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인천의 얼굴들, 그들의 마음을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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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이선구 이사장 인터뷰···“누군가는 오늘도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멈추지 않는 한 끼, 도시를 움직이는 밥차|이선구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이사장 인터뷰인천시 계양구의 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미소 가득 온화한 표정의 노신사였다.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였지만, 그에게서 먼저 느껴진 것은 나이보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차분한 말투와 눈빛에는 시간이 쌓아온 깊이가 자연스럽게 묻어 있었다.도시의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된 한 끼도시 한복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공간 한켠에 늘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멈추는 트럭이 있다. 붉은 색의 밥차. 그 앞에는 줄이 서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따뜻한 밥이 건네진다. 인천 부평역, 주안역.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가 운영하는 ‘사랑의 빨간 밥차’가 서는 자리다.“배고픈 건 기다려주지 않습니다.”그는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들이 ‘굶는 문제’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인천은 산업과 물류가 발달한 도시인 동시에, 그 이면에는 홀몸 어르신과 노숙인, 취약계층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람이 모이는 곳, 그리고 도움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이 머무는 곳. 그 사이에서 밥차는 자리를 잡았다.무너진 삶, 그리고 다시 이어진 기적이선구 이사장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며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IMF 외환위기 속에서 모든 것을 잃었다. 한순간에 무너진 삶. 그 과정에서 그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보게 됐다. 삶의 가장 낮은 곳에서 하루를 버티고 있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때 처음, 누군가의 손길이 절실한 삶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경험은 그의 방향을 바꿨다.“쌓아도 무너지
- 작성일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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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미술관 구영은 큐레이터 인터뷰···“예술은 전시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지는 것입니다”골목에서 시작된 변화, 사람이 만드는 미술관|구영은 우리미술관 큐레이터 인터뷰골목 깊숙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도시의 속도가 서서히 느려졌다. 자동차 소리 대신 사람의 기척이 먼저 느껴지고, 오래된 담벼락과 낮은 집들이 이어진 길 끝에서 작은 공간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익숙한 ‘미술관’의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삶이 먼저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주민들이 손수 빚은 도자기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옥상에는 천연염색한 옷들이 봄빛 아래 가지런히 바람을 맞고 있었다. 누군가는 작품을 바라보고, 누군가는 그 옆에서 붓을 들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감상과 창작이 구분되지 않는다. 전시와 일상이 나뉘지 않는 공간. 인천 동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이다.낯설었던 공간, 참여로 열리다우리미술관은 2015년, 골목 한 켠의 작은 빈집에서 시작됐다. 낡은 집을 전시 공간으로 바꾼다는 발상은 단순한 시설 조성이 아니었다. 도시의 중심에서 밀려난 공간,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쉬운 길은 아니었다.“미술관이라는 공간 자체가 주민분들에게는 낯설었어요.”고령 주민이 많은 동네에서 미술관은 ‘나와는 상관없는 곳’이었다. 문턱은 낮았지만, 마음의 거리는 멀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하는 공간으로.도자기, 공예, 그림 수업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어느 순간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손에 흙을 묻히고, 색을 입히며 시간을 쌓아가는 동안 공간에 대한 인식도 함께 달라졌다.낯설었던 공간은 그렇게 ‘드나드는 공간’이 되
- 작성일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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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대학 전소제 명예박사 인터뷰···“해냈다는 만족감,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멈춰 있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한 배움,“해냈다는 만족감,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전소제 인천시민대학 명예박사 인터뷰살아가다 보면, 아무 준비 없이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익숙했던 일상이 낯설어지고, 앞으로를 쉽게 상상할 수 없게 되는 시간. 전소제 씨는 그 시간을 지나왔다. 그리고 지금, 다시 삶의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다.갑작스럽게 찾아온 멈춤, 그리고 선택그는 인천에서 40년 넘게 살아왔다. 가정을 꾸리고, 일상을 이어오던 평범한 삶이었다. 그 흐름이 멈춘 것은 갑작스러운 병 때문이었다.“뇌경색을 앓고 나서 마음이 굉장히 무겁고 우울했어요.”몸의 문제는 곧 마음의 문제로 이어졌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그때 한 가지 선택이 주어졌다. 복지관에서 소개받은 인천시민대학이었다.다시 시작된 일상, ‘학교 가는 날’처음에는 큰 기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선택은 일상을 바꾸기 시작했다.“학교 가는 날이면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가방 메고 다니는 게 그렇게 좋더라고요.”배움은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하루를 다시 살아내는 방식이 됐다. 우울함은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삶의 리듬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학사에서 박사까지, 이어진 4년의 시간 그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4년에 걸쳐 모두 마쳤다. 특히 박사 논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수차례 수정과 지도를 거쳐야 했고, 기준에 맞추는 과정 자체가 도전이었다.“박사 논문은 정말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계속 수정하면서 결국 완성하게 됐습니다.”그 결과, 그는 이날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순한 학위가 아
- 작성일
-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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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대학 고재호 명예박사 인터뷰···“배우는 순간, 우리는 다시 청춘입니다”90세에 다시 시작된 삶, “배우는 순간, 우리는 다시 청춘입니다”| 고재호 인천시민대학 명예박사 인터뷰인천에는 다양한 삶의 시간이 공존한다.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도 있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온 이주민도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긴 시간을 지나 다시 배움을 선택한 사람도 있다. 올해 아흔, 고재호 씨다.삶이 멈춘 자리에서, 다시 책을 들다그의 인생은 한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중국에서의 15년 생활, 건설업에 몸담았던 시절, 그리고 사업 실패와 함께 이어진 긴 공백.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돌아왔을 때, 그에게 남아 있던 것은 빚과 현실뿐이었다. 파산 절차를 거치며 겨우 숨을 돌렸던 시간. 그때 그는 다시 선택한다.공부였다.“그때부터 인생이 다시 시작됐습니다.”78세. 누군가는 늦었다고 말할 나이에, 그는 처음으로 돌아갔다.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방식’이 됐다고재호 씨에게 공부는 취미가 아니다. 삶을 지탱하는 방식이다.“책을 보면 잡념이 없어집니다. 잡념이 없어지니까 잠도 잘 오고, 몸도 좋아져요.”그는 매달 다섯 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읽고 끝내지 않는다. 좋은 문장을 골라 정리하고,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나눈다. 그리고 다시 도서관에 기증한다.“혼자 보면 내 것이지만, 같이 보면 모두의 것이 됩니다.”연수도서관에 기증한 책만 200권이 넘는다. 배움은 개인의 축적이 아니라,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었다.배움을 이어준 도시, 인천그의 학업은 멈출 뻔한 순간이 있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에 도전하려던 시기, 코로나로 길이 끊겼다. 그때 다시 연결된 곳이 인천시민대학이었다.“배우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받아줍니다. 학력도, 나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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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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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외국인종합지원센터 김현경 센터장 인터뷰···“보호가 아니라 동행입니다”“보호가 아니라 동행입니다”| 인천외국인종합지원센터 김현경 센터장 인터뷰인천에는 약 13만 명의 외국인 주민이 살아가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통계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언어와 문화, 직업과 가족, 꿈과 사연이 담겼다. 공항과 항만을 통해 들어온 노동자, 새로운 가정을 꾸린 결혼이민자, 유학을 온 청년들, 오랜 시간 한국에서 일해온 외국국적동포들. 이들이 살아가는 공간은 같다. 인천이다.김현경 인천외국인종합지원센터 센터장은 이 변화의 흐름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마주한다.“안녕하세요. 인천시외국인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 센터는 인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인권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있습니다.”첫 인사말은 차분했지만, 대화는 곧 ‘조력자’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오랜 현장 경험 속에서 외국인 지원 정책이 서 있어야 할 자리를 고민해왔다.보호에서 동행으로, 질문을 바꾸다, 패러다임의 전환그동안 외국인·다문화 정책은 ‘보호’와 ‘보살핌’의 언어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행정이 도와주고, 대상은 도움을 받는 구조. 물론 초기 정착 단계에서는 그러한 지원들이 필요하다. 체류 자격 문제, 임금 체불, 법률 상담, 의료 접근, 언어 장벽 등은 실제적인 어려움이다.센터 역시 한국어 교육, 생활·노동·법률 상담, 통·번역 지원, 인권 상담, 문화 적응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주민이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기본 역할이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민자, 유학생, 외국국적동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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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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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민사박물관 박만순 관장 인터뷰···인천, 700만 동포의 심장이 되다
인천, 700만 동포의 심장이 되다| 한국이민사박물관 박만순 관장 인터뷰‘인천, 눈물의 항구에서 자부심의 거점으로’재외동포의 뿌리가 머무는 곳, 한국이민사박물관에 가다인천은 1883년 개항 이후 신문물이 들어오는 입구이자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비상구였다.제물포항에서 역사상 첫 이민을 떠난 조선인에게도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문이었을 것이다.그들이 쥔 ‘집조(여권)’는 조국의 마지막 약속이자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생명줄이었다.그들은 그렇게 갤릭호를 타고 하와이로 향했다.눈물로 쥐었던 ‘집조’ 한 장, 그 너머에 품었던 대담한 비상“인천은 역사의 고비마다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는 통로였습니다. 개항 이후 인천항은 근대화의 물결이 밀려오는 관문이자 바깥세상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돌파구였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담대한 여정은 인천이 가진 ‘개방성’과 ‘역동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역사적 필연이었을 것입니다.”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만난 박만순 관장은 말했다.인천은 우리 국민에게 ‘경계를 넘어 세상으로 나가는 법’을 가르쳐준 최초의 장소였다. 1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천은 대한민국이 세계와 만나는 시작점인 것이다.박물관에 설치된 갤릭호 모형을 보면, 그의 설명이 이해된다. 갤릭호 모형은 이곳의 정체성과 같다. ‘미지의 세계로-극복과 정착-국경을 넘어 세계로-세계 속의 대한인’으로 이뤄진 전시실을 돌아보면 마치 항해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인천의 ‘유연한 포용’이 일군 위대한 개척“이민사의 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닙니다. 나와 다름을 틀린 것이 아닌 ‘새로움’으로 받아들이는 인천 특유의 유연함과 포용 문화를 싹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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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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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테크노파크 오영범 과장 인터뷰···“지금의 너도 괜찮아” 청년의 속도를 존중하는 공간, ‘유유기지 인천’에서“지금의 너도 괜찮아” 청년의 속도를 존중하는 공간, ‘유유기지 인천’| 인천테크노파크 오영범 과장 인터뷰도시는 늘 청년에게 묻는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언제까지 할 것인가,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는가.그러나 정작 청년이 도시에게 묻고 싶은 질문은 어쩌면 하나일지도 모른다.“지금의 나도 괜찮은가요?”인천에는 그 질문에 굳이 답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있다. 누군가를 평가하지 않고, 속도를 재촉하지 않으며, 그저 ‘지금 여기에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곳.청년의 속도를 존중하는 공간, ‘유유기지 인천’이다.정책이 사람을 만나는 가장 낮은 높이 ‘유유기지 인천’은 인천광역시 청년지원센터의 공식 명칭이다. 인천광역시가 조성하고, 인천테크노파크 청년일자리센터가 운영하는 청년 종합지원 거점 플랫폼이다. 단순한 공간 대여가 아니라, 인천의 청년정책이 현장에서 실행되고 연결되는 허브에 가깝다.정책은 문서로 만들어지지만, 체감은 공간에서 시작된다. ‘유유기지 인천’은 그 접점을 가장 낮은 높이에서 만들어낸다.‘유유기지 인천’을 담당하는 오영범 과장은 이 공간을 찾는 청년들의 첫인상을 이렇게 기억한다.“처음엔 대부분 조용합니다. 뭘 하러 왔다기보다는, 그냥 들어왔다가 잠시 앉아 있다가 돌아가는 경우도 많아요.”청년들은 이곳에서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취업 준비생인지, 이직을 고민 중인지, 혹은 잠시 멈춰 선 상태인지를 굳이 말하지 않는다. 이 공간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해야 할 말’을 잘 준비한 사람만 들어오는 공간이 아니라, 말이 잘 나오지 않는 날에도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다.‘유유(悠悠)’와 ‘기지(Base)’가
- 작성일
-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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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업데이트 20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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