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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인천시 홍보대사 가이드-강화 나들길

2020-05-03 2020년 5월호

그 섬에 가고 싶다

볼거리, 즐길 거리 많은 인천, 그 안에서도 진주처럼 숨은 명소가 더 있다는데. 구석구석 보물처럼 반짝이는 그곳을 특별한 가이드가 안내한다. 인천광역시 홍보대사와 함께 떠나는 당신이 몰랐던 인천. 인하대병원 간호사 이애주 씨와 ‘청정 섬’ 강화를 걸었다.

글 전규화 자유기고가│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시민을 지키는 섬과 섬을 지키는 시민

평일 오전, 강화로 진입하는 다리 위가 정체다. 서서히 가까워질 기미를 보이고 있는 사회적 거리처럼, 섬과의 거리도 가까워지고 있는 걸까. 아직은 이르다. 인파를 피해 한가로운 주중을 택한 길지 않은 행렬의 끝자락, 차량에 탑승한 모든 이들의 발열을 체크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아차’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긴장은 잠시. 큰 걱정 말라는 듯 건네는 온화한 미소에 한숨을 돌린다.
“전국구 관광 명소인 만큼, 더 각별히 관리하는 모습이 인상 깊어요. 노력이 통했는지 강화는 ‘청정 섬’이란 수식어를 아직까지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네요.”   


그 옛날 외세로부터 섬을 지키기 위해 둘러 세운 성곽의 기운 때문일까. 세상에 휘몰아친 바이러스의 공포도 강화를 넘보진 못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시민의 안전’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 강화는 이 좋은 계절을 따라 섬에 닿을지 모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대부분의 관광 명소 운영을 중지한 상태다. 방문객들도 장단을 맞추고 있다. 북적임보다는 호젓함을 찾아 나선 산보객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강화 하면 바다가 먼저 떠오르지만, 고즈넉한 풍경을 벗 삼아 걷기에도 참 좋은 곳이에요. 주말이나 공휴일은 가급적 피하고, 평일에 짬을 내 들르면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감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스무 개의 각양각색 코스로 이뤄져 있는 강화 나들길.
인파를 피해 강화의 호젓한 정취를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자연과 역사가 살아 숨 쉬다

이애주 씨 손에 강화의 각양각색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스무 개의 선택지가 놓였다. 강화 나들길이다. 그는 ‘심도 역사 문화길’을 택했다. 갑곶돈대에서 강화버스터미널까지 장장 18km 코스로, 해변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섬이 품은 보물 같은 문화 유적까지 돌아볼 수 있다.
“목적지까지 여섯 시간 정도 걸어야 하는 긴 코스예요. 오늘은 연미정에 이르는 약 5km를 걸어볼까 합니다. 더 둘러보고 싶은 곳은 안전한 개인 차량을 이용해도 좋아요.”  


출발이 녹록지 않다. 갑곶돈대의 절경에 발이 묶였다. 붙어 있는 강화전쟁박물관의 문은 굳게 닫혔지만, 얄밉게도 자연은 활짝 피었다. 흩날리는 벚꽃 길을 지나 나지막한 언덕 위 정자에 오른다. 봄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 물결이 평화롭다. 1969년과 1997년. 태생은 달라도 같은 역할을 부여받은 두 개의 다리가 이색적인 정취를 더한다.


“강화는 역사적으로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해요. 이곳 갑곶돈대를 포함해 지금은 관광 명소로 널리 알려진 초지진과 덕진진, 광성보 등도 강화의 지난날을 되짚을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강화는 예나 지금이나 ‘핫’한 섬이다. 삼국 시대 백제와 신라, 고구려는 번갈아가며 강화를 점령해 요새를 지었다. 고려 시대에는 도읍지로서 40여 년에 걸친 몽골의 침략에 맞섰고, 조선 시대 있었던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라는 큰 전쟁의 무대도 강화였다.


코로나19 여파로 강화전쟁박물관은 문을 닫았지만,
박물관 앞 자그마한 산책로에는 봄 향기가 가득하다.



연미정이 자리한 월곶돈대에서는 저 멀리 북녘땅의 모습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강화 나들길은 코스에 따라 강화 구석구석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역사의 힘으로, 시민의 힘으로

지난했던 역사를 기꺼이 감당해 온 자연은 오히려 초연하다. 아름다움과 애잔함이 뒤섞인 오묘한 감정을 뒤로하고 길을 나선다. 뻥 뚫린 바다를 끼고 걷는 이애주 씨의 걸음에 속도가 붙는다. 갑곶성지와 옥개방죽을 거쳐 월곶돈대에 다다른다. 로마 시대 원형 광장을 축소해 놓은 듯한 돈대 안에는 연미정이라는 정자와 호위하듯 곁을 지키고 있는 500년 된 느티나무가 있다.
높진 않지만 사방의 풍광을 눈에 담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북으로는 바다가, 남으로는 너른 들녘이 펼쳐진다. 저 멀리, 북녘땅의 모습도 손에 잡힐 듯하다.


“섬 안쪽으로 들어가면 강화의 다양한 유적지도 둘러볼 수 있어요. 고려궁지와 성공회강화성당, 용흥궁 등이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어 구경하기 좋아요. 하루빨리 강화 구석구석을 마음 편히 둘러볼 수 있는 날이 오길 염원합니다.”
강화가 그 시절 나라를 지킨 방패였다면, 이애주 씨는 지금의 위기에 맞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백신이다. 그는 인하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평소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최근 바이러스로 인한 중증환자 증가로 몇 배는 더 힘들어졌다. 하지만 현장의 의료진들은 사명감이라는 무기와 국민이라는 아군에 힘입어 하루하루 사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 생명 보호와 헌신은 의료인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 일원으로서, 동료 의료진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을 전하고 싶습니다. 미력하나마 맡은 바 위치에서 노력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또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와 생활 속 거리 두기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섬 안쪽에는 성공회강화성당, 용흥궁 등 유서 깊은 유적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한제국기에 설립된 한옥 형태의 성공회강화성당(사적 제424호) 내부 모습.


강화 나들길

강화 나들길은 화남 고재형 선생이 1906년 강화의 유구한 역사와 수려한 자연을 노래하며 걸었던 길을 잇고, 잊힌 길을 찾아 섬이 품고 길러낸 자연과 땅 위의 모든 것을 연결한 길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선사 시대 고인돌, 고려 시대 왕릉과 건축물, 외세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킨 선조들의 노력과 지혜가 담긴 유산들과 함께 천혜의 자연이 내린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에 따라 강화도 일부 관광지의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아래 문의처에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문의 (사)강화나들길 032-934-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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