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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호국보훈의 달 특집 2 -월미도

2022-05-31 2022년 6월호


월미도, 평화와 전쟁의 길목

인천 앞바다에 떠 있는 눈썹 같은 섬, 월미도. 이 작은 섬에는 굴곡진 우리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조불전쟁(병인양요, 1866)을 시작으로 인천에서 일어난 여러 전쟁은 한반도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었다. 프랑스·미국·일본·러시아 등 제국주의 세력이 조선 침략의 교두보로 삼은 곳은 언제나 월미도였다. 섬이 품은 전장 이야기를 좇아 박경미(50) 역사문화해설사와 월미산에 올랐다.


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사진 김대형 포토  디렉터


인천상륙작전 당시 유엔군이 상륙한 월미도의
그린 비치(Green beach)


해발 108m,

그 아래 거대한 기억
“월미도는 전쟁과 이별의 섬,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섬입니다. 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발 108m의 야트막한 산이 얼마나 많은 역사의 밀물과 썰물을 겪었을까.” 월미도 초입, 한국전통정원에서 만난 박 해설사의 월미도 이야기는 첫 마디부터 의미심장했다.


한국전통정원 자리는 본래 월미도 사람들의 마을이었고, 1930년대 일제가 꾸민 ‘경인 도시의 오아시스, 지상낙원의 극치’로 가는 길목이었다. 한국전쟁 후엔 미군과 해군2함대가 주둔했으나 그 함대가 1991년 평택으로 이전, 2001년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오늘 우리가 밟고 선 이 땅엔, 작은 연못과 정자가 고즈넉이 펼쳐져 있다. 하늘엔 들뜬 마음으로 놀이동산을 찾은 여행객을 싣고 바다열차가 달린다. 평화로운 봄날 쉼터를 내어주고 정묵하게 서있는 작은 산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월미바다열차. 들뜬 마음으로 놀이동산을 찾은
여행객을 싣고 하늘을 달린다.


​월미공원 초입 한국전통정원. 군부대가 이전하며 지난 2001년 시민에게 개방됐다.
49만m2의 너른 땅에 작은 연못과 정자가 고즈넉이 펼쳐져 있다.


살아남아,

일어선 ‘평화의 나무’
산의 품에 들어서면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 향기에 숨통이 탁 트인다. 본래부터 살구나무, 벚나무가 많은 데다 산책로 외엔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월미산 전체에 처녀림이 무성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월미산은 울창한 숲이 아름다운데요,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는 수령 251년이 된 ‘평화의 어머니 나무’라는 느티나무입니다.”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한 그늘을 드리운 아름드리 고목은 ‘월미 평화의 나무’ 8경 중 하나다. 인천상륙작전의 상흔을 이겨내고 되살아나 그리 이름 붙였다. 불타 죽어가던 밑동에서 기적처럼 새 가지가 올라왔고, 어떤 것은 두 나무가 서로에게 기대 몸을 일으켰다.
월미 평화의 나무 8경은 치유의 나무(은행나무 88년), 그날을 기억하는 나무(은행나무 110년), 평화의 어머니 나무(느티나무 251년), 영원한 친구 나무(상수리나무 106년), 다시 일어선 나무(벚나무 77년), 향기로 이야기하는 나무(화백 107년), 장군나무(소나무 100년), 사랑의 나무(연리지 소나무 70년)다.


월미도에서 바라본 서해 바다의 일몰

바다 너머 영종국제신도시가 우뚝 서 있다.
월미테마파크에서는 환호성과 즐거운 비명이 들려온다.


한반도를 지킨,

제물포(인천항) 앞 작은 섬
‘평화와 전쟁은 서로 다른 길로 오지 않습니다. 평화로운 시기에 사람과 물자가 드나드는 길목이 전쟁이 나면 군사 요충지가 되는 것입니다. 월미도는 인천항의 정면에 버티고 있는 이정표 같은 섬이었습니다.’ <그 섬이 들려준 평화 이야기>에서 강변구 작가는 전쟁으로 얼룩진 월미도의 운명을 이렇게 설명했다.
평화의 길목에 서서 아득한 암흑의 시대를 그려본다. 한반도를 향한 검은 야욕을 내뿜으며 군함이 쳐들어왔던 그 뱃길로 관광객을 실은 페리가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바닷가 월미테마파크에서는 환호성과 즐거운 비명이 들려온다. 쓰라린 역사가 켜켜이 쌓인 월미산을 내려가는 길, 평화의 나무가 살포시 가지를 내려 애달픈 마음을 감싼다.


산기슭에 위치한 ‘치유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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