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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

코로나19 극복 - 시민이 빛이다

2020-04-02 2020년 4월호


코로나19 극복,

시민이 빛이다

코로나19. 어느 날 갑자기, 무서운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지면서 일상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시와 국가는 묵묵히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대책을 마련하며 밤낮으로 맞서 싸웠다. 시민들은 힘들수록 ‘우리’를 떠올리며 남을 도왔고, 누군가는 그런 그들을 미안해 하고 고마워하며,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었다. 열린 바다와 하늘에도 낮은 코로나19 발병률을 유지하는, 재난에 소리 없이 강한 우리. 바로 인천 사람들의 이야기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장│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소래어시장으로 와 코로나19 방역을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들.


# 현장 1  소래포구의 밤 
이웃을 위한 또 다른 하루

종일 땀 흘리고 일한 뒤 향한 곳은, 가족이 기다리는 집이 아니다. 오후 7시, 봄이라지만 아직 밤공기가 찬 남동구 소래포구종합어시장. 어둠 속 켜지는 불빛을 따라 방역복을 입고 소독약 분사기를 든 사람들이 모여든다. 코로나19에 맞서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는 남동구 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자, 우리 이웃들이다. 시는 지난 3월부터 군·구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방역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기기와 약품을 배부하며 자원봉사 방역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김영상(58) 씨는 남동구 자율방범연합회 회장이다. 그는 부평에서 종일 기계와 씨름하다 고단한 몸을 이끌고 이곳으로 달려왔다. 모두 어려운 요즘, 그도 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 일이 줄어들어 직원들 월급 챙겨주기도 빠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남, 이웃을 먼저 생각한다. “봉사하는 건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서로 도우며 함께 잘 이겨내야죠.”


전승경(62) 씨는 논현 1동 자율방범대 대장이다. 평소에도 일주일에 두 번 밤거리를 돌며 동네를 지킨다. 그의 삶의 터전은 한 칸짜리 택시다. 오늘도 가장이라는 무게를 짊어지고 8시간 운전대를 잡았다. 이제 시동을 끄고 한숨 돌려야 할 터인데, 굳이 차가운 밤거리로 나섰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나서야지요.” 고맙다, 수고한다는 이웃의 격려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난다. 


‘힘이 될 수만 있다면.’ 택시 기사 아버지는 8시간 운전대를 잡은 후, 밤 어시장으로 달려와  소독약 분사기를 들었다.  


# 현장 2  신기시장의 아침 
텅 빈 시장을 채우는, 36.5도의 온기

미추홀구의 신기시장. 평소 같으면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왁자지껄할 전통시장이 한산하다. 그래도 상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가게 문을 열었다. 평생을 부지런히 살아온 사람들이다.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삶은 계속된다.
이유순(67) 어르신은 시장통에서 뜨거운 불솥 옆을 지키며 20여 년을 살았다. “요즘에 장사가 잘되면 어디 정상인가. 그래도 모두 어려울 때, 이렇게 애써주니 힘이 나요.” 상인회의 요청으로 이른 아침부터 시장 방역에 나선 미추홀구 자원봉사센터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두고 하는 말이다.


“힘들수록 서로 도와야죠. 나와 이웃, 나라를 위해서. 협력이 아니면 코로나19를 막을 수 없어요.” 김남순(66) 주안7동 방재단장의 의지는 결연하기까지 하다. 묵묵히 땀 흘리는 그의 뒤로 마침 태극기가 휘날린다. 방역 봉사단이 시장 골목을 지날 때마다 상인들은 ‘고맙다’ ‘밥은 먹었느냐’ 따듯한 인사를 건넨다. 모두 힘든 시간이지만, 괜찮다. 이겨낼 수 있다. 서로를 더 걱정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결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코로나19. 어느 날 갑자기,

무서운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지면서
일상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함께라면’, 언젠가 오늘의 시름이

 의미 있는 싸움으로 기억될 것이다.


필터를 함께 재단하는 자원봉사자들. ‘사랑’은 그 어떤 필터보다 강력하게 바이러스를 막아낸다

# 현장 3 여성복지관·여성가족지원센터의 오후
사랑한다면, 면 마스크 하세요

‘드르륵드르륵’.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멈출 줄 모른다. 오후 1시 미추홀구에 있는 여성복지관. 자원봉사자들이 이웃에게 보낼 면 마스크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벌써 세 시간째, 바느질 한 땀 한 땀에 사랑을 담고 마음을 새기고 있다. 시와 군·구 자원봉사센터 봉사자들은 시의 지원으로 지난 3월 9일부터 10일간, 여성사회교육시설에서 필터 교체 면 마스크 1만 개를 만들어 환경미화원과 요양시설 종사자들에게 전했다.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이웃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기뻐요.” 이영순(68) 어르신은 평소 요양병원에서 어르신들께 하모니카를 불어주는 봉사를 했다. 코로나19가 돌면서 본인도 힘들어졌지만, 그보다 자신을 기다릴 어르신들이 걱정이라고 했다. 내 이웃을 위한 마음을 멈출 수 없어, 오늘도 이렇게 내 몸을 부리며 사랑을 채워간다.


부평구에 있는 여성가족지원센터에서도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시 자치행정과 자원봉사팀과 여성가족지원센터 직원들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손을 보탰다. “생각보다 힘들어서 하루 200개 채우기도 쉽지 않네요. 그만큼 봉사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김미영 시 자치행정과 주무관은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이곳으로 출근했다. 힘들어도 표정은 밝다. “곧 지나갈 테니 함께 힘내요. 세계 언론도 칭찬하는 우리잖아요.” 부평구 자원봉사센터의 봉사자 황혜경(54) 씨는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꼬박 면 마스크를 만들었다.


자욱한 먼지 속에 재봉틀과 가위질 소리가 흩어진다. 몸은 고되어도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이 기쁨이자 보람이라는 사람들. 그들의 따듯한 손끝에서 완성된 마스크가 내 이웃의 행복한 일상을 지켜줄 것이다. 



 먼지 속에서 하루 6시간, 꼬박 재봉틀을 돌려도 힘들지 않다.

내 이웃의 행복한 일상을  지킬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
코로나19에 맞서는 사람들


‘힘내요. 대구!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마스크를 구입하는 데 보탰으면 합니다. 인천 시민 드림.’ 지난 2월 28일, 일흔 정도 돼 보이는 어르신이 인천시청에 찾아와 만 원짜리 24장이 든 봉투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 안엔 한 자 한 자 마음을 다해 눌러쓴 손 편지가 담겨 있었다.

힘들수록 우리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은 이번에도 누구랄 것 없이 먼저 나섰다.  ◆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완치 후 퇴원한 인천의료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다. ◆ 인천보건환경연구원은 24시간 불을 켜고, 코로나19 가검물 등의 검사에 비상대응하고 있다. ◆ ‘사람이 있어서, 사람이 간다’. 한림병원 의료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 인력이 부족한 대구·경북지역으로 달려갔다. ◆ 3,500여 명의 엄마들은 어려울수록 배고픈 아이들을 떠올렸다. 인천 서구지역 맘 카페 ‘너나들이 검단·검암맘’과 ‘달콤한 청라맘스’는 지난달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행복한 밥상자’를 전했다. 처음엔 모금액 1,000만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이틀 만에 목표액을 훌쩍 뛰어넘은 2,274만원을 모았다. 이들은 서구보건소와 인천의료원 직원들에게도 600인분의 간식으로 따듯한 위로를 건넸다. ◆ ‘착한 임대인 운동’도 인천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도 어렵지만 힘냅시다.” 당장의 밥벌이를 걱정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깎아주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섰다. 3월 24일 현재 기준 42개 지역 772개 점포가 뜻을 모았다.
◆ 우리 시도 코로나19가 고개를 든 지난 1월 말부터 시민의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 돕고 있다. 앞서 말한 방역 활동 및 면 마스크 제작 지원과 함께,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헌혈에 동참하며, 무료 급식소 폐쇄로 배고픈 이웃들에게 도시락을 전하고, 주요 환승 지하철에서 열 감지 모니터링을 하는 등의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흔들림 없이 코로나19에 맞서고 있다. 지금 힘들지만,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잠시 움츠러든 것. 우리는 믿는다. ‘함께라면’ 내일 또 다른 하루가 열리고, 언젠가 오늘의 시름이 의미 있는 싸움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자원봉사자를 돕는 소래어시장 상인. 식당 안 테이블은 텅 비어 있다.
힘든 시절, 서로를 더 걱정하는 마음이, 코로나19를 이겨내게 하는 힘이다.



모두 힘든 시간이지만, 괜찮다. 서로를 더 걱정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코로나19, 시민과 함께 이겨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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