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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진정한 우리사회 ‘영웅’

2011-11-01 2011년 11월호


당신이 진정한 우리사회 ‘영웅’
헌혈왕 임종근

글 이용남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헌혈왕, 헌혈전도사의 첫인상은 예상을 빗나갔다. 헌혈을 한다는 사람의 몸이 작은 키에 왜소하다는 데 잠시 놀랐고, 2주에 한 번씩 거르지 않고 헌혈을 한다는 사실이 경이로웠다. 더욱이 더 건강하고 좋은 피를 이웃과 나누기 위해 마라톤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는 얘기엔 자못 숙연한 마음까지 들었다.
인천시교육청 직원인 임종근씨(53)가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헌혈을 시작한 것은 78년부터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초등학교 졸업이 다였던 그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프레스공, 선반공으로 지방을 전전하면서 추위에 떨거나, 뙤약볕 아래서 일하는 것이었다. 따듯하고 시원한 곳에서 일하고 싶은 욕망은 꿈같은 이야기였다.
가난과 못 배운 설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는 주경야독하며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해 합격한다. 그러면서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건강을 나눠주는 데 눈길을 돌린다.
“어릴적 저의 처지를 비관하다 성당에 들른적이 있었습니다. 성당에 갔다 나오는데 어떤 장애인이 배추와 무가 가득 찬 리어카를 끌고 가는 뒷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래도 낫지 않은가 생각하게 됐고 헌혈을 평생하기로 제 자신과 약속 했습니다.”
78년부터 이어 온 헌혈은 지난 10월 4일 400회를 맞았다. 그는 일반 헌혈이 아니라 백혈병 등 환자들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혈소판 헌혈만을 고집한다. 혈소판 헌혈은 시간이 길뿐만 아니라 칼슘이 같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한동안 입술이 떨리는 등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가난이 저를 키웠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했기 때문에 강했고, 뭐든지 부지런히 할 수 밖에 없었으며 철도 빨리 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씨는 건강하게 헌혈하기 위해 2000년부터 마라톤과 인연을 맺었다. 이제까지 42.195㎞ 풀코스 53회, 100㎞ 울트라마라톤 25회, 200㎞ 울트라마라톤 1회, 311㎞ 한반도 횡단에 도전했고, 보스톤마라톤, 사하라사막마라톤 250㎞를 달려 마라톤도 달인 수준이다.
임씨는 아침에 헌혈을 하고 오후에 마라톤을 뛸 정도로 건강을 자신한다. 이제까지 한 헌혈양도 1.5ℓ페트병으로 120병 정도 된다. “지금의 건강상태를 보면 헌혈은 70세까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헌혈하는 동안 늘 생각합니다. 내 피가 다른 어려운 사람들에게 꼭 소중하게 쓰이길 마음으로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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