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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람-장용 개그맨

2020-02-04 2020년 2월호

 

미우나 고우나,

나의 인천

장용 개그맨 

듣기 싫은 소리를 해도 괜히 정이 가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좋은 얘기만 하는데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람도 있다. 말의 내용을 떠나 그 안에 담긴 진심을 감지하는 마음속 안테나 때문일 것이다. 진심은 귀가 아닌 마음으로 전해지게 마련이기에. 개그맨 장용은 다른 지역보다 유독 나고 자란 인천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자신을 사랑하듯 인천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장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가까운 사이일수록 남이라면 못할 말도 해줘야 할 때가 있다. 별 애정 없는 사람이라면 고춧가루 낀 이를 드러내고 웃든 말든, 자만에 빠져 뻔히 보이는 문제를 외면하든 말든, 자신감을 잃고 남의 말에 휘둘리든 말든 굳이 서로 불편해질 지적을 할 까닭이 없다. 나의 잘못을 깨우쳐주는 사람도 나의 자존감을 북돋워주는 사람만큼이나 소중한 이유다.

 

개그맨 장용은 독정이 고개(미추홀구 용현동)에서 태어나 주안 신기촌 일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에게 인천은 가깝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 자신과도 같은 의미다. 신인 시절부터 선배들에게 짠물이라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어딜 가나 스스로를 인천 사람으로 소개했던 그다.

​문학산을 넘어 지금의 남동공단 자리에 있던 염전에서 친구들과 수영하고, 망둥이랑 조개 잡아 매운탕도 끓여 먹으며 놀았다. 소래포구에서 할아버지 배를 타고 첫 바다낚시를 떠나던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10년을 사귀고 결혼한 아내와의 추억이 깃든 장소는 인천 구석구석 또 얼마나 많은지. 비록 한적한 골목을 몇 번이고 오가는 것이 데이트의 전부인 가난한 연인이었지만 순댓국 한 그릇을 둘이 나눠 먹던 궁핍한 기억까지도,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가 이야기하는 인천은 자랑스럽고 좋은 것보다 아쉽고 부족한 것이 더 많은 도시다. 사실 눈치 보지 않고 돌직구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이 그의 타고난 성품이긴 하다. 하지만 다른 지역보다 인천을 유독 냉정하게 바라보는 진짜 이유는, 자신을 사랑하듯 인천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인천 사람으로서 어진사람들이 진심으로 배려하고 소통하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인천을 향한 장용의 애정 어린 직설 화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Q1. 인천시 홍보대사로 선정되셨습니다. 인천은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인천에서 초··고등학교를 다녔고 지금 개항로에 사는 주민인, 한마디로 인천 사람이에요. 스무 살에 개그맨이 되어 35년 동안 주로 서울에서 활동했지만, 인천 사람으로서 인천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을 잊은 적은 없습니다. 그동안에도 인천에 일이 있다고 하면 발 벗고 나서서 도왔고, 인천 출신 후배 개그맨들을 모아서 만든 갯벌이라는 봉사 모임도 7~8년 열심히 활동했고요. 지난해 경인방송 iFM ‘시사토픽을 진행했던 것을 계기로, 활동 무대를 인천으로 옮길 생각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쌓은 경험을 인천을 위해 발휘해 보려고요.

 

      

Q2. 그러고 보니 요즘 TV에서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혹시 인천 활동을 늘린 것처럼 의도적으로 라디오에 집중하기로 한 건가요?

 

제가 라디오를 시작한 게 마흔부터니까 한 16년 됐는데, 그때 이미 나의 길을 라디오에서 찾자고 어느 정도 마음을 먹었어요. 애초에 데뷔하고 1년쯤 방송을 해보니, 중년은 넘어 인생의 희로애락을 알아야 제대로 된 코미디를 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도 생활은 해야 하니 젊을 때는 경험 쌓는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다가, 마흔 됐을 때 진지하게 생각해 봤지요. 우선, 냉정하게 스스로를 평가했을 때 제가 TV에서 성공할 외모가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방송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라디오를 해보자 한 건데, 저랑 잘 맞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라디오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Q3. 어떤 점이 그렇게 잘 맞았나요?

 

무엇보다 제 이야기를 할 수 있잖아요. ‘진짜 소통을 할 수 있는 매체지요. 라디오는 TV와 달리 생방송이 많고 녹음을 하더라도 편집이 거의 없어요. 그러니 내 의도가 왜곡될 걱정이 없고, 또 얼마나 잘 준비했는지, 진짜 실력이 어떤지 고스란히 드러나거든요. 그런 긴장감도 저는 좋아요. 열심히 준비해서 게스트 혹은 청취자와 온전히 소통하면 굉장히 짜릿한 거지요. 라디오의 매력에 빠지니 어쩌다 TV 출연 요청이 와도 거절하게 되더라고요.

    

 

    

 

인천시 홍보대사가 됐으니 인천을 알리는 일을 열심히 해야겠지요.

아니다 싶을 땐 목소리도 낼 거예요.

다양한 생각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인천이 더 좋아질 테니까요.



Q4. 라디오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셨잖아요. 경인방송 iFM에서 진행했던 시사토픽진행 당시 다방면으로 아는 게 많아서 놀랍더라고요. 선생님 질문에 출연자들이 긴장했다는 소문도 들렸고요.

 

일부러 날카로운 질문을 해서 그분들을 긴장시켜야겠다, 그런 의도가 있던 건 아니고 인천 시민으로서 관심을 표현하는 정도였지요. 그 프로그램에 대부분 인천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이 나오니 책임자로서 맡은 일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그냥 직원들이 써준 답을 가지고 왔는지 궁금하잖아요. 그런 취지에서 사전 조사를 해 깊이 있는 내용을 물어보기도 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진정성 있는 소통이에요. 얼마만큼의 예산을 집행해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등은 결국 수단일 뿐이고, 과연 인천 시민을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는지가 정말 알고 싶은 거지요.

 

 

Q5. 라디오 진행자로서 책임감이 있었겠지만, 인천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한다는 마음도 있었던 거네요. 인천에 대한 깊은 애정은 오랫동안 인천에서 살아온 시간에서 비롯되는 걸까요?

 

평생을 인천에서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으니까요. 10년 연애하고 28년째 같이 살고 있는 아내도 인천 사람이에요. 저에게 인천은 정서적 터전이지요. 그러니 인천 사람으로 살면서 지역에 도움 되는 일을 하는 게 저한테는 아주 자연스러운 거예요. 제가 고등학교 때 연극에 빠져 대학에서도 연극을 전공했는데, 그 당시 인천에 연극 한 편 볼 변변한 극장이 없었습니다. 없는 살림에 전철을 타고 서울로 오가면서 생각했지요. 내가 출세하면 인천에서 뭔가를 해보겠다. 인천에 뭔가를 남기고 싶다. 제가 대단히 출세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천을 위해 뭔가를 해볼 수 있는 때가 온 것 같아요.

    

 

    

 

Q6. ‘인천에 뭔가를 해야겠다결심하셨다니, 인천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어질 인에 내 천, 우리말로 하면 어진 내, 어진 사람들이 사는 동네. 지명부터가 참 좋잖아요? 제 바람은 인천이 그 이름에 걸맞은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거예요. 어진 내에 사는 저부터 어진 사람이 되고 싶고요. 개그를 하더라도 남을 비방하며 웃기는 건 진짜 유머가 아니잖아요. 무슨 일을 하든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지요.

 

 

Q7.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려주세요. 계속해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개그맨, 어진 인천 사람으로 활동하시겠지요?

 

유튜브 방송을 준비 중이에요. 요즘 풍자 코미디가 사라지다시피 했잖아요. 진영을 떠나서 소신껏, 여기저기 눈치 안 보고, 시원하게 풍자하는 코미디를 해보려고요. 소신은 곧 진정성이니까, 진짜 소통을 하려면 소신을 지키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그래야 나도 재미있고요. 인천시 홍보대사가 됐으니 인천을 알리는 일도 열심히 해야겠지요. 아니다 싶을 땐 목소리도 낼 거예요. 다양한 생각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인천이 더 좋아질 테니까요.

    

 

    


방송인 장용의 이야기는 인천시 발행 단행본 <인천, 사람>에도 담겨 있습니다.

책을 받고 싶은 분은 인천광역시 소통기획담당관실 홍보콘텐츠팀(인천광역시 남동구 정각로 29 인천시청 본관 2)으로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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