교들이 하늘고를 찾기도 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한 실내 정원

꿈과 열정으로 비상하는 활주로
하늘고를 명문 반열에 올려놓은 또 하나의 경쟁력은 다채로운 교과 과정이다. 생각하기와 표현하기, 항공기 일반, 세계 시민 교육, 평화 통일 교육은 전국에서 하늘고가 유일하다. 과학고와 국제고의 주요 과목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학습 과정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찾아가며 구체화된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은 큰 힘이 되죠. 문과와 이과를 모두 접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을 알아갈 수 있어 대학 진학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영화 감상과 비평, 철학과 논리학, 교과 간 융합 활동으로 만들어가는 자율 활동 등 미래가 요구하는 창의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덕체智德體, 하늘고에서는 공부 외에도 배울 것이 많다. 스포츠와 예술이 결합된 스포아츠SpoArts와 태권도 교육, 운동화를 신은 뇌 프로젝트 등 체력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하늘 아카데미 페스티벌을 통한 인성 교육, 힐링 콘서트로 대변되는 문화 교육에 양봉과 딸기밭, 배추밭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몸과 마음에 감성을 쏟아 붓고 있다.
“학교생활이 너무 빡빡한 게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아요. 하늘고에서의 3년은 선생님들과의 소통이었고, 친구들과의 추억이었으며, 미래에 대한 확신이었습니다. 후배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요. 꿈과 열정만 있다면 뭐든 이겨낼 수 있고, 지금의 노력은 분명 훗날 찬란한 미래로 펼쳐질 거라고요.”



인천하늘고등학교 교실에 설치된 전자 칠판. 학생들의 학습 능률을 향상시키는 특별한 기자재다.



“주눅 들지 말라. 굵은 사람이 되어라”

지용택 인천하늘고등학교 재단 이사장(새얼문화재단 이사장)


“공부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 공부를 못해도, 가난해도 주눅 들지 않게 하고,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 그렇게 굵은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다.” 인천의 큰어른, 지용택 이사장이 없었다면 하늘고의 탄생도 없었다. “이채욱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99, 내가 1을 했다” 말하지만 그의 노고를 모르는 이 없다. 학교 도서관 한편 서고에 인천 관련 서적들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학생들과 인천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지용택 이사장이 매년 기부한 책들이다. 인천을 위해 인천이 탄생시킨 인천의 학교이기에, 인천을 제대로 알리고 싶은 그의 진심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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