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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시장 김종수

2020-07-02 2020년 7월호

수도권 매립지 영향권 지역 토박이 김종수

“이젠 깨끗한 환경에서, 맑은 공기 맡으며 살고 싶어요”

쓰레기는 버리면서 자신이 사는 곳에는 쓰레기 처리 시설을 안 짓겠다는 게 말이 되나요?
수도권 매립지 종료 약속 시한인 2025년까진 아직 5년이 남았습니다. 3개 시도가 지금부터
자체 처리 방안을 진심으로 고민한다면 이곳 주민들이 발 뻗고 잘 수 있을 겁니다.


글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1990년대 초, 인천시 서구 백석동 백석고가교 아래 한 무리의 사람들이 웅성대고 있었다. 잔주름이 잔뜩 잡힌 중년의 남자들, 수건을 뒤집어쓴 할머니. 한눈에 봐도 농사를 짓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쓰레기매립지 결사반대’ 플래카드가 바람에 을씨년스럽게 펄럭거렸다.
“농사일밖에 모르는 촌사람들이 데모가 뭔지 알기나 했나요? 도저히 견딜 수 없다 보니 논밭에서 뛰어나온 것이었지요.” 인천·경기·서울시의 쓰레기를 매립하는 수도권 매립지 인근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종수(64) 씨는 30년 전을 이렇게 회상했다. “쓰레기차가 오가며 파리 모기가 말도 못하게 날아다녔어요. 길가엔 오물이 넘쳐났고 침출수가 무릎까지 차오르는가 하면 악취가 엄청났지요. 밤마다 탕 탕 탕 하는 쓰레기를 털어내는 청소차 소음은 또 얼마나 시끄러웠던지.”
서구 경서동에서 태어난 김 씨는 바로 옆 오류동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평온하던 마을이 쓰레기 더미로 바뀌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이 들고일어났지만 결국 쓰레기 매립지는 들어왔다. 시간은 흘러 수도권 매립지는 드림파크로 거듭났지만 주민들은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매립지가 있다 보니 주변에 폐기물처리업체들이 우후죽순 들어섰습니다. 비산 먼지가 말도 못하게 날려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그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모발 검사를 했는데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나오면서 주거부적합지역 판정을 받았다”며 “주민들에게 약속한 대로 수도권 매립지 2025년 종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매립지 피해 영향권 내에 사는 사람들만 4만여 명에 이릅니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2016년 매립을 종료한다는 말만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주민들과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2025년까지 매립 연장을 결정한 겁니다. 좋습니다. 이왕 지나간 일이니 잊어버리고 다시 약속한 2025년 매립 종료는 반드시 지켜주셔야 합니다.”
쓰레기가 분해되는 시간은 1회용 기저귀 100년, 플라스틱 용기 500년, 유리 조각은 1,000년 이상이 걸린다. 이런 것들은 분리수거가 돼야 하지만 쓰레기봉투에 담겨 마구 뒤섞여 들어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감시원들이 반입 차량을 대상으로 검사해 적발될 경우 반입 금지와 같은 벌점을 주지만 그 많은 쓰레기봉투를 일일이 뜯어볼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자칫 천재지변과 같은 예측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매립지는 환경 재앙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
“쓰레기는 버리면서 자신이 사는 곳에는 쓰레기 처리 시설을 안 짓겠다는 게 말이 되나요? 2025년 종료까지는 아직 5년이나 더 남았습니다. 우리 인천은 물론이고 서울, 경기도가 자체 처리 방안을 지금부터 고민한다면 여기 주민들이 발 뻗고 잘 수 있을 겁니다.”
김 씨는 “30년 넘게 고통받았으면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며 “앞으로도 평생 살아온 고향을 떠나지 않고 살아가길 소망한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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