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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박찬대

말과글

[26.08.15] 제81주년 광복절 기념사

존경하는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인천 시민 여러분과 재외동포 여러분!


광복 81주년을 함께 맞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해마다 8월 15일, 이 아침은 늘 새롭습니다. 


되찾은 나라에서 숨 쉬는 일이 당연해질수록,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시 다짐합니다. 


가족과 이웃,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헌신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긴 세월 그 뜻을 이어오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이 위로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 


인천은 광복을 남다르게 기억하는 도시입니다. 

하와이로 떠나는 첫 이민선이 인천에서 출항했습니다. 

고향을 등진 사람들은 

낯선 땅 사탕수수밭에서 허리가 휘도록 일해서 번 돈을 

독립운동의 밑천으로 내놓았습니다. 


황어장터의 민중도, 거리로 나선 학생들도

주저 없이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 피 끓는 용기는 인천을 넘어

강서지방 항일 투쟁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역사 위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우리는 한 분의 애국지사를 떠나보냅니다. 

그제 새벽, 호남에 마지막 생존 애국지사 이석규 지사께서 

향년 99세로 눈을 감으셨습니다. 


지사께서 남기신 말씀은 이것이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독립운동을 하겠다.”


그러나 반대로

나라를 판 대가로 누린 부와 지위를

여전히 다 청산하지 못한 아픔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뒤틀린 역사를

더 이상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됩니다.


다행히, 늦었지만 첫걸음이 시작됩니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친일재산귀속법」이

올해 12월, 마침내 시행됩니다.


나라를 팔아넘긴 대가로 쌓아 올린 재산을,

이제 국가가 환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광복 81년 만입니다.


그래서 ‘광복’은 

81년 전 단 하루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81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의 정의를 세우는 데는 시효가 없습니다.


이석규 지사의 별세로

이제 살아 계신 애국지사는 세 분뿐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이 이렇게 한 분씩 우리 곁을 떠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선열들이 되찾고자 했던 나라를 

제대로 지키고 키워낼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떤 역사를 기억할 것이며, 

선열들의 헌신에 제대로 보답할 수 있는가?


인천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이름을

광복절 단 하루의 기념식에만 불러내지 않겠습니다.

시민의 하루하루 속에

그 이름이 살아 있게 하겠습니다.


기억하는 것을 뛰어넘어 제대로 예우하겠습니다. 

참전명예수당을 비롯한 보훈수당을 올려

희생에 실질적으로 보답하고,

단 한 분의 영웅도 외로이 두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지금 이 순간에도

인천의 섬에서 나라를 지키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께서 연평도를 다녀오신 뒤

섬을 지키는 장병들의 뱃삯 걱정을

함께 덜어 주자고 하셨습니다.

어려운 재정형편이지만, 

이 시대의 애국자들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는 9월부터 

서해5도를 비롯한 섬에서 근무하는

직업군인과 경찰관, 소방관, 공중보건의도

인천 시민과 똑같이 I-바다패스 혜택을 누립니다. 


나라를 지키느라

정작 자신은 혜택 밖에 밀려나 있던 분들입니다.

나라를 위해 애쓰는 사람이 

손해 보지 않게 하는 것 역시 예우입니다.


사랑하는 인천시민 여러분, 


인천은 안보의 맨 앞줄에 선 도시입니다.

서해 최북단의 섬부터 한강 하구까지,

우리는 이 나라에서

긴장과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긴장의 맨 앞줄을

오히려 평화가 시작되는 자리로 바꿔 왔습니다.

전국 최초로 통일플러스센터를 세워 평화의 이정표를 세웠고,

신도평화대교로 평화 이니셔티브의 첫발을 뗐습니다.

서해남북평화대로는 섬과 섬을 잇는 데서 나아가

장차 개성과 해주로 뻗어, 평화의 길을 완성할 것입니다.


강화의 평화경제특구 지정을 이끌어,

접경지역을 규제와 희생의 땅이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성장 거점으로 바꾸겠습니다.


진정한 광복은

빼앗긴 땅을 되찾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의 그늘이 드리우지 않을 때,

남과 북이 총부리 대신 손을 맞잡을 때,

비로소 광복은 완성됩니다.


순국선열이 피로 되찾아 주신 나라를,

우리는 평화로 지키고 번영으로 키우겠습니다.

그 길의 첫걸음을 인천이 떼겠습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시민 여러분,


조국의 독립을 바라던 선열들의 마음은

누구 하나 다르지 않았습니다.

네 편 내 편을 가르고

이념과 세대로 벽을 쌓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합니다.


태극기 앞에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고,

평화를 바라는 간절함도 우리 모두 같습니다.

하나 된 힘,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광복의 정신입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우리는 하나 되어야 할 때입니다.


여든한 해 전 오늘,

이 땅을 뒤덮었던 만세 소리를 기억합니다.

그 함성을 오늘의 다짐으로 잇겠습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와 유가족 여러분께,

305만 인천 시민과 함께 깊이 고개 숙입니다.


헌신을 잊지 않는 도시,

헌신에 반드시 보답하는 인천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말머리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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