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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끝, 하얀 새 숨
기다림 끝, 하얀 새 숨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소금밭 염전. 흐르지 않는 바닷물은 해와 싸우고 바람을 다독이며 비로소 새 숨을 얻는다. 인천에는 옹진군 북도면과 백령면에 귀하디 귀한 하얀 소금꽃이 핀다. 전 세계 소금 가운데 39%인 천일염 그 중에서도 단 2%뿐인 갯벌 천연염이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기다림 끝에 맺은 하얀 보석
살다보면 삶이 버거울 때가 있다. 마음은 느리게 살고 싶은데 머릿속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몸은 하릴 없이 움직인다. 흐르지 않는 바닷물이 기나긴 시간 해와 싸우고 바람과 손잡으며 새 숨을 얻는 소금밭. 시간이 멈춘 듯 그 호젓한 풍경은 잠시 숨을 고르고 발걸음을 느리게하라 가르친다.
염판에 바닷물을 채우고, 볕과 싸우고 바람을 다독이며 말리고, 물을 달래며 소금을 거두고, 염판과 창고를 오가며 창고에 그득히 쌓고, 간수를 빼고… 염부는 오래도록 손길을 주고 기나긴 기다림을 견뎌야만 비로소 반투명한 육각형 결정을 꽃피울 수 있다. 이 귀하디 귀한 천일염은 바닷물에서 염화나트륨을 분리해 만드는 정제염이나 오랜 세월 건조해 미네랄 성분이 녹아 없어진 암염에 결코 비할 수 없다.
맑은 자연이 키운 다디단 맛
인천에는 중구 을왕동에 천일염 제조업체 두 곳이 있고 옹진군 북도면과 백령면에 염전이 한 곳씩 있다. 이들 염전의 면적은 총 1.51㏊로 매년 430t 가량의 소금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특히 육지에서 뱃길로 224㎞, 서해 바다 끝에 홀로 핀 백령도에서 나는 소금은 맛이 다디달고 영양이 풍부하기로 이름 높다. 섬의 맑디맑은 기운으로 빚어내니 때 묻은 육지에서 나는 소금과 어찌 견줄 수 있을까.
백령도에 염전이 처음 생긴 때는 15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해군 때 오성부원군 이항복이 백령도 소금을 황해도 제일로 치켜세우면서 염전을 만들고 소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볕 좋고 바람 좋은 가을리는 소금을 만드는 최적지로, 갈대가 무성한 이곳에서 나는 소금을 ‘갈염’이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진촌리와 북포리 일대에 바닷물의 유입을 막고 백령호를 만들면서 더 이상 소금을 생산할 수 없게 됐다. 지금은 화동 입구에 자리 잡은 화동염전만이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백령도에 남은 마지막 염전에는 오십 평생을 염부로 살아 온 부부가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소금을 긁어모으고 있으리라.

백령도의 마지막 소금밭인 '화동염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천소금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소금은 모두 2억 1천만톤으로 그 가운데 천일염은 39%를 차지한다. 이 중 37%에 이르는 호주와 멕시코산 소금은 바닷물을 염전에 가둔 후 일 이년에 한 번 거두기 때문에 영양성분이 거의 없다. 그렇지 않고 오랜 세월 바다의 기운을 그러모아 정성껏 거두는 갯벌 천일염은 세계에서 단 2% 뿐이다. 특히 우리나라 천일염은 바다의 천연 미네랄 성분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맛이 좋아 그 가운데서도 으뜸이다.
이 귀한 소금은 안타깝게도 값싼 외국소금에 밀려 그동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우리시도 이에 발맞춰 지역 천일염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2013년까지 중구, 옹진에 있는 염전에 모두 30억원을 지원해 시설을 보완하고 판로를 개척할 방침이다.
적당한 햇살과 바람 여기에 정성스러운 손길과 오랜 기다림이 더해 멈추어 있던 바다는 새 숨을 얻는다. 그 하얗고 보드레한 결정체를 입에 담고 진리대로 느리게 흘러가는 자연을 음미해 본다.
바다의 도시, 인천 천일염이 최고

백령도 천일염 고집하는, 송도파크호텔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송도파크호텔은 모든 요리에 백령도산 천일염을 넣어 정성스레 조리한다. 인천을 찾는 사람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심 끝에 찾은 해답이다.
“사람들은 보통 우리나라 천일염하면 전남 신안의 천일염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인천에도 영양이 풍부하고 맛 좋은 천일염이 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바다의 도시 인천 그 안의 청정 섬에서 나는 갯벌 천일염,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요.”
송도파크호텔의 요리를 담당하는 박장원 조리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인천 천일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게랑드의 천일염보다도 칼륨과 마그네슘이 두 배 가까이 풍부하게 스며 있다. 또한 천일염은 건강에도 좋지만 음식의 풍미를 돋우는 데도 그만이다. 저가의 외국산 소금은 맛이 텁텁하고 쓴맛이 나지만, 천일염은 짠 맛 속에 단 맛이 감돌아 음식 재료에 숨겨진 오묘하고 깊은 맛을 이끌어낸다. 송도파크호텔은 고온에서 구운 천일염에 강화쑥, 강화인삼, 녹차, 백련초 등을 가미해 영양과 풍미를 최상으로 살리고 있다.
송도파크호텔 210-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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