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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빛으로 그린 사진 이야기

2023-06-01 2023년 6월호


평화의 꽃을 활짝 피워주세요



비무장지대로 들어가는 통문 앞에서 무장한 수색 대원 11명은 소대장의 명령에 따라 총기 점검을 하고 있었다. 나는 철모를 쓰고 무겁고 투박한 방탄조끼를 입었다. 오전 8시, 3중 철책 문이 크르릉 굉음을 내며 열리고 수색 대원들이 수색로 양옆으로 경계를 하며 목적지를 향해 전진했다. 나는 도로 중앙으로 무전병과 함께 걸어갔다.

수색로에서 서너 발자국 떨어진 곳에 철모를 뚫고 피어난 야생화가 눈에 들어왔다. 소대장에게 손짓으로 철모를 찍겠다고 했다. 수색 대원들은 재빨리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한국전쟁 때 산화한 국군이 쓰던 철모였다. 가슴이 뛰고 손이 떨렸다.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어렴풋이 한 맺힌 절규의 목소리가 힘겹게 들려왔다.

“이 땅에 평화의 꽃을 활짝 피워주세요. 아리도록 그리운 고향을 자유롭게 오가며 보고 싶은 부모 형제만날 수 있는 그날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글·사진 최병관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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