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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갤러리의 아름다운 그녀

2011-11-01 2011년 11월호

 

골목 갤러리의 아름다운 그녀

‘유네스코 에이.포트’ 큐레이터 이라파엘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그녀는 예뻤다. 발그레 홍조 띤 얼굴에 깊은 눈매, 눈동자는 풍부한 암갈색이였다.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싱그러운 에너지가 넘쳤다. 그런 그녀가 있는 신포동 후미진 골목 안 작은 갤러리에도 빛이 났다.
이라파엘(29)은 ‘유네스코 에이.포트(UNESCO A.poRT)’의 큐레이터다. 유네스코 에이.포트는 신포시장 가까이 오래된 칼국수집 골목에 1930년대 지은 낡은 일본식 목조건물을 개조해 만든 갤러리다. 작지만 의미 있는 이 공간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기나긴 세월 살아 온 이야기가 역사와 문화가 되어 흐른다.
“인천은 하나하나의 사실적인 기록보다 사람들이 가진 추억이 전해져 내려와 이야기가 더해지는 곳 같아요. 특히 신포동에 머무르며 공간과 공간이, 사람과 사람이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눈빛을 반짝이며 갤러리를 품은 신포동 골목을 예찬하는 그녀이지만, 사실 이곳에 오기 전 까지 만해도 인천에 대해 전혀 몰랐었다. 이씨는 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 종로에 있는 한 대형 갤러리에서 인턴으로 일했었다. 이후 이보다 조건이 나쁘다면 나쁜 인천의 신생 갤러리로 자리를 옮겼다. 용인 집에서 인천 갤러리까지 오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그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갤러리의 아트디렉터인 작가 이탈에 대한 믿음과 인천에 대한 운명같은 이끌림이 있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이탈 선생님이 갤러리로 만들기 전, 이 건물을 보여주셨어요. 이 시대에 1930년대 지은 목재건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내게는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지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인천을 알고 싶다’고.”
이씨는 이후 개관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시작으로 지금껏 사람과 예술을 가깝고 따듯하게 잇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인천사람, 사는 게 바빠 예술을 가까이 할 수 없던 시장통 사람들도 갤러리를 찾았다. 언젠가 “이런 곳은 한동네 사는 우리가 더 자주 와야 한다”고 말하던 신포시장 상인의 말을 그녀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문화예술 공간은 따듯해야 해요.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지 않고 일부러 알리지 않아도 알음알음 찾아오도록. 일상의 그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따듯하게 하고 잃어버린 것을 되찾게 한다고, 나는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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