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민사박물관 박만순 관장] 인천, 700만 동포의 심장이 되다
‘인천, 눈물의 항구에서 자부심의 거점으로’
재외동포의 뿌리가 머무는 곳,
한국이민사박물관에 가다
인천은 1883년 개항 이후 신문물이 들어오는 입구이자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비상구였다.
제물포항에서 역사상 첫 이민을 떠난 조선인에게도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문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쥔 ‘집조(여권)’는 조국의 마지막 약속이자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생명줄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갤릭호를 타고 하와이로 향했다.

눈물로 쥐었던 ‘집조’ 한 장, 그 너머에 품었던 대담한 비상
“인천은 역사의 고비마다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는 통로였습니다. 개항 이후 인천항은 근대화의 물결이 밀려오는 관문이자 바깥세상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돌파구였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담대한 여정은 인천이 가진 ‘개방성’과 ‘역동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역사적 필연이었을 것입니다.”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만난 박만순 관장은 말했다.
인천은 우리 국민에게 ‘경계를 넘어 세상으로 나가는 법’을 가르쳐준 최초의 장소였다. 1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천은 대한민국이 세계와 만나는 시작점인 것이다.
박물관에 설치된 갤릭호 모형을 보면, 그의 설명이 이해된다. 갤릭호 모형은 이곳의 정체성과 같다. ‘미지의 세계로-극복과 정착-국경을 넘어 세계로-세계 속의 대한인’으로 이뤄진 전시실을 돌아보면 마치 항해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천의 ‘유연한 포용’이 일군 위대한 개척
“이민사의 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닙니다. 나와 다름을 틀린 것이 아닌 ‘새로움’으로 받아들이는 인천 특유의 유연함과 포용 문화를 싹틔운 자양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말했다.
조국을 떠난 이민자들은 고된 노동, 나라 잃은 슬픔 속에서도 미래를 설계했다. 아이를 낳고, 사랑을 하고, 그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갔다. ‘터전’을 일구는 것이 낯선 땅에서 꿈꿀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월미도에 자리한 한국이민사박물관에는 낯선 땅에 뿌리 내린 선조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조국을 위해 보내온 헌신, 이민사가 지닌 특유의 역동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천 시민들의 열망과 고국에 자신의 삶을 증명하고 싶었던 동포들의 마음이 모여 완성된 ‘기억의 집’인 것이다.
“인천의 포용력은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몸으로 부딪치며 축적해 온 ‘역사적 경험’의 산물입니다. 그래서 이민사는 단순히 고난의 역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선조들이 맨손으로 낯선 땅을 일군 위대한 ‘개척의 역사’로 바라봐야 합니다.”

다시 모여드는 700만 물줄기, 고동치는 인천
낯선 땅으로 흘러간 작은 물줄기들은 전 세계 각지에서 저마다의 역사를 만들며 700만 한인이라는 거대한 강물을 이뤘다. 이제 그 물줄기들이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고 있다.
특히 재외동포청이 인천에 자리 잡은 것은 의미가 크다. 어쩌면 120년 전부터 예정된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인천은 전 세계 동포들의 에너지가 하나로 모여 뜨겁게 고동치고, 그 힘을 다시 세계로 보내는 ‘700만 한인의 심장’이 되어 뛰기 시작했다.
“재외동포청이 이민의 고향인 인천에 둥지를 튼 것은 역사의 완성이자 새로운 도약입니다. 120년 전 우리 선조들이 눈물로 뒤로했던 항구 인천은, 이제 전 세계 700만 재외동포를 하나로 잇는 ‘글로벌 앵커’로 거듭났습니다. 이민사박물관 역시 과거의 슬픔을 추억하는 곳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간 한인들의 발자취를 통해 뜨거운 ‘자부심’을 일깨우는 강력한 매개체가 될 것입니다.”
박만순 관장은 이민사박물관이 과거의 유물만 정적인 수장고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이민의 역사와 대화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과거의 기록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전 세계 700만 동포의 ‘오늘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다름을 포용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선조들의 기백은 인천의 잠재력을 깨우는 원천입니다. 이 역사적 유산은 이제 인천이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이자 ‘세계 초일류 도시’로 도약하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박물관의 상징은 황금색, 푸른색, 초록색, 3개의 원이 서로를 품에 안고 연결된 모습이다. 황금색 원은 사람이 딛고 선 대륙, 푸른색 원은 끝없이 펼쳐진 해양, 초록색 원은 전망 또는 희망을 의미한다. 3개의 원이 유기적으로 순환할 때, 비로소 해외 동포들의 삶은 하나의 완성된 역사가 된다. 떠날 때의 슬픈 얼굴이 아니라 대륙과 바다를 품고 돌아온 이들의 미소가 기록되는 날, 인천의 이민사는 가장 완벽한 동그라미로 완성되리라 기대한다.
■ 한국이민사박물관
◎ 위치 : 인천 중구 월미로 329 한국이민사박물관
◎ 운영 : 화~일 09:00~18:00/매주 월요일 휴무(공휴일인 경우 제외)
◎ 전시해설 : 10:00~17:00 문화관광해설사 해설 진행/10:30, 13:30, 15:00 정기해설/희망 시 안내데스크 문의
◎ 관람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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