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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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에 비친 인천 - 송현동 중앙시장
‘인천, 그림이 되다.’ 낡은가 하면 새롭고, 평범한가 싶으면서도 특별한. 골목길만 지나도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도시, 인천. 추억이 그리움으로, 때론 일상으로 흐르는 공간이 작가의 화폭에 담겼다. 그 따뜻하고 섬세한 손길을 따라 인천 사람의 삶으로 들어간다. 이번 호에는 동인천역 중앙시장 혼수거리, 아내의 옛 한복집에서 ‘한복 콜라주’로 기억을 풍경에 담는 김정열 작가를 만난다. 그는 오늘도 고운 색 천을 겹겹이 쌓아 집을 짓고 달빛을 채운다.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전재천 포토 디렉터 바벨의 시대 2, 2019, 캔버스 위에 한복 천 콜라주, 162.2×112.1cm바벨의 시대, 2019, 캔버스 위에 한복 천 콜라주, 162.2×130.3cm낮은 집들을 허물고 솟아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작가는 높은 곳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무분별한 개발을 경계하고, 높고 낮음이 어우러진 화합과 공존의 시대를 꿈꾼다. 달빛 쌓인 심연 속으로 한 겹 한 겹 빛을 담고 색을 채운다. 눈빛이 머무는 손끝에 온 마음을 담아. 색이 겹겹이 쌓이고 빛이 스미고 스미어 들어 마침내 검은빛을 드리운다. 심연처럼 깊고 짙지만, 사실 다채로운 빛과 색을 품고 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한복 콜라주’ 작가 김정열(56)의 세상은 그 렇게 펼쳐진다.당연히 물감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붓칠과는 다른 질감이 눈으로 만져진다. 하나 물감 한 방울 없이, 한복 천만으로 표현했다고는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다. 옷을 지어야 할 천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천을 붙이고 붙이며 색의 깊이감으로 파고드는 작업은 실로 고되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수도 없이 들었지만,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 마음먹고 끝까지 갔다. 그
2022-08-30 2022년 9월호 -
인천 공무원이 간다 - 이선식 해양수산연구사
“연평도의 황금 조기 파시를 꿈꾸며…” 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김성환 포토 저널리스트 지난 8월 11일 아침 옹진군 연평도 앞바다. 한 척의 배 위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리저리 오가며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쏴르르. 파닥파닥 뛰는 참조기 치어들이 일제히 바다 수면 아래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렇게 1시간 30분여 방류된 치어는 30만 마리. 이선식(47) 인천 수산자원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의 이마에 송알송알 땀방울이 맺혔다. 80일 동안 애지중지 키운 녀석들. 아이 손바닥만 한 조 기가 먼바다로 나아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이 연구사의 눈에 안개가 어렸다. 석 달 전, 제주수산자원연구소에서 분양받은 수정란을 7cm~9cm의 치어로 키워내는 건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정란이 물에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질 때면 일손을 놓은 채 멍하니 수조만 바라 보았고, 어느 날 갑자기 죽어서 둥둥 뜬 손톱만 한 치어를 볼 때면 머리가 멍해졌다. 그런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10~15%의 녀석들이 이번에 바다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잘 커줘서 고맙다. 무럭무럭 자라서 다시 만나자꾸나.’ 이 연구사의 하루는 아침 일찍 수조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람으로 치면 갓난아기인 ‘자어’와 유년 시기인 ‘치어’들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자·치어들이 섭취할 미생물, 그 미생물이 먹을 플랑크톤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이 모든 것이 수정란을 잘 부화시키고 건강한 물고기 새끼로 키워 바다로 내보내기 위함이다. 이선식 해양수산연구사가 현미경을 들여다 보고 있다. “말하자면 바다에 물고기 씨를 뿌리는 겁니다. 나중에 지역 어민들이 커
2022-08-30 2022년 9월호 -
편집후기
벌써 가을…. “나뭇잎 사이로/ 파아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조동진의 명곡 ‘나뭇잎 사이로’가 읊조려지는 계절입니다. 새하얀 서설과 연분홍빛 진달래, 물오른 나뭇잎이 아직 잔상으로 남아 있는데 벌써 가을이라니. “계절은 이렇게 쉽게 오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어렵게 사랑해야 하는지…” 지난여름은 장마와 코로나19로 많이 힘드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쩌 겠습니까. 현실을 탓하기보다는 이겨내야지 말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셨으니 올가을은 다들 좋은 결과를 맞으실 거라 믿습니다. 두둥실 떠오르는 대보름달 기운 받아 건강하고 풍요로운 9월 보내 시길 기원합니다. - 公明 김진국 - 오, 오감 인천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만지고…. 인천을 오감으로 누리면 어떤 느낌일까요. ‘하늘, 땅, 바다’ 그 안에 낮은 골목과 높다란 빌딩 숲 을 품은 인천은 다채롭고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그래서 기획했습니다. ‘오감 인천’. 소금기 흠씬 밴 삶을 음미하고, 도시의 음악에 귀 기울이며, 두근두근 스펙터클한 도시를 바라보세요. 온몸의 감각을 열어젖히고, 인천을 오롯이 느껴보세요. 그리고 인천을 기억하세요. - 마감에 오감을 깨우며, 정경숙 - 풍성하고 따뜻한 가을을 바라며 모든 계절에는 꽃이 핍니다. 인천대공원의 ‘가정원예원’은 사계절 꽃이 피는 신비로운 정원입니다. 이맘때 보라색 꽃대가 올라오면 흰나비가 날아든다고 합니다. 꽃은 나비에게 꿀을 주고, 나비는 꽃가루를 날라줍니다. 뙤약볕에 마르고, 세찬 비에 떨어진 꽃잎은 땅을 뒤덮고 비옥하게 합니다. 그 땅에서 새 생명이 자랍니다. 자연은 그렇게 깊어가고 풍성해집니다. 서로를 살리며
2022-08-30 202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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