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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획 | 평화도시 인천 1
인천, 평화의 행진을 시작하다
글. 임성훈 본지 편집장

본 이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돛단배는 평화를 염원하며 바다를 가르고, 새로 놓인 다리는 ‘평화’란 이름으로 섬과 육지를 이었다. 수십 년간 가로막혔던 별빛 뱃길도 환하게 다시 열렸다.
‘평화’란 단어가 어느덧 시민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인천은 여몽항쟁을 비롯해 임진왜란, 병자호란, 병인양요, 신미양요,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전쟁사가 집약된 역사적 공간이다. 나아가 한국전쟁 이후에도 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발한 안보의 최전선이기도 하다. 인천이 평화의 시작점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시는 ‘평화가 민생이자 성장’이라는 기치 아래, 접경지역의 평화 유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천 평화이니셔티브'를 본격화하고 있다.
9월 15일은 제76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이다. 평화의 의미가 더없이 각별하게 다가오는 9월을 맞아 ‘평화이니셔티브’란 깃발 아래 펼쳐지는 평화의 행진을 따라가 본다.

2026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 모습(7·27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조직위원회 제공)
“오늘 우리는 평화의 배에 모두의 희망을 싣고 출항합니다.
비록 한강하구 중립수역까지 항행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작은 물결은
닫힌 물길을 흔들고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 마침내 더 큰 평화의 바다로
나아가는 커다란 파도가 될 것입니다. 두려움보다 용기를,
대립보다 대화를, 경쟁보다 공존을 선택하며 평화의 물길을 향해
나아갑니다. 한강하구에서 시작된 작은 뱃고동이 황해를 넘어
세계에 울려 퍼질 것이라 믿습니다.”
- 2026 한강하구 평화의 배 출항 선언문 중
한반도 평화의 물결,
한강하구로부터!
지난 7월 25일 강화군 삼산면 하리선착장이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등 각계에서 모인 이들이 탁자 위에 펼쳐진 대형 흰색 삼각 천 위에 손도장을 찍고 저마다의 염원을 정성스레 써 내려갔다. ‘평화와 번영의 바다’, ‘평화가 미래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2026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이처럼 ‘평화물결 참여하기’ 핸드페인팅 퍼포먼스로 막을 올렸다. 알록달록 소망을 담은 이 대형 삼각 천은 작은 요트에 내걸려 희망의 돛이 됐다. 이어 평화의 배는 바다보다 넓고 깊은 염원을 품고 강화페리에 실려 서검도로 향했다. 한강하구를 평화지대로 선포하고 한강하구에서부터 남북 평화교류의 물꼬를 열자는 게 올해 행사의 취지.
1953년 7월 27일에 맺은 한국전쟁 정전협정에서는 한강하구는 민간선박 항행에 개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활짝 열린 물길임에도 불구, 민간 선박이 이 물길을 오간 사례가 다섯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한강 하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그 세월이 73년이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와 종교계는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해를 되찾기 위해 2005년부터 매년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를 열고 있다.
조각배는 20년 넘게 평화의 조각을 실어나르고 있다. 그 조각들이 모여 멋진 그림을 선보일 날을 꿈꾸며.

신도평화대교(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평화의 이름으로
이어진 길,
신도평화대교
지난 7월 14일 신도평화대교가 개통했다. 이로써 오랜 세월 오직 배편으로만 오갈 수 있었던 신도·시도·모도가 비로소 육로로 연결됐다. 이번에 열린 도로 구간은 총길이 3.26km, 도로 폭 13.5m의 왕복 2차로 규모다.
서해평화대교 구상은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합의했던 서해평화협력지대 선언과 궤를 같이한다. 신도평화대교는 서해남북평화도로 1단계(영종~신도 평화도로) 사업으로 추진됐다. 서해평화협력지대 선언이 낳은 첫 인프라라는 점에서 남다른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10.4 남북공동선언 후 19년이 지난 현재까지 남북관계는 끊임없이 부침을 겪어왔다.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래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남북관계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면 이 도로는 강화도(2단계)를 거쳐 북한의 개성과 해주(3단계)로 거침없이 이어질 평화의 대동맥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신도평화대교는 이름 그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로 향하는 다리다.
신도평화대교 개통일이, 훗날 한반도 평화 번영의 첫발을 내디딘 날로 기록되기를 기대해 본다.
다시 열린 별빛뱃길,
서북도서
야간운항 시대 개막
서북도서 야간운행 규제완화 축하기념식(시 공보담당관 제공)
해 뜨기 30분 전, 해 지고 30분 후.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대연평도, 소연평도 등 서북도서에 얼마 전까지 적용된 야간운항 허용시간이다. 이들 섬이 속한 해역에는 이처럼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객선 야간 운항 금지규정이 적용됐었다. 접경지역이라는 안보의 특수성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7월 20일 섬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규제의 벽이 드디어 허물어졌다. ‘서북도서 선박운항 규정’ 개정을 통해 야간운항 허용시간이 일출 3시간 전, 일몰 3시간으로 확대되며 서북도서 야간운항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 시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해군, 해경 등 유관기관이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끌어낸 결과물이다. 이처럼 밤 바닷길이 열린 것은 무려 39년 만으로 섬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경사다.
그동안 이 해역에서는 장거리 항로의 경우, 오전 기상 악화 시 오후에 날씨가 개더라도 일몰 시간에 묶여 배가 뜨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인천~백령 항로의 지난해 결항일은 71일. 섬 주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야간운항 제한 완화로 해상 교통 이동권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섬 고립 문제가 크게 해소되면서 주민들은 한시름 놓게 됐다.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섬 관광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야간운항의 뱃고동 소리가 처음 울려 퍼진 7월 20일은 안보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일상 속 평화’가 섬에 다시 깃든 날이다.
평화의 시작점에서
평화를 견인한다,
인천 평화이니셔티브
서해 최북단 옹진군과 한강하구의 강화군을 품고 있는 인천은 안보의 최전선이자 평화의 시작점이다. 이러한 지역 특성과 맞물려 우리 시는 최근 ‘평화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진짜 평화’를 이룬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접경지역이 더 이상 ‘규제와 희생의 공간’에 머물지 않고 ‘평화와 번영의 성장 거점’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가 ‘평화관광특구’다. 지난 7월 통일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접경지역 평화안전 연석회의’에서 우리 시가 내놓은 안건이다. 인천이 평화경제특구로 지정되면 인천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남북협력 기반조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으로 거듭나게 된다.
우리 시는 이 자리에서 ‘접경지역 섬 주민의 식수·의료 등 정주여건 개선’, 평화와 통일에 대한 전 국민 시민의식 고양을 위한 타 시·도 주민 여객선 운임 지원, 강화·옹진군의 수도권 규제 완화와 접경지역 대규모 투자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남북평화 관련 지역 민간행사에 대한 지원 등도 건의했다.
인천평화이니셔티브. 이는 단순한 담론을 넘어 실질적 평화를 이끌 강력한 엔진의 또 다른 이름이다.

신도평화대교(이재형 포토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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