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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무형문화재와 차 한잔- 규방다례 보유자 최소연

2023-01-09 2023년 1월호


계묘년 새해, 온 누리에 따뜻한 茶의 향기

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제공 규방다례보존회

가장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여기, 우리 ‘전통문화의 선산’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인천시무형문화재. 화려한 대중문화에 가려져 있지만 그들은 수천 년을 도도히 흘러온 우리의 삶과 정신이자 문화예술의 자궁이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한류’ 또한 우리 전통 문화예술에서 피어난 것이다. 계묘년, <굿모닝인천>이 인천무형문화재와 따뜻한 차 한잔을 나눈다. 첫 만남은 ‘규방다례’(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1호)이다.


잉걸불이 이글거리는 화로 위로 솥이 올려졌다. 물이 끓었다. 차인茶人은 끓는 물을 표주박으로 떠서 물식힘사발로 옮기었다. 사발에서 식혀진 물이 찻잎이 든 다관에 부어졌다. 잠시 뒤, 다기 속 물이 맑은 연두 빛깔을 띠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환해지고 정신이 맑아졌다. 차
인이 두 손을 공손히 모아 차를 따라 주었다. 은은한 차향이 ‘인수당’ 가득 퍼져나갔다.
“차를 드실 때는 찻잔을 왼손으로 받치고 오른손으로 살며시 감싸 쥐어야 합니다. 빛깔을 먼저 보시고 향을 맡은 뒤 맛을 보세요.” 최소연(가천대 교수) 규방다례 보유자. 그는 차를 대접하는 모습을 몸소 보여주는 것으로 규방다례를 설명해 주었다. 차를 우려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졌고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손으로 온기를 느끼며 차를 몇 모금 목으로 넘겼을 땐 기분마저 좋아졌다.
“조선 시대 외출이 어려웠던 부녀자들은 이웃이나 친지를 초대해 차를 나누며 친교를 나누었지요. 그 과정에서 과학과 생활, 전통과 예절, 청결을 존중하는 정신이 피어났습니다.” 부녀자가 거처하는 방이 규방, 차를 대접하는 예의범절이 다례이다. 부녀자가 손님에게 차를 내어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인성을 다듬고 지혜를 꽃피우는 게 규방다례인 셈이다.
일제강점기 사라져간 우리 차 문화를 되살려낸 주인공은 최 보유자의 친모인 고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명예이사장이다.
“어머니는 외래문화에 밀려 사라질 뻔했던 우리 전통 차 문화를 학문적으로 정립하셨고, 인천시무형문화재로 만들어 놓으셨죠.” 고 이귀례 명예이사장은 우리나라 차인 1세대이자 규방다례 1대 보유자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차 사랑을 보며 자란 최 보유자는 사범, 전승교육사를 거치는 오랜 수련 끝에 2대 보유자 자격증을 받았다. “어머니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씀이 ‘나를 낮추고 남을 배려해라. 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경사가 있고, 좋은 일을 많이 하면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는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입니다. 어머니는 그
것이 바로 차의 정신이라고 하셨지요.”
지난해 가을 규방다례보존회와 한국차문화협회는 ‘제33회 전국차인큰잔치’를 열었다. 아울러 매년 ‘전국인설차문화전’을 개최하는 등 최 보유자는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을 겸하며 우리 차 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07년 가천대학교에 ‘한국의 차문화’라는 교양과목을 개설한 것도 미래를 끌어갈 청년들이 인덕 함양과 전통적 소통 방식인 차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소명감에서였다. 놀랍게도 그의 ‘한국의 차 문화’ 강의는 오픈하자마자 신청이 마감되기 일쑤다. “요즘 젊은이들이 전통문화에 관심이 없을 것 같은데 전혀 안 그렇습니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눈이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는지 모릅니다.” 인천시민대학에서도 그의 차 강의는 시민들이 매우 선호하는 과목이다. “차는 우리 민족의 생활문화이자 정신문화의 꽃입니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아주고 생각을 집중하게 해주며 심신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줍니다. 건강에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올해는 커피보다 녹차라테나 차 많이 드시고 삶의 여유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최소연 보유자가 지난해 가을 열린 ‘제23회 전국인설차문화전’ 및 ‘제33회 전국차인큰잔치’에서 참가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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