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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박찬대

말과글

[26.10.30] 인현동 화재참사 27주기 해상추모제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 

인천광역시장 박찬대입니다.


27년 전 오늘 토요일 저녁,

학교 축제를 마친 학생들이 

인현동의 한 상가 건물에 모여 있었습니다. 

불이 났고, 출입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그날 쉰일곱 명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중고등학생이었습니다.


가족들은 아이들을 이 바다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직접 배를 띄웠습니다. 

스물일곱 해 동안 이 바다를 지켜 온 사람은 가족 여러분이었습니다.


오늘은 인천광역시가 처음으로 주관하는 추모제입니다. 

인천광역시장이 이 배에 오른 것도 오늘이 처음입니다. 

스물일곱 해가 걸렸습니다.

인천광역시장으로서 사과드립니다.


여러분, 


그날의 참사는 아이들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청소년을 상대로 한 불법 영업이 버젓이 이어졌고, 

단속해야 할 공무원은 오히려 눈감아 주었습니다. 

행정이 제 할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유착이 빚은 사회적 참사였습니다.


참사 뒤에도 아이들은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왜 학생들이 술집에 갔느냐며

책임을 아이들에게 묻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때 행정은 아이들의 명예를 지켜 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물었어야 할 것은 

왜 그곳에 있었느냐가 아니라, 

왜 그곳에서 무사히 나오지 못했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물일곱 해 동안 가족들을 홀로 두었습니다.

함께 했어야 할 숱한 날들,

이루지 못한 꿈, 전하지 못한 말들이

얼마나 큰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27년이란 세월이 지났다고 해서

그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일에 대해 깊이 사죄드립니다.


올해 4월 조례가 시행되면서 

인천광역시가 이 추모를 책임질 근거가 생겼습니다. 

오늘 이 배가 그 첫걸음입니다.


희생되신 분들의 명예를 온전히 지키고

남겨진 분들의 아픔을 살피는 일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그동안 유가족 여러분께서 지켜오신 자리를

이제 인천시도 책임있는 자세로 함께하겠습니다.


故 이지혜 학생의 명예회복에 관한

사안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가족께서

목소리를 내셔야 했다는 사실에

시장으로서 무거운 마음입니다.


최근 제물포구가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인천시도 제물포구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이지혜 학생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살피겠습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천광역시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다중이용시설부터 현장 안전관리까지

더욱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매년 10월 30일이면 인천시도 이 바다에 서서

기억하고, 다짐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모두 덜어드릴 수는 없지만,

그 기억을 지키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일만큼은

유가족 여러분의 몫으로만 남겨두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희생되신 쉰일곱 분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말머리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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