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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영혼을 간직한 순수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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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bet 라싸
모든 티베트인들이 평생에 걸쳐 꿈꾼다는 티베트의 주도(州都) 라싸로의 여행. 티베트인들에게 라싸는 수도(首都)가 아니라 평생의 염원을 실현하는 순례길의 정점이다. 불·법·승 삼보(三寶)에게 올리는 큰절을 의미하는 오체투지를 통해 티베트인들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2년에 걸쳐 라싸로 향한다.
글·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티베트인들이 자신의 고향에서 라싸로 향하는 숭고한 순례 길을, 나는 중국 서안(西安)에서 라싸까지 1시간 남짓 비행기를 통해 날아갔다. 티베트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출 길 없는 나에게 티베트는 고산병을 안겨 주었다. 해발 3천6백58m(라싸의 고도) 이상되는 고지대에 적응기간 없이 단숨에 올라섰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두통과 몸살기를 동반한 고산병이 3일이 넘도록 심각한 병세가 되어 나를 괴롭혔다. 고행과 같은 고통을 겪고 난 후에야 티베트는 자신의 품에 이방인을 안아 주었다.

세계의 지붕 티베트 평균고도가 4천m가 넘는 티베트는 세계의 지붕으로 불릴 만큼 고도가 높다. 히말라야 산맥의 북쪽과 중국의 서쪽에 해당하는 넓은 고산지대에 걸쳐 있는 티베트는 1950년 10월 7일, 티베트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진군한 중국 인민해방군 3만명에게 속수무책으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티베트인 120만명이 사망하고, 사원 6천254개가 파괴됐다.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라마 14세는 인도의 북쪽 다람살라로 탈출하여 망명정부를 세우고 지금까지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
티베트를 여행하면서 나는 마치 오래된 우리 과거를 들춰보는 기분이었다. 중국정부의 이주정책으로 라싸는 중국색이 완연해졌지만, 그 중심부를 조금만 벗어나면 우리네 60년대를 연상시키는 시골을 만난다. 친밀감과 함께 마음 한쪽이 저미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언제 씻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동네 꼬마들은 꾀죄죄했지만, 아이들의 해맑은 눈동자에서 말할 수 없는 온기를 느꼈다. 수줍지만 이방인에게 살포시 건네는 티베트인들의 따뜻한 미소와 손길, 경전이 들어있는 경통을 열심히 돌리는 사원에서 만난 티베트인들, 어느 순간 그들은 커다란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추고 있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젖어 있는 소위 문명인이 오히려 안타깝게 느껴진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바다와 같은 스승, 달라이라마의 왕궁 포탈라 라싸를 대표하는 곳은 포탈라궁이다. 달라이라마의 여름궁전인 노블링카와 조캉사원도 빼놓을 수 없다. 포탈라궁은 하루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으며, 하루 관광객 수도 그만큼 제한되어 있다.
포탈라궁은 토번국의 왕이었던 ‘송첸캄포’가 라싸를 주도로 삼은 후, 라싸의 붉은 산에 올라가 경전을 외우고 기도했던 곳이다. 보살이 살던 곳의 의미인 ‘보탈라’로 불리다 오늘날 ‘포탈라’가 되었다. 서기 614년, 당나라 문성공주를 부인으로 맞이한 송첸캄포는 공주를 위해 천개의 방이 있는 포탈라궁을 세웠다.
조캉사원은 송첸캄포가 인도의 브리쿠티 공주를 아내로 맞이할 때, 그녀의 반지가 빠진 호수에 사원을 짓겠다고 약속한 후, 호수를 메워 사원을 지은 데에서 유래한다. 조캉사원이 유명한 것은 사원의 아름다움과 함께 라싸 최고의 상권이 밀집되어 있는 중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또 라싸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인 ‘빠지아오에 거리’와 붙어있어 그 명성이 더해졌다. 오체투지를 통해 성지순례를 온 티베트인들은 조캉사원을 중심으로, 성스러운 길로 불리는 사원주변을 끊임없이 돌며 불심을 키운다.
나도 그들을 따라 몇 걸음 흉내 내 보았다. 등에 메고 있는 짐이 무거워서일까, 손에 들려져 있는 카메라를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일까. 이방인의 어설픈 비틀거림에 티베트인들이 묘한 의미를 담아 미소를 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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