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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향 따라, 마음이 머무는 그곳
문자향 따라
마음이 머무는 그곳
서권기 문자향(書卷氣 文字香). 추사 김정희는 “가슴속에 책 만 권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 넘쳐 그림과 글씨가 된다”고 했다. 우리 마음에 맑고 깨끗한 그림 한 점 그리러, 책 향기 그윽이 머무는 곳으로 간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홍승훈 자유사진가

나비가 사는 세상에서 책 읽기 나비북카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색색의 바람개비가 돈다. 눈앞에서 나비가 하늘하늘 날갯짓을 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두드린다.
도심 속 푸른 쉼터 ‘인천나비공원’에 아담한 북 카페가 문을 열었다. 자연교육센터 2층 발코니에 자리 잡은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곳곳에 핀 나비들이 금방이라도 하늘을 훨훨 날 듯 하다. 쏟아지는 햇빛, 창 밖으로는 가을날의 정취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따듯한 감촉의 나무테이블 위에서 책 한 권 여유롭게 읽는 호사를 누려 본다.
이 곳에는 아이들의 감성을 일깨우고 동심을 자라게 하는 책과 엄마 아빠를 위한 시집과 소설책 등 책 200여 권이 구비되어 있다.
아이와 손잡고 찾은 도심의 공원 그 안의 작은 북 카페 그리고 테이블 위 펼쳐진 책.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한 시간 속에 아이의 꿈도 푸르게 푸르게 자라난다.
TIP 나비북카페는 부평구가 부평지역자활센터 자활사업단에 위탁, 운영한다. 카페 수익금은 수급자들의 자립과 사회적 기업의 운영 등에 쓰인다.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하절기에는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문의 517-1982

헌책방에서 누리는 행복 배다리 나비 날다
사람냄새 종이냄새 물씬 나는 동네, 배다리. 세월의 곱절이 자욱이 쌓인 헌책방들 사이 유독 화사하게 빛나는 공간이 있다. 이름도 예쁜 ‘나비 날다-나(눔)과 비(움), 오래된 책 집에 날아들다’.
5평 남짓한 공간에는 책들이 가지런히 채워져 있고 예쁜 소품이 아기자기 놓여 있다. 저기 햇살 내리는 창가에는 보송보송 귀여운 고양이들이 오수를 즐기고 있다. ‘나비날다’는 배다리 주민이 하나둘 뜻을 모아 만든 소중한 책 쉼터로,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줄곧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권은숙(42)씨가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버려지는 것들이 새 생명을 입고 다시 태어난다. 간판은 기존 헌책방에서 쓰던 것을 그대로 살렸고 버려진 나무판자를 모아 책꽂이를 만들고 책상을 짰다. 책도 거의 헌 책이다. 손때 묻은 책장을 넘기노라면 그 안에 담긴 누군가의 사연이 아련히 밀려오는 듯하다. “오래된 것들이 풍기는 편안함 속에서 일상 속 스쳐 지나갔던 주변을 돌아보고 여유를 찾았으면 해요.”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를 지나 다다른 작은 책 쉼터. 여기서는 차를 사 마시지 않아도 물건을 사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저 친구집에 들른 듯 편하게 책 한 권 읽고 가면 된다. 행복은 그렇게 가까이 있다.
TIP 2천원 정도 내면 책을 보며 따듯한 차 한 잔 마실 수 있다. 돈이 없으면 자신의 것과 필요한 것을 나누면 된다. 또 ‘작은가게’를 통해 공정무역 유기농 먹거리와 손으로 만든 친환경 물건을 사며 윤리적 소비를 실천할 수 있다.
문의 011-9007-3427

한 편의 영화 같은 여유 영화공간 주안
아름다운 영상이 흐르는 ‘영화공간 주안’. 영화관 로비 중앙에 있는 북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즐기며 책장을 넘기는 것은 이곳에서 누리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영화공간 주안은 단순한 영화관이 아닌 다양한 문화예술의 안식처예요. 북카페도 그 일환으로 또 관객이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책을 보며 여유를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했어요.” 영화공간 최은선 매니저의 말에 관객을 위한 따듯한 배려가 느껴진다.
2년 전 문을 연 북카페는 그리 넓지 않지만 시민에게 기증받은 책 2천 여 권이 차곡히 채워져 있다. 영화를 비롯한 영상 관련 서적부터 미술, 문학,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책마다 재미와 감동이 넘쳐난다. 전문 분야의 책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신선한 감각을 일깨우기 충분하다.
눈물과 웃음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한 편의 영화처럼, 예술은 이곳 책 속에 있고 책은 또 이렇게 우리 가까이 있다.
TIP 북카페는 영화관 운영시간인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복합 문화공간인 영화공간 주안에는 영화 상영 외에도 인디밴드 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앞으로 사진과 그림 등의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문의 427-6777

나무 그늘 아래, 종이향에 취하다 숲속도서관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온전히 살아 숨쉬는 월미산, 그 산책로 입구에 지난 4월 ‘숲속도서관’이 생겼다. 바로 옆 나무 그늘 아래 벤치가 놓여 있어 여유로운 한때를 즐기기 좋다.
전화 부스 모양을 한 작은 도서관 안에는, 누군가의 소중한 사연이 담긴 책 600여 권이 또 다른 누군가의 추억을 아로새기길 기다리고 있다. 책은 도서기증운동으로 시민이 한 권 한 권 소중히 모은 것으로, 책장을 넘기면 그 고마운 마음이 종이향과 함께 흠씬 배어난다. 월미공원은 지난 7월 한국전통정원과 정상부근 광장에 추가로 부스 두 개를 더 설치해 현재 숲속도서관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산길을 거닐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면 잠시 쉬었다가자. 나무그늘 아래서 책 향기에 고즈넉이 취하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인천대공원에도 호수 주변을 시작해 관모산 등산로 입구, 야생 초화원 정자 주변, 수목원 입구, 벚꽃길 동물원 주변 등에 숲속도서관이 있다. 우리시는 앞으로도 관내 공원에 지속적으로 숲속도서관을 지을 계획이다.
TIP 책은 모두 시민이 기증한 것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책을 다 읽은 후에 제자리에 꽂아두면 된다. 따듯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싶다면 공원안내소에 도서를 기증하면 된다. 문의 : 월미공원 765-4133, 인천대공원 466-7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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