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 강화군민 여러분,
그리고 함께 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인천광역시장 박찬대입니다.
2005년부터 시작해 벌써 스무 해가 훌쩍 넘었습니다.
이 평화의 뱃길을 잊지 않고 꿋꿋하게 이어오신
조직위원회와 시민사회 여러분께,
깊은 존경의 인사를 올립니다.
여러분,
1953년에 맺은 정전협정문 내용,
다들 잘 아실 겁니다.
핵심은 한강하구를 남과 북 어느 한쪽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고,
양쪽 민간 배들이 자유롭게 오가도록
원래부터 활짝 개방해 둔 물길이라는 점입니다.
누구의 허락을 구하거나 뱃길을 열어달라고
새로 검토를 받을 곳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73년간
이 물길을 오간 민간선박은 다섯 차례에 불과합니다.
활짝 열려 있는데도
나가지 못하고 방치된 참 안타까운 뱃길입니다.
여러분께서 하시는 일은
바로 그 당연한 권리를 되찾는 발걸음입니다.
우리 선착장에서 우리 배를 띄워
우리 섬에 잠시 닿았다가 무사히 돌아오는,
참 자연스러운 일상 말입니다.
강화 말도에서 파주 탄현까지 이어지는 67킬로미터는
한반도에서 군사분계선이 없는 유일한 곳입니다.
자연은 아무런 선을 긋지 않았는데,
사람들의 단절이 차갑고 굵은 선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우리 사람들이 마음을 모으면 충분히 지워낼 수 있습니다.
이미 2018년에 남과 북이 함께 배를 띄워
수심을 재고 해도를 만들었던 가슴 벅찬 기억도 있습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함께 해봤고, 잠시 멈춰 섰을 뿐입니다.
오늘 행사 주제 ‘한반도 평화의 물결, 한강하구로부터’에서
‘물결’이라는 단어가 제 마음에 참 깊이 와닿습니다.
인천 앞바다의 밀물은 한 번에 훅 밀려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 두 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김없이 들어옵니다.
당장 큰 변화가 오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평화는 반드시 우리 곁에 차오를 것입니다.
여러분이 스무 해 동안 같은 바다에 배를 띄워오신 발자취가
바로 멈추지 않고 흐르는 거대한 물결입니다.
우리 인천시는 민선7기인 2022년에
「한강하구 평화정착 지원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시민사회의 선의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인천시가 마땅히 짊어져야 할 무거운 책무인 것입니다.
항행 규칙을 정하는 건 군사정전위원회의 권한이라,
시장으로서 지키지 못할 말은 삼가겠습니다.
대신 우리 시가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겠습니다.
뱃길이 완전히 열리는 그 벅찬 날,
곧바로 뱃고동을 울리며 나아갈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겠습니다.
오늘 항해는 왕복 두 시간이 채 안 되는 짧은 여정입니다.
하지만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역사에 남을 위대한 여정입니다.
물이 빠져도 다음 밀물은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한반도 평화의 거대한 물결도
마침내 이 한강하구로부터 거침없이 차오를 것입니다.
오늘 항해,
모쪼록 안전하게 다녀오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