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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1일 현장체험] 체험 119 시민수상구조대

분류
영종
담당부서
예방안전과 ()
작성일
2015-07-28
조회수
407

[1일 현장체험] 체험 119 시민수상구조대
 
“와~ 여름이다.”
작열하는 태양과 푸른빛 바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다소 갑갑함을 느끼던 출입처인 인천시청을 벗어나 일탈할 수 있는 날이다.
1년에 1차례꼴로 돌아오는 현장체험을 핑계 삼아, 아직 못 가 본 여름휴가의 대리만족을 할 수 있을까.
헛된 상상에 일찌감치 가슴만 달아오른다.그러나 현실은 정장차림에 구두를 신은 내 복장이 대변한다. 에라 모르겠다.
그렇게 지난 20일 막무가내로 인천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이번에 내가 체험할 직업은 ‘119 시민수상구조대’이다.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 방문객의 물놀이 안전을 책임져보자.
 
■ 사전 업무숙지 필수…인천공항소방서로 Go~Go~
본격 직업체험을 하기 전, 그네들의 임무 방해를 최대한 줄이려면 사전 업무 숙지는 기본. 을왕리해수욕장에 배치된 119 수상구조대의 소속인 인천공항소방서를 먼저 방문, 안내사항을 먼저 접하는 게 필수였다.
인천공항소방서는 영종하늘도시 등 급속히 증가하는 인구의 소방수요를 충족시키고자 지난 6월 22일 업무를 시작했다. 정식 개서는 7월 24일이다. “어서 오세요~” 구조구급팀의 임양수 반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임 반장은 여름 휴가철 한시적(7월 1일~8월 23일)으로 운영하는 119 수상구조대 업무를 사령부격인 소방서 내에서 총괄하고 있다.
그는 사전에 전화통화로 “주말에 현장체험을 할 수 있겠느냐”고 협조를 구했을 때, “인파가 몰리는 주말엔 임무에 방해를 줄 소지가 있다”며 단번에 거절했던 무시무시한 소방관이기도 하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현장에선 단 1초의 여유도 없는 노릇이다. 임 반장은 다소 방문객이 뜸한 월요일에 체험을 허락해줬다.
간략한 요원 배치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한 뒤 “바로 현장으로 가실까요? 자세한 얘기는 현장 요원에게 들으시죠.”라며 내 손에 빨간색 119 수상구조대 유니폼을 들려줬다. “뭐야 숨돌릴 틈조차 없잖아?”
 
■ 휴양지의 여유는 무슨… 서둘러 임무수행 채비
바쁘게 이끌려 도착한 을왕리해수욕장. 평일에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도, 많은 관광객이 이미 자리를 잡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더니 마침 구조대의 점심 시간이었다.
그러나 “빨리 먹고 나갑시다.” 오늘 내 사수로 지정된 김찬영 소방교(39)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김 소방교는 지난 2008년 공채로 임용돼 현재까지 119구조대 소속인 말 그대로 구조부문 ‘통’이다. 특히 해병 출신인 그는 인명구조사는 물론 스킨스쿠버 자격증까지 갖춘 육상·수상 전천후 구조대원이다. 인천서부소방서 119구조대에서 차출, 이곳 을왕리해수욕장에 파견된 지도 벌써 3년째다.
인근 식당에서 배달온 도시락을 둘러싸고, 구릿빛 피부에 우락부락한 근육이 가득한 구조대원들이 모여 앉았다. 일부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사무실 밖에서 경계에 매진한다. 나중에 식은 국·밥을 먹어야만 하는 경계조에 새삼 미안함이 솟았다.
어쨌든 즐거운 식사시간. 내 옆에 해병 출신 김 소방교와 특전사 간부 출신인 박병도 소방교(41)가 자리 잡았다. 갑자기 오늘 내가 막내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위압감에 자연스레 국자에 먼저 손을 얹고 배식을 시작했다.
이날 근무는 119 수상구조대 1차 기간(7월 1~26일)의 을부 담당이다. 을부는 구조부문 6명, 구급부문 3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공항소방서 소속과 타 소방서에서 파견 온 소방관 비율은 5:5다. 이들은 의용소방대와 한국구조인협회, 가천대 응급구조학과 학생 등 민간 안전요원과 더불어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등의 수상·수변 안전을 책임진다.
특히 을왕리해수욕장은 하루 3만여 명의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인천지역 최대규모 해수욕장이어서 아예 거점 초소가 마련됐다.
 
“다 먹었으니, 몸 풉시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대원은 마치 군인과 같았다. 정장차림에서 재빠르게 구조대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얼떨결에 스트레칭과 PT 체조를 끝마치고, 구조·구급 장비 점검과 교육이 시작됐다. 땀이 비 오듯 났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얼마나 고맙던지.
 
■ 일촉즉발 현장속으로… 수변순찰 ‘경계 만전’
낮 12시 30분께, 관광객은 아니지만, 해수욕장 인근서 건설작업을 하던 한 사람이 동료의 부축을 받고 구조대 사무실을 찾았다. 바지 양쪽에 구멍이 나고, 피에 흥건히 젖은 부상자였다. 내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하던 을부 구급반장 이용재 소방장이 재빠르게 진료모드에 돌입했다.
품이 좁은 바지를 가위로 과감하게 자르고, 상처를 들여다보니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 소독과 드레싱 등 응급처치가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을부 9명 중 구급대원 3명은 이처럼 거점 초소에 남아 부상자 응급처치와 익수자 소생, 응급환자 이송 등을 전담한다.
낮 12시 50분께, 부상자 방문에 놀랐던 가슴을 추스르기도 전, 갑자기 유힘찬 소방교(39)가 망원경을 눈에 갖다 대곤 바다를 주시한다.
누가 지시할 것도 없이 내 사수인 김 소방교가 사륜구동차량 해변라이더에 시동을 건다. 2인 1조 체계인지라, 정석원 을부 부대장 역시 차량에 오른다. 썰물 때 드러난 갯벌을 따라 한참을 달려 도착한 바다. 수영복을 입고 인솔자를 졸졸 쫓는 유치원생 20여 명이 눈에 들어왔다.
정 부대장은 “비록 썰물 때지만, 아이들은 한시도 안심할 수 없다. 갯벌에 있는 조개껍데기와 따개비로 인한 부상도 빈번한데, 아이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치원생 일행을 미행(?)하길 10여 분, 육지 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본 뒤에야 초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수㎞ 떨어진 이 아이들을 최초 어떻게 발견할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통상 구조대 임무는 수변 순찰(도보)과 수상 순찰, 초소 경계·상황 근무 등 3가지로 나뉜다. 이날 내가 현장 체험에 나선 시각은 제트스키와 고무보트를 물에 띄울 수 없는 썰물 때라 수상 순찰은 이뤄지지 않았다.
초소 복귀 후 바로 정 부대장과 도보 순찰에 나섰다. 순찰에 나서기 전 구조튜브를 어깨에 매고, 오리발과 물안경을 챙기는 정 부대장을 보곤 덜컥 겁이 났다. “난 수영에 소질이 없는데…”
여차하면 물에 바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도보 순찰을 나섰지만, 다행히 익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체험자인 나를 물에 뛰어들게 할지도 만무했으나,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도보 순찰 중 참 많은 관광객과 마주쳤다.
 
구조대에게 말을 건네고 인사를 하는 사람이 다수였다. 입장을 바꿔봤다. 언제, 어떤 상황이든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갖춘 채 순찰하는 구조대원은 보는 것 자체가 관광객에겐 고마운 대상이었다.
 
■ 힘을 내요~ ‘119 수상구조대’
아침부터 진행한 짧은 현장체험이 마무리됐다. 여타 직업과는 달리 ‘시민 안전’에 촉각을 기울여 예민하고 피곤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임무에 내가 더 깊숙이 들어간다는 게 실례였다.
119 수상구조대는 주간·야간 할 것 없이 이틀(48시간)간 당직을 서고, 이틀을 쉬는 살인적인 2교대 ‘당당비비’ 근무체계다. 잠시 쪽잠이라도 잘라치면, 시도때도없이 터지는 폭죽 소리에 놀라 일어나기 일쑤다.
수많은 모기도 단잠을 방해하는 존재다. 무엇보다 구조대원들의 건강이 우려됐다. 주취자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이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다.
술 한잔 마시고 통제 구역을 벗어나면서 제지하는 구조대원에게 막말을 일삼거나, 수영 좀 할 줄 안다고 뽐내다 결국 물에 빠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구조대원들은 표면상으로는 육체노동자로 보이지만, 엄연히 별의별 사람을 상대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감성노동자였다.
피곤함에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체력관리는 밤마다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체력훈련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는 고충이 뭔지 뻔히 다 아는 동료와의 기댐으로 이겨내고 있다.
최근 국민안전처가 내 놓은 지난해 ‘전국 소방공무원 대상 특수건강검진’ 결과는 씁쓸함 그 자체다.
특수건강검진을 받은 전체 3만 7천894명의 소방관 중 56.4%(2만 1천376명)가 건강이상자 판정을 받았다. 인천의 경우 소방관 3명 중 2명(69.6%)이 건강에 이상이 있었다. 무엇보다 인원 충원이 시급해 보인다. 이만하면 이제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되지 않았을까 되묻는다. 지켜주기만을 요구할 게 아니라 지켜줄 수 있도록, 먼저 보듬어 주는 게 도리다.

 
경기일보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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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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