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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박찬대

말과글

[26.09.17] 제62회 인천복지포럼 기조연설

인천의 사회복지 현장을 이끌고 계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인천광역시장 박찬대입니다.


제62회 인천복지포럼을 준비해 주신 

인천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박선원 회장님, 고맙습니다.


박종혁 시의회 의장님, 

최재현 문화복지위원장님을 비롯한 시의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이 계십니다. 

복지관과 센터, 시설과 법인, 단체에서 

인천 시민의 하루를 지키고 계신 여러분입니다. 

반갑습니다.


열흘 전, 9월 7일이 사회복지의 날이었습니다. 

1년에 하루 고맙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앞으로 4년 동안 

인천시가 여러분과 함께 무엇을 할지, 

그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원래 이 자리는 강연으로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인천 복지가 쌓아온 것과

민선9기 인천시가 나아갈 방향을

여러분께 먼저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조연설로 준비했습니다.


[예산이 현장에 닿을 때 복지가 됩니다]


저는 회계사 출신입니다. 

그래서 어떤 조직을 보든 예산서부터 펼쳐 봅니다. 

돈을 어디에 쓰는지 보면 

그 조직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인천시 사회복지·보건 예산은 

본예산 기준 6조 5,607억 원입니다. 

시 전체 예산의 42.8%로, 가장 큰 분야입니다.

전년보다 8.1% 증가한 규모입니다.

시민 한 분으로 나누면 215만 원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예산서에 안 나오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 돈이 시민에게 닿는 마지막 순간입니다.


예산을 얼마를 쓰든

그 돈이 시민의 삶을 바꾸는 복지가 되느냐는 

결국 현장에서 결정됩니다.


저는 인천의 성장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ABC+E 전략으로 

AI, 바이오, 콘텐츠, 에너지 산업을 키워 

인천의 경제 지도를 바꾸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도시가 커져도 시민의 하루가 나아지지 않으면 

그 성장은 반쪽입니다. 


좋은 일자리가 생겨도 아픈 부모님,

자라는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으면 

일을 하러 나갈 수 없습니다.


성장과 복지는 서로 다른 길이 아닙니다. 

복지가 받쳐줘야 성장이 시민의 삶에까지 닿습니다. 

민선 9기 인천시는 이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가겠습니다.


[인천 사회복지 현실]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인천의 기초생활수급자는 

2021년 15만 9천여 명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19만 6천여 명이 됐습니다. 

4년 사이 3만 7천 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장애인 가운데 65세 이상 어르신이 55%를 넘었습니다.

나이듦과 장애가 한 사람 안에서 겹치고, 

돌봄이 필요한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은 늘었고, 

필요한 도움은 더 복잡해졌습니다.


그래도 인천 복지 현장은 이 무게를 버텨 왔습니다.

인천은 지역사회보장계획 시행결과 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사회서비스원 운영지원 평가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상장은 시청이 받았지만, 그 성과를 만든 것은 현장입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4천여 명, 

명예사회복지공무원 1만 2천여 명,

그리고 여기 계신 여러분이 만든 결과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이 감사드립니다.

[민선9기 사회복지정책 방향]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민선 9기 복지는 두 가지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내가 어려울 때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그 도움이 실제로 내 삶을 바꾸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방향을 일곱 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복지를 하는 사람부터 지키겠습니다.


좋은 돌봄은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가 곧 시민이 받는 서비스의 질입니다.


올해 인천시는 국비와 시비로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회복지시설 717곳, 5,907명을 대상으로 

처우개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보수 수준이 낮은 실무 종사자 2,827명의 임금은 

보건복지부 기준보다 1% 높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풀지 못한 문제가 있습니다. 

비슷한 일을 하는데 국비 시설이냐 시비 시설이냐에 따라 

받는 대우가 다릅니다. 

시설 유형마다 기준도 제각각입니다.


이 차이를 한 번에 없애기는 어려운 것인 사실입니다. 

대신 차이를 줄여가는 방향은 분명히 하겠습니다. 

사회복지사처우개선위원회와 현장의 의견을 듣고, 

연차별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줄여가겠습니다.


둘째, 의료·요양·돌봄이 한 사람 곁에서 이어지게 하겠습니다.


올해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됐습니다.

저는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통합돌봄국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부평의 통합돌봄 현장을 찾았습니다.

홀로 사시는 어르신 댁이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시고 기억도 조금씩 흐려지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곁에는 요양보호사가 있었고,

의료진이 집으로 찾아와 진료하고 있었고,

IoT 기기가 어르신의 안전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어르신 열 분 중 여덟 분은

살던 동네에서 계속 지내고 싶어 하십니다.

그 바람을 지켜드리는 것이 통합돌봄입니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군·구와 협력하여 

지역 중심의 통합돌봄 체계를 다지고,

재택의료와 퇴원환자 연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겠습니다.

인천시는 재택의료센터를 18곳에서 24곳으로 늘리고,

의료기관 94곳과 협약을 맺어

퇴원한 분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잇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받고, 복지관에서 돌봄을 받고,

또 서류를 내러 다니느라

아픈 몸으로 여기저기 다니던 시간을 줄이겠습니다.

인천은 원도심과 신도시, 강화와 옹진의 섬까지

지역마다 인구도, 필요한 복지도 다릅니다.

올해 7월에는 새로운 자치구도 출발했습니다.

어느 구에 사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도움이 달라져서는 안 됩니다.

지역마다 모자란 복지 기반을 살펴 채워가겠습니다.


각 지역의 여건과 시민의 다양한 필요에 맞는

인천형 통합돌봄을 발전시켜 가겠습니다. 


셋째, 위기가 커지기 전에 먼저 찾아가겠습니다.


가장 어려운 분들은 도와달라는 말을 잘하지 못합니다. 

어디에 물어야 할지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당장 끼니가 걱정인 분께 서류부터 내밀면

복지의 문턱은 너무 높아집니다.


그래서 ‘그냥드림’이 있습니다.

먹거리와 생필품을 먼저 드리고,

상담을 통해 필요한 복지서비스로 이어드리는 사업입니다.

올해 5개 군·구 7곳에서 운영했고,

이번 달부터 11개 군·구 14곳, 인천 모든 군·구로 넓혔습니다.


지난해 12월 위기가구 발굴 지원 조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인천은 위기가구를 먼저 찾아 나설 근거를 갖췄습니다.


이웃의 어려움을 가장 먼저 알아보는 사람은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입니다. 

명예사회복지공무원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동 지원을 넓히겠습니다.


넷째, 가족이 짊어진 돌봄을 나눠지겠습니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엄마 아빠가 강철 체력이면 좋겠지만,

일과 육아에 치여 

내 삶이 어디 갔는지 모르게 지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인천이 우리 엄마, 아빠의 든든한

울타리로 함께하겠습니다. 


돌봄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다함께돌봄센터를 49개소에서 올해 63개소까지 확대하고,

방학 때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아 발생할 돌봄공백과

야간·주말의 돌봄수요에도 대응해 가겠습니다.


아이사랑꿈터와 같은 생활권 내 육아 지원 공간 확충과

일과 육아를 함께 이어갈 수 있도록

공공과 민간이 함께 육아 친화적인 환경 조성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도 

산모의 건강한 회복과 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생애주기에 맞춤 지원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습니다.


다섯째, 장애인이 자기 삶을 선택하도록 돕겠습니다.


장애인 복지는 보호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자립을 원한다면 이를 도와야 합니다. 

아동기부터 성인기까지 돌봄과 자립 지원이 끊기지 않게 하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는 한 사람에게 맞춘

1대1 집중 통합돌봄을 제공하겠습니다.


인천 시민은 아니지만,

얼마 전 ‘피터팬 아빠’로 알려진 전경철 씨의 이야기가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전경철 씨는 정신연령이 두 살 무렵에 머문

중증 자폐아들을 20년 넘게 혼자 키웠습니다.

지난해 간암 말기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치료보다 절실하게 매달린 일은 아들이 살 곳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전국 1,000곳이 넘는 시설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들을 받아주겠다는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연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응원과 후원으로

다행히 아들은 한 공동체 마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걱정은 피터팬 아빠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닙니다.

중증 뇌병변장애인 가족도 같은 걱정을 안고 삽니다.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어렵고,

식사도, 자세를 바꾸는 일도 누군가의 손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돌봄 인력이 많이 들어 받아줄 곳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증 뇌병변장애인 돌봄시설을 만들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연수구 동춘동의 옛 청소년수련관 건물을 고쳐,

2층에는 낮 동안 20명 내외가 이용하는 주간이용시설을,

3층에는 가족에게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맡길 수 있는

10명 규모의 단기보호센터를 둡니다.


지난 9일, 주간이용시설 공사비에 대한 국비 지원이 확정됐습니다.

단기보호센터 국비는 정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최종 결정은 정부가 하지만,

인천시는 이 시설이 왜 필요한지 끝까지 설명하겠습니다.

2027년 안에 문을 여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설 하나로 모든 가족의 짐을 덜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맡길 곳이 한 군데라도 생긴다는 것은

가족에게 희망이 생기는 일입니다.

이 시설을 시작으로 중증장애인 돌봄의 빈틈을 하나씩 메워가겠습니다.


당사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역사회 참여를 넓히고

자립과 권익, 돌봄지원이 서로 맞물려

자신이 살아온 지역에서 자신의 삶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여섯째, 사는 곳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게 하겠습니다.


‘치료가능사망률’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살릴 수 있었던 죽음을 뜻합니다.

안타깝게도 인천의 치료가능사망률은 전국에서 높은 편입니다.

강화와 옹진 같은 섬과 접경지역은 필수의료 공백이 더 큽니다.


제3기 병상수급계획에서 검단·서해·강화의 서북권과

영종·제물포·미추홀·옹진의 중부권은 병상 공급이 제한됐습니다.

인구는 빠르게 늘었는데 종합병원이 없어

응급상황에 빨리 대응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지난 8월 보건복지부 장관께

제4기 병상수급계획에서 

인천 서북권과 중부권의 병상을 늘려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인천의 사정이 반영될 때까지 

정부와 국회를 계속 설명하고 설득해 나가겠습니다. 


인천에서 배우고 성장한 의사가 

인천 시민을 지키는 구조도 필요합니다.

국립인천대학교 공공의대 설립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돈이 없어서, 병원이 멀어서, 의사가 없어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일을 줄여가겠습니다.


일곱째, 복지 현장이 모일 집을 새로 짓겠습니다.


지금의 사회복지회관은 찾아오기 어렵고, 

시설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미추홀구 학익동으로 옮겨 새로 짓습니다. 

지하 3층, 지상 9층, 두 개 동 규모입니다. 

지난해 10월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고,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회관은 사무실만 모아 놓은 건물이 아닙니다. 


인천 복지 현장이 모여 

배우고, 의논하고, 정책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설계 단계부터 현장의 의견을 담겠습니다.


[여러분께 드리는 부탁]


마지막으로 부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보고서에는 잘된 일이 먼저 올라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정책을 바꾸는 힘은 

‘잘 안 된 이야기’, ‘부족한 이야기’에서 나옵니다. 

지침이 현장과 맞지 않는 곳, 

제도 사이에 사람이 끼여 있는 곳,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인천복지포럼이 오늘로 62번째입니다. 

오랜 시간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온 자리입니다. 

인천시도 그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더 넓히겠습니다.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시민의 선택과 자립을 지원하는 복지로 나아가겠습니다.


시민의 삶에 더 가까이,

필요한 복지가 더 촘촘하게 연결되는 인천.

그 길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말머리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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