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05만 인천 시민을 대표해 선생의 영전 앞에
다시 서게 되니, 그 무게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인사드립니다. 인천광역시장 박찬대입니다.
먼저, 한없는 존경과 애도의 마음을 모아,
삼가 영전 앞에 머리 숙입니다.
선생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어느덧 6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긴 세월 모진 풍파를 견디며 선생 곁을
지켜오신 이성란 유족 대표님을
비롯한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아울러, 선생의 명예 회복과 정신을
이어오기 위해 애써오신 이모세 기념사업회 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강화의 농가에서 태어나신 선생께선,
스무 살 앳된 나이에 3.1운동의 선봉에
서며 옥고를 치르셨습니다.
그리고 신의주 형무소에서 일곱 해를
갇혀 지내며 손가락 마디마저 잃으셨지만,
조국의 광복을 향한 뜨거운 열망은
결코 꺾이지 않았습니다.
광복 이후,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서
농지개혁을 완수해 수백 년 묵은 지주제를
걷어내며,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온 생애를 바쳐
억압과 불의에 맞서며 조국과 민족을 위해
삶을 바치셨지만, 선생께 돌아온 것은
차가운 형장이었습니다.
반세기가 지나 비로소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선생께서 마땅히 누리셔야 할 명예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채 남아있습니다.
공정해야 할 서훈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해,
민족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로서
정당한 평가를 온전히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지난 국회의원 시절,
서훈법 개정안을 직접 발의했던 이유입니다.
무죄 판결로 사법적 정의는 세웠을지라도
온전히 예우를 다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정의는 아직 미완성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유족 여러분, 그리고 시민 여러분,
선생의 묘역 앞에 설 때마다, 저 자신에게
묻습니다.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은 선생께서 꿈꾸시던
그 세상만큼 정의로워졌는지 말입니다.
인천은 선생의 고향이자,
선생을 정치의 무대로 이끈 곳입니다.
선생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고
그 명예를 온전히 되찾아 드리는 일은
우리 인천이 끝까지 책임져야 할 사명입니다.
선생의 삶과 뜻을 널리 알리고
숭고한 정신이 다음 세대에 온전히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생께서 남기신 애국정신과 평화통일 정신은
인천의 자랑스러운 유산입니다.
70년 전, 선생께서 꿈꾸셨던
모든 사람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는 세상,
땀 흘린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는 세상,
모두가 다같이 평화롭게 잘사는 세상.
그 벅찬 세상을 인천에서부터 굳건히 만들어 가겠습니다.
유족 여러분 그리고 오랜 세월 선생을
기억해 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위로의 인사 드립니다.
인천의 긍지이자 대한민국의 거목이신 죽산 조봉암 선생께
한없는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