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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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기, 생각 나누기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별이 빛나는 밤, 1889년, 유화, 73.7×92.1cm, 뉴욕 현대미술관고흐의 밤하늘에서 칸트를 만나다개인적으로 미술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작가의 표현 양식에 묘하게 끌리기도 하고, 그 이상의 어떤 경이로움까지 느끼곤 하거든요. 하늘을 향해 상승하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교회 첨탑이, 짙푸른 밤하늘에 휘몰아 도는 크고 작은 별들이 그래요. 나아가 이 별들은 명멸해 간 위대한 사상가와 예술가의 현현인 듯싶어 이런저런 상상을 더하게 하죠.“늘 새롭고 더한 놀라움과 경건함을 주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내 위에 반짝이는 별을 보여주는 하늘이고 다른 하나는 나를 지켜주는 마음속 도덕률이다.”임마누엘 칸트(1724~1804)의 묘비명에 새겨져 있는 글귀입니다. 언제부턴가 고흐의 밤하늘과 칸트의 글귀가 하나로 묶이기 시작했어요. 밤하늘에 필적할 도덕법칙이라니…. 칸트는 우리의 어떤 선택과 행동이 좋음이나 결과를 미리 상정하지 않고 그것이 오직 옳음과 동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옳음은 하나의 도덕법칙이 되어야 하고, 그 행함에는 선의지가 수반되어야 하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진리의 상대성이니 사회생활의 융통성이니 하는 말들로 자신의 판단과 행함을 합리화하기에 바쁜 건 아닐까요.깊어가는 계절 따라 낮의 길이도 조금씩 줄어들고 기온도 점점 떨어지고 있네요. 해가 지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부산스럽게 총총거립니다. 도시의 고층 건물과 불빛 사이로 비집고 나온 별빛이 반갑네요. 때론 이렇게라도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삶을 되돌아보고 누군가를 만나기도 합니다.글 김성
2022-11-01 2022년 11월호 -
골목 TMI - 신포동 음악 클럽 거리
LP판처럼 느리게 돌아가는 동네, 신포동골목을 걷는 것은 동시대를 기억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이다. 그 안에 우리네 삶의 오늘과 내일, 어제가 있다. ‘골목길 TMI’는 골목의 새로운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호에선 수천 장의 LP를 보유한 음악 카페 주인장과 그곳을 특별히 좋아하는 오래된 단골들을 만났다.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사진 유승현 포토 디렉터신포동 음악 클럽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이후 숭의동에 자리한 다국적군은 고향의 음악을 듣기 위해 신포동을 찾았고 골목마다 재즈, 블루스, 컨트리음악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나라 1세대 밴드 ‘키보이스’를 결성한 김홍탁, 한국 최초 록 그룹 ‘애드훠’의 김대환 같은 쟁쟁한 뮤지션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1980년대까지 30여 곳에서 ‘디지털 음원’이 아닌 ‘진짜 음악’이 흘러나왔다. 시절은 변했지만 신포동은 그 시절 LP판을 들으며 청년기를 보낸 ‘올드 보이’와 세대를 넘어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숨겨 놓은 아지트다. ‘흐르는 물(since 1989)’, ‘버텀라인(since 1983)’, ‘탄트라(since 1979)’··· 오래된 음악 카페에서는 여전히 오래된 명곡이 마음을 도닥인다.인천 최초 재즈 클럽, 버텀라인의 허정선 대표인천 최초·대한민국 3대 재즈 클럽, 버텀라인세월을 머금은 나무 계단을 밟고 2층에 올라 두꺼운 나무 문을 열자 음악이 확 안겨든다. 깊은 울림이 귀를 넘어 가슴으로 파고든다. ‘좋다….’ 과연 대한민국 3대 재즈 클럽이라는 명성에 걸맞다. 버텀라인은 1983년에 문을 연 인천 최초의 재즈 클럽이다. 1900년대 초에 지어진 일본식 목조 건축과 높은 천장, 단아한
2022-11-01 2022년 11월호 -
구도 인천 - SSG 랜더스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SSG 랜더스 ‘와이어투와이어’ 정규시즌 우승지난 10월 4일, SSG 랜더스(이하 SSG)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단’을 선포하며 SSG가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지 불과 2년 만의 일이다. SSG의 우승을 통해 인천은 다시 한번 ‘야구의 도시, 구도球都’임을 입증했다. 올 시즌 최고, 최다, 최대 타이틀을 연일 갈아치우며 대한민국 야구의 역사를 다시 쓴 SSG의 발자취를 돌아본다.사진 SSG 랜더스 제공SSG 랜더스 정용진 구단주(오른쪽)와 주장 한유섬 선수(왼쪽)가 지난 10월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정규시즌 내내 1위 고수SSG의 정규시즌 우승, 구도 인천에 오랜만에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인천 연고의 SK 와이번스와 SSG는 2007년, 2008년, 2010년, 2022년 총 4회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특히 SSG는 40주년을 맞은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함께 달성했다. 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우승한 것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다섯 번만 있던 진기록이다. SSG는 4월 2일 창원에서 펼쳐진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에서 4-0으로 승리하면서 공동 1위로 출발해 정규시즌 내내 1위를 지키며 마침내 우승까지 차지했다.SSG는 2021년 창단과 함께 빠른 팀 재건을 위해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 추신수 선수를 영입했다. 올해에도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김광현 선수
2022-11-01 2022년 11월호 -
인천의 문화예술 행사
푸른 가을하늘에 퍼진 연둣빛 차의 향기전국차인큰잔치 & 전국인설차문화전 차예절 경연대회 ‘성료’글·사진 김진국 본지 편집장더없이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 그 하늘 아래서 가을바람을 맞으며 차茶를 마시는 사람들.천고마비의 계절, 인천도호부관아에선 전통문화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사람들의 얼굴에서 차의 꽃처럼 아름다운 미소가 피어났다.지난 10월 22일 ‘제42회 차의 날 기념 제33회 전국차인큰잔치’와 ‘제23회 전국인설차문화전 온라인 차예절 경연대회’가 성료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3년 만에 열린 이날 잔치에선 전국 곳곳의 차인이 만든 차를 재료로 한 음식 50여 점이 열띤 경연을 벌였다. 대회에선 순천지부 이강자 회원의 ‘풍경 속 다양한 정과들의 이야기’가 영예의 대상을 안았다. 또 온라인 차예절 경연대회에선 이성용(가천대 응급구조학과 2년) 학생이 대학부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고등부 최우수상은 임영욱(인천하늘고 2년), 박지원(삼산고 1년) 학생에게 돌아갔다.행사장에선 가족 단위의 시민이 즐길 수 있도록 직접 가마솥에 차를 덖어내는 차 만들기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또 박하, 쑥, 천궁, 당귀, 계피를 섞어 만드는 전통 향낭 만들기 체험, 노리개 만들기, 전통 연 만들기 같은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돼 시민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녹차와 황차, 가루차, 홍차, 냉차 등 아름다운 차를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시민들의 눈과 코를 행복하게 해주었으며, 시음회를 통해 차를 맛볼 수 있었다.이번 행사는 우리 전통 차 문화를 시민들로 하여금 올바르게 인식시키고 널리 확산하기 위해 한국차문화협회와 인천광역시 지
2022-11-01 2022년 11월호 -
옴니버스 소설 - 아무도 울지 않는 밤
밤의 시작과 끝글 안보윤 일러스트 송미정 동현은 자신의 몸보다 큰 이불 보따리를 끌어안고 언덕을 내려가고 있었다. 이불은 크고 부드러웠으나 묵은 먼지 냄새가 났다. 이사한 뒤 반년이 넘도록 상자 안에 방치되어 있던 탓이었다. 짙은 회색의 구스 이불은 동현의 어머니가 사다 준 것이었다. 동현의 자취방을 처음 찾아오던 날 어머니는 붕어빵 한 봉지와 이불 보따리를 양손에 들고 왔다. 따뜻한 것과 뜨거운 것, 어느 쪽을 받아들어도 더운 것이 한 손에 남았다. 작고 낡은 집들을 전전하는 동안 동현은 줄곧 이 이불과 함께였다. 자리에 누워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면 두툼한 온기가 온몸으로 퍼졌다. 달콤한 팥앙금 냄새가 맴도는 것 같기도 했다. 혹독한 경험을 할 때마다 동현은 이불 속에 자신을 밀어 넣었다. 안전한 기분과 다정한 위로. 가족을 떠나 혼자 살게 된 뒤로 동현에게는 그런 것들이 자주 필요했다.동현은 사거리 편의점에 이르러 잠시 숨을 골랐다. 동네 동쪽에 자리 잡은 원룸촌에는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판매점이 많았다. 편의점 맞은편 건물에도 셀프 빨래방과 인형 뽑기방이 나란히 위치했다. 동현은 빨래방으로 들어가 세탁기에 이불을 넣었다. 자판기에서 구매한 세제를 집어넣고 버튼을 누르려는데 뒤에서 돌연 큰소리가 났다.“세제, 따로 넣어야 하는 거였어요?”돌아보니 동현 또래의 여자가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세탁기도 건조기도 전부 세제 넣어야 해요. 동현의 말에 여자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망했네, 망했어. 세탁기 버튼을 누르던 동현이 여자의 혼잣말에 작게 웃었다.“예전 동네에서 다니던 빨래방은 세제가 자동으로 투입되는 방식이었거든요.”“아, 새로
2022-11-01 2022년 11월호 -
컬러링 인천
인천의 자연, 시민의 색으로 물들다 인천은 168개 섬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습니다.삶에 쉼표를 찍는 여유와 다채로운 매력이 살아 숨 쉬는 인천의 자연.인천 작가의 스케치에 시민 여러분의 색과 빛을 입혀주세요.소래에 가면 넓은 갯벌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함초, 칠면초, 갈대, 이름 모를 풀들이 서로 다른 모양과 빛깔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그 가운데서 잠시 우리네 모습도 엿보게 된다. 가을빛으로 물드는 갯골을 바라보며 동심으로 돌아가 물감을 짜고 캔버스를 놀이터 삼아 붓질을 한다. 갯골의 밀물이 썰물이 되어가고, 바다로 미처 나가지 못한 썰물이 하얗게 반짝인다. 굽이굽이 멀리서 시시각각 자연의 색을 내뿜는다.오제영 작가의 채색 가이드 이달의 드로잉 소래오제영 작가20여 년 넘게 200여 회의 초대전과 단체전에 참여하며 열심히 작품 활동하고 있다. 여행을 다니며 아름다운 풍경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그림을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벗 삼고 자란 자연의 빛깔을 화폭에 담고자 노력한다. 인천국제아트페어, 인천미술공모대전, 인천미술실기대회, 계양미술대전 등의 운영위원이자 한국미술협회, 인천미술협회, 대한민국수채화작가협회, 인천수채화작가협회 회원으로 미술계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2022년 10월의 시민 작가를 소개합니다!노금화 동구 송현로 라수명 서구 봉오재로 윤성진 남동구 선수촌로 이영옥 남동구 도림로 홍정아 연수구 랜드마크로컬러링 작품을 보내주신 시민께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권을 선물로 드립니다.[‘컬러링 인천’ 보내는 방법]① 우편: 우)21554 인천광역시 남동구 정각로 29 인천광역시청 공보관실 독자마당
2022-11-01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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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업데이트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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