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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세상의 물살을 가르다

2011-12-01 2011년 12월호

 

자유롭게 세상의 물살을 가르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은메달리스트 정혜경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제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요.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인터뷰를 안 하면 안될까요?” 수화기 너머로 수줍어하는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 전국체전에 처음 출전해 메달을 두 개나 딴 그녀이기에 ‘당차겠거니’ 미리 짐작했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들려오는 여린 목소리가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정혜경(37)씨는 지난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3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출전해 50m, 100m 배영 은메달을 획득하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다른 선수들은 몇 년씩 연습해도 이루기 힘든 결실을 맺었다고 운을 떼니, 그녀는 “물 속에서 놀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라고 천진하게 말한다. 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메달에는 그녀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
정씨는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으면서 한쪽 다리가 조금 불편해졌다. 지금은 자신의 장애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지만, 예전에는 항상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앞섰다. 운동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사람들 앞에 몸을 드러내야하는 수영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에 움츠렸던 것도 잠시, 그녀는 수영을 하면서 세상 앞에서 당당해지는 용기를 얻었다.
“처음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부터 힘들었어요. 이후에도 쉽지 않았지요. 다른 사람은 일주일 연습하면 될 것을 저는 한 달이 걸렸으니까요. 물에 뜨는 것부터 매일 연습해야 했어요.”
그녀가 대회에 나가게 된 건 그녀의 잠재력과 열정을 높이 산 서부여성회관 강사의 적극적인 권유와 가르침 때문이다. 이후 1년 4개월 동안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대회에 나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은메달리스트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를 달게 됐다.
자신 앞에 놓인 장벽을 깨고 세상에 성큼 다가선 그녀에게, 최근 꿈이 하나 생겼다. 훌륭한 사회복지 공무원이 되어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스스로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그녀는 생각한다. 그 마음을 실천하기 위해 시험 준비로 바쁜 요즘에도 어르신들께 식사를 배달하며 따듯한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수줍음이 많지만 누구보다 강하고 용기 있었다. 그리고 몸은 조금 부자유스러울지 몰라도, 마음과 꿈은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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