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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예술로 다가서다

2011-08-01 2011년 8월호


평화, 예술로 다가서다


서해바다는 인고의 세월을 견뎌 온 어머니의 품성과 닮아있다. 거칠고, 모진 세월을 넉넉한 품으로 감싸안으며 늘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켜왔고, 지치고 고단한 이들에게 그 품을 내어주었다. 북한과 인접해 있는 인천의 섬과 바다엔 수많은 사연이 담겨있다. 서해교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피격사건…. 갈등의 접경지대로 아픈 바다이지만 세계로 나아가는 소통과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분쟁과 갈등의 바다로 인식되던 서해바다를 우리시대의 화두인 ‘평화’로 승화시키는 미술전시회가 열려 한여름 그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글 이용남 본지편집위원   사진 아트플랫폼 제공, 홍승훈 자유사진가

 


전시기간 : 7월 22(금)~8월 28일(일)
전시장소 :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 외
관람시간 : 10:00~18:00(금/토 10시~20시, 월요일 휴관)
문     의 : 760-1000

인천아트플랫폼이 예술을 통해 서해바다를 평화와 화해, 소통의 바다로 승화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분쟁의 바다, 화해의 바다>가 주제인 이번 전시는 해외작가 5명을 포함해 총 59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조각, 영상, 퍼포먼스, 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20여 점을 선보인다. 시각예술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60여 명의 작가는 작품 전시를 위해 3월부터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천안함과 연평도피격 사건으로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켰던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를 돌아봤다. 작가들은 바다, 자연환경,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생생히 보았고, 남북한의 대치상황으로 인한 분단의 상처, 북한폭격으로 남은 잔해와 상흔을 살펴보면서 다시금 ‘평화’의 중요성을 실체적으로 절실히 느꼈다.
작가들은 섬이 평화로워야 대한민국이 안전하다는 생각하에 그동안 막연하게만 생각되었던 ‘평화, 바다, 섬’이라는 문구를 자신들의 예술 영역에서 가장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방법으로 표현했다. 백령도와 대청도의 절경과 비경, 아름다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위안을 담은 작품은 물론, 남북한의 대치상황을 ‘평화’라는 화두로 은유적으로 때로는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북한 폭격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의 안타까운 상황과 현실적인 아이러니도 작품 속에 녹였다. 자연은 분단의 상황과 관계없이 자유로이 남북을 돌아다니지만 사람만이 철책장애와 분단 이데올로기로 왕래하지 못하는 현실을 들추면서 ‘평화’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 작가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미국 작가들도 함께 참여해, 이방인의 눈에 비친 서해바다와 평화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알리고,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참여작가 유지환은 ‘리플라이2011(Reply2011)-평화, 인천, 소통’ 퍼포먼스로 시민들과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인천아트플랫폼→월미도→영종도→인천국제공항→홍익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돌면서 인천·평화·미술 프로젝트를 알리고 관객들을 모은다. 퍼포먼스는 7월 23일과 8월 15일 두 번 열린다.
인천은 북한과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평화의 의미가 더 크고 절실하게 다가온다. 평화를 매개로한 이번 전시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아로새겨져 분쟁을 넘어 화해로 그리고 때로는 무심하게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남(Yun Suk Nam) / 어시장 Ⅱ(Fish Market Ⅱ)가변크기 / 혼합매체 / 2003

 

이명복 / 두 남자 / 100×72.7㎝ / 캔버스에 아크릴

 

이윤엽(Lee Yun Yop) / 폐기된 무기 Abandoned Weapons / 210×150㎝ / 목판화_2011

 


일상 삶 속의 평화를 반추  박충의 작가
고향이 백령도인 작가는 8살에 백령도를 떠났다. 이번 미술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42년만에 고향을 찾았으나 정겨움과 함께 낯설움을 동시에 느꼈다. 작가는 한 달간 백령도에 머물면서 작품을 그렸다. 고향에서 만난 이웃, 친구, 친척, 풍경을 소박하면서도 정겹게 그리면서 평화를 녹여냈다. 주민들의 일상과 생활 속에 평화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그곳이 경계지역, 접경지역인 것은 군인과 그 가족이 주민의 절반가량 된다는 것, 천안함 사건으로 관광객이 줄어들었다는 사실만이 증명한다. 작가는 백령도 주민들의 평화로운 모습과 순박한 삶을 아크릴작품 22점과 스케치 19점으로 담아냈다.

 


전쟁은 아직도 진행형 - 영웅들의 섬  김태은 작가
월미도에서 벌어진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사실과 장소성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프로젝트. 전시장 안에 설치된 군대막사에는 국내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63년작)과 북한영화 ‘월미도’(83년작)를 동시 상영하면서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상황, 총성소리로 아직도 긴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으로부터 60년이 지난 현재의 월미도. 전쟁의 상흔은 잊혀지고 ‘디스코팡팡’ 놀이기구가 새로운 명물이 됐다. 작가의 시선은 카메라가되어 현재의 월미도를 관통하고 과거의 역사를 재현한 영화 속 공간을 따라 추적해가면서 전쟁이 현재진행형임을 역설한다.

 


연평도의 아름다운 일몰 작품화  타케시 모로
일본인 아티스트 타케시 모로는 지난해 북한에 의한 피격사건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연평도를 작품화했다. 연평도를 돌아보면서 대피소에 집중했고, 전쟁의 상징물인 대피소의 어둡고, 칙칙하면서도 눅눅한 이미지를 카메라 옵스큐라 기법을 통해 연평도 사건을 은유적으로 표현, 창작 작품화했다. 작가는 영국에 살면서 대피소를 본 적이 있는데 전쟁의 부산물인 대피소는 없어져야 할 공간이기에 평화의 대척점에 놓았다.
또한 노래방에서 보는 듯한 아름다운 일몰 풍경을 영상작품으로 담았다. 남한땅에서 해가 떠 북한땅으로 해가지는 모습을 엘튼존의 시적인 가사와 선율을 접목시켜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평화를 노래하고 갈구하는 인간의 내면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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