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사
- 도시와 사람의 시간, 인천의 마음을 읽다
목소리 엽서
가을마다 만나는 친구, 장수동 은행나무
글. 박미라(부평구 원적로)

인천에서 태어나 수십 년을 살면서, 가을이면 꼭 만나는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인천대공원의 장수동 은행나무입니다. 800년이 넘도록 한자리를 지켜온 은행나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가을이면 만나는 오랜 친구처럼 정겹고 친근하게 느껴진달까요.
제게 인천은 이 장수동 은행나무처럼 친숙한 도시입니다. 태어나 지금까지 직장 때문에 잠시 다른 지역에 머물렀던 때를 제외하면 인천을 떠나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이사도 여러 번 다녔지만 모두 인천 안에서였지요. 오랜 친구를 만나면 반가운 것처럼, 다른 지역에 다녀올 때마다 ‘인천광역시’라고 적힌 표지판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놓입니다. 익숙한 거리와 풍경을 마주하면 비로소 집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가을에도 어김없이 장수동 은행나무를 찾아갈 생각입니다. 노랗게 물든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하나둘 떨어져 나무 아래를 덮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거든요. 수백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나무를 바라보며 계절을 보냈을까요. 그동안 인천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지만, 은행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겠지요? 앞으로도 해마다 가을이면 이 나무를 찾아와 안부를 묻고 싶습니다. 늘 같은 자리에서 저를 반겨주는 장수동 은행나무. 제가 가장 사랑하는 가을의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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