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인천 속 이야기-아암도
아, 아암도비대면 세상에 대면하는 섬 인천의 섬 호적에서 사라진 섬은 하나둘이 아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매립으로 인해 제 몸 내어주고 땅 한 뼘을 넓힌 섬들이 수십 개에 달한다. 대부분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개중에는 뭉개지지 않고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섬 아닌 ‘섬’도 있다. 아암도兒岩島가 그러한 섬이다. 인천의 168개 섬 명부에서는 지워졌지만 중년 이상의 인천 시민이라면 그 마음속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글·사진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1976년 아암도 기행 모습(인성여고 앨범 중)풍화혈 등 시간의 흔적이 새겨진 아암도 갯바위바다 출구 ‘엑소더스’ 아암도는 가족 섬이다. 아암도와 소아암도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주변 바위섬들이 함께 있어 아빠 섬과 엄마 섬 그리고 자식 섬들이 한데 모여 있는 모양새다. 전체 면적이 6,058㎡(1,832평)로 웬만한 동네 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섬이다. 아암도는 배를 타고 가는 섬이 아니었다. 옛 송도유원지를 통해야 그 섬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바다 쪽으로 나 있는 유원지 쪽문부터 아암도까지 거리는 700m 정도. 바닷물이 빠지면 길이 열렸다. 사람들은 물이 빠지길 기다렸다가 섬으로 건너갔다. 아암도로 향하는 행렬은 마치 모세의 기적으로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민족의 ‘엑소더스’와 같았다. 1990년대까지 인천에서는 바다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곳곳이 공장 담으로 막혔고 그나마 바다가 찔끔 보이던 곳은 군 철책으로 두루 감쌌다. 아암도행 엑소더스는 시민들의 바다 갈구 행렬 그 자체였다. 유원지 측에서는 아예 걸어가기 편하게 돌을 깔고 시멘트를 부었다. 해수욕장은 한철 장사였지만 아암도 ‘기행’은 철을 타지 않
2020-09-01
2020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