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굿인이 만난 사람 | 환경실천가 이혜란
자연 곁에 머무는 일
환경실천가 이혜란
글. 윤은혜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범기 포토디렉터
짭쪼름한 갯바람이 불어오는 초여름, 환경의 날을 맞아 인천의 환경을 묵묵히 지켜온 이혜란 환경실천가를 만났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서 환경실천가가 되기까지. 그는 그 길이 마치 운명 같은 자리였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일이라면 고되도 기꺼이 감수하는 그. 인천의 바다와 섬, 산과 습지가 보내는 신호를 곁에서 묵묵히 읽어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녹색실천, 실천하는 당신이 지구를 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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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길
녹색실천, 실천하는 당신이 지구를 살립니다.
이혜란 환경실천가는 원래 요리를 공부했다. 조리를 전공하고 음식과 함께하는 삶을 살던 그. 환경이라는 전혀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은 식생활교육인천네트워크에서 식생활 관련 프로그램을 맡으면서였다. 처음에는 그저 인연이 닿아 맡게 된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인연이 그의 삶을 조용하고도 단단하게 바꿔놓았다.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분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쪽으로 이끌어주셨어요. 처음부터 대단한 사명감을 품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큰 포부는 아니었지만, 막상 해보니 달랐다. 캠페인 하나를 마칠 때마다, 시민 한 명의 표정이 달라질 때마다,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시민의 감사 인사를 들을 때마다 이 일이 단순한 직업 이상이라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작은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과정 가운데 있다는 것. 그 감각이 그를 지금껏 이 자리에 붙들어두었다.
“하다 보니 정말 좋은 일이더라고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생각할수록 감사해요.”

폐우산을 활용해 제작한 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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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바다와 섬, 가능성과 숙제
바다와 산, 공단이 공존하는 도시 인천. 그는 이 다양한 환경이 인천의 가장 큰 자산이자 동시에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말한다. 다른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자연환경을 품고 있는 만큼, 그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남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섬 관련 정책을 강조했다. 인천에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섬들이 많지만, 아직 그 가치에 걸맞은 정책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여기에 더해 섬 내 쓰레기 문제도 심각한 곳들이 있어 관광객들의 인식 변화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인천의 섬은 정말 중요하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관광객들이 남기고 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곳들도 있거든요. 찾아와 즐기는 것만큼, 두고 가는 것들에도 조금 더 책임감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반면 잘하고 있는 점도 많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은 인천이 꽤 앞서 가고 있고, 에너지 절약에 있어서는 시민들의 참여도가 유독 높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절약은 인천 시민분들이 정말 잘 참여하세요. 그런 부분은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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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부터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 내 다양한 재활용 제품들
폐우산을 활용해 제작한 우비
탄소중립 실천 프로그램을 수년간 진행하며 많은 시민을 만난 그. 환경 보호에 적극적인 시민도 있지만, 종종 회의적인 시선도 따라온다. ‘나 하나 한다고 뭐가 바뀌는데요?’ 같은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선뜻 공감이 가기도 하는 말이지만, 그의 대답은 언제나 같다.
“나 하나 한다고가 아니라, ‘나 하나부터’ 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드려요. 변화는 원래 그렇게 시작하는 거잖아요. 거창한 곳에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작은 결심부터요.”
작은 실천 하나가 주변으로 퍼져나가고, 그것이 모여 흐름이 된다는 것. 그는 단순하지만, 묵직한 진리를 믿고 있었다.
환경의 날을 맞아 인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을 묻자, 그는 단번에 소래습지공원을 추천했다.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을 떠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소래습지공원은 과거 염전으로 사용됐잖아요. 지금은 수많은 철새들이 드나드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많은 분들이 데크 위로 산책하시는데, 데크 아래로 내려가면 습지를 직접 밟고 체험할 수 있어요.”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 내 다양한 재활용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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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일
환경 분야로 나아가려는 청년들을 향해 그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정말 뿌듯하고, 선한 영향력을 준다는 게 참 보람 있어요. 그치만 분명 힘든 점도 있어요. 그 부분도 충분히 생각하고 오면 좋겠어요. 그래야 오래 할 수 있거든요.”
화려하지 않지만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 길을 걷는 이유가 분명한 사람. 이혜란 환경실천가는 오늘도 인천의 자연 곁에서 작고 단단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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