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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희망을 찾다
고전에서
희망을 찾다
현대인의 삶은 바쁘고 복잡하다. 승진을 위해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하게 세상과 부딪친다. 직장에서 승진하고, 좋은 집을 마련하고, 남들보다 더 좋은 지위를 갖기를 열망하지만 그게 정말 행복을 주는지는 잘 모른다. 매일 매일 바쁘고 정신없이 일에 쫓겨, 남은 물론 나도 뒤돌아 볼 시간없이 살지만 그런 삶에 때로는 지치고, 부대끼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나,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앞으로 어디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 등 끝없이 자신에게 대답없는 물음을 건넨다. 삶에서 채우지 못하는 갈증, 허전함을 인문학에서 답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것이 인문학 열풍이 부는 이유다.
글 이용남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고전을 공부하는 평생학교 온고재(溫故齋)
인천에서 인문학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고전을 공부하는 평생학교인 ‘온고재(溫故齋)’를 찾아보자. 온고재는 ‘온고지신(溫故知新)’에서 따온 말로 옛 성현들의 말을 알고 공부하자는 취지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이후 논어, 맹자, 칼 막스 자본론, 사기열전, 성경, 금강경, 그리스철학, 프랑스혁명사, 러시아혁명사 등 동서양을 넘나들며 주옥같은 고전을 공부하며 시민들에게 고전의 참의미, 선현들의 지혜를 가르친다.
이곳 온고재의 훈장 역할을 하고 이는 이우재 소장(54)이다. 그는 이곳에서 동양의 고전인 논어와 맹자 강의를 맡아 논어와 맹자속에 녹아있는 고전의 가르침을 수강생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는 고전을 알아야 하는 이유를 “사람을 알기 위한 고민이 수천 년 전부터 있어왔다. 인간에 대한 본질, 인간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설명해 놓은 것이 고전”이라고 말한다.
이우재 소장이 고전에 관심을 갖고 평생학교인 온고재를 연 데는 그의 삶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골수 운동권 출신이었던 그에게 92,3년에 다가온 동구 공산권의 몰락은 큰 충격이었다. 자신의 20대를 불살랐던 이념과 사상에 큰 혼란을 가져왔고, 그간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허망함을 느꼈다. 정신적 좌절과 자신을 알아주지 않던 세상에 야속함을 느낄 때 그를 다시 세상 속으로 이끈 것은 고전이었다. 맹자의 ‘논어’를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들었고, 공부를 다시 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매우 군자다운 것이 아니겠는가(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라는 논어 경구를 가슴에 새기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생각을 정리했다.”
이 소장은 요즘 사람들이 인문학에 열광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수강생 대부분이 40~50대다. 각박한 현실에 지친 이들이다. 앞만보고 달려온 40~50대 대부분이 이제 내 인생, 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점에 왔다. 삶에 지친 이들이 고전공부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인생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얻는 것 같다.”
온고재의 인문학 강좌는 매주 화, 목, 금 3회 열린다. 이우재 선생은 화, 목요일에 동양고전인 논어, 사기열전을 강의하고, 금요일엔 외부강사가 그리스철학을 설파한다.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그리스철학 강좌에는 10여 명의 수강생이 모인다. 각자 하는일도 틀리고, 나이도 다르지만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이곳에서 그리스 철학자들의 삶과 지성을 배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 학교 윤리수업 시간에나 들었을 법한 철학자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세상을 꿈꿔왔는지, 어떤 삶에 가치를 두었는지를 강사로부터 진지하게 듣고, 사유한다.
이곳에서 고전강좌를 듣고 있는 홍상의씨(40, 홍정신과의원)는 “고전을 공부하면서 환자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가 달라졌다”며 “환자를 진료하는 자신의 태도가 더욱더 진지하고 깊어졌다”고 말한다.
도서관 인문학 강좌도 인기
온고재 외에도 인문학의 보고인 도서관에서도 시민들 대상 인문학 강좌를 열리고 있다.
인천시 중앙도서관(421-1152)은 인문학 인기에 힘입어 12월 6일까지 야간 인문학 특강을 열어, 2천5백년 전 살았던 성현들의 고전을 산책하며 그들의 사상과 교훈을 전파하고 있다. 중앙도서관 인문학강좌는 ‘그림으로 보고 이야기로 듣는 동서양 고대사 탐험’, ‘인문학 인물평전 콘서트’ 두 가지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사마천’, ‘삼국유사 일연’, ‘귀로 듣는 역사, 헤로도투스’, ‘너의 탁월함을 발명하라, 플루타코스’를 비롯해 ‘박지원’, ‘파블로 네루다’, ‘소동파’, ‘나즈메소세키’ 등 위인들의 삶의 궤적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도서관은 인문학 강좌에서 들었던 내용을 책으로 다시 시민들이 살펴 볼 수 있도록 도서관 열람실에 관련 도서를 전시하고 있다.
인천 중앙도서관의 인문학 강좌는 올해 처음 열렸지만 작은 강의실에 2천년 전에 살았던 성인들의 삶, 생각, 행동 등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싶은 시민들로 늦은밤 계속 북적였다.
인천시립박물관(440-6750)에서도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와 함께 2009년부터 인문학 강좌를 열어 시민 교양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시립도서관 인문학 강좌는 ‘동아시아 고전산책’이다.
강좌내용은 중국의 역사를 집대성한 ‘사마천의 사기’, ‘캉유웨이의 대동서:근대유학과 신세계’, ‘한줄도 너무 긴 하이쿠, 예술과 혁명을 만나다’로 시민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들로 총 8회를 진행한다. 강좌는 12월 13일(화)까지이고 14시부터 두 시간 강의한다.
미추홀도서관(462-3900)도 초겨울 시민들의 마음에 따듯한 훈풍을 불어넣어주는 인문학 강좌를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열고 있다. 강좌는 12월 13일(화)까지이고 14시부터 16까지다. 미추홀도서관의 주제는 러시아 문학이다. 거대 제국을 건설했고, 세계의 문호를 배출했던 러시아 문학의 대가들의 대표소설들을 통해본 인간의 고뇌, 본성, 시대의 모순에 대한 문호들의 고민을 알고, 공감할 수 있는 귀중한 자리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죄와 벌’의 도스토옙스키, ‘전쟁과평화’, ‘안나카레리나’의 톨스토이, ‘갈매기’의 안톤체홉의 문학 속 사상과 인간 행동의 근본적 문제를 배우고 살필 수 있다.
이제 올해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숨가쁘게 달려온 날들을 돌이켜보며 한해를 정리할때다. 나를 돌이켜보고, 내 삶을 반성하는 데 인문학 만큼 위안을 주는 공부도 없다.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인생의 참 의미,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은 무엇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의 기회를 줄 인문학에 관심을 가져보자. 고민하고 생각하는 만큼 인생의 깊이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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