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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낮은 곳으로 스스로 내려가는 것
봉사는 낮은 곳으로
스스로 내려가는 것
글 이청연 인천광역시자원봉사센터 회장

하루에도 몇 번씩 질문을 받는다. “자원봉사센터는 무슨 일을 하나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과연 자원봉사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왜 자원봉사를 하는가.
우리 조상은 공동체 정신을 지키고 상부상조하도록 공덕(公德)활동을 누구나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도리로 여겼다. ‘다같이 덕 보는 일’ 공덕은 요즘말로 하면 자원봉사인데, 이전부터 사람들은 이웃을 돕고 타인을 위해 봉사해 왔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자원봉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가 고도로 분화되고 사회문제 역시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봉사활동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개인에 의한 비체계적인 봉사활동에서 사회적 요청에 따른 체계적인 봉사활동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또한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시민의 사회적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자원봉사 활동이 조직적으로 발전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원봉사라고 하면 부자가 빈자에게, 배운 사람이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 건강한 사람이 병든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베푸는 것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자원봉사 활동은 단순한 선행이 아니다. 단순한 도움의 활동이 아니라 도움을 매개로 변화를 도모하는 활동이다. 박애정신에 의한 자선활동이나 선행에 가치를 부여한 ‘도움의 활동, 변화의 활동’을 통해 자신은 물론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활성화하고 체계화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장치가 바로 자원봉사센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은 8월 말 현재 65만 명의 자원봉사자와 1만 6천여 자원봉사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 서비스 제공단체 및 수용단체, 활동 지원단체 등 자원봉사 관련 기관 간의 연계활동과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교육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주로 담당한다. 인천자원봉사센터와 기초단위 10개 군(옹진·강화군)·구(중·동·남·남동·연수·부평·계양·서구) 자원봉사센터에서 그 일을 한다.
누구나 자원봉사자가 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따듯한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손 내밀어 실천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그래서 자신의 시간·재능 그리고 비용까지 제공하면서도 즐거워서 하는 활동이어야 한다. 그러나 자원봉사는 사람과 자연과 의미 있는 관계를 갖는 변화의 노력이므로 기술과 과정이 필요하며 갈등도 일어난다. 때문에 관리조정자와 프로그램, 활동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여러 사람의 협력과 참여로 이뤄지는 활동으로, 특히 사회복지 영역에 집중되었던 자원봉사활동 분야가 지금은 보건·문화·교육·국제교류·환경·안전·자율방재 등 인간의 삶의 질과 관련된 대부분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므로 자원봉사자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고 자원봉사센터가 담당해야 할 몫도 더욱 커졌다.
명심하자. 자원봉사는 칭찬이나 존경받기 위해 저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버림받고 거절당하고 격리되고 소외되어 고독과 불안 속에 절망하는 이웃이 살고 있는, 저 낮은 곳으로 스스로 내려가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과 새기고 싶은 한 구절]
욕속부달(欲速不達)
‘두레박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의 물을 풀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큰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모름지기 그에 상응하는 지식을 충분히 쌓아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욕속부달(欲速不達). 아무리 상황이 급하고 아무리 의욕이 앞선다 할지라도 순리를 따르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그르칠 수 있다. 자원봉사 활동 역시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군데군데 암초도 있으며 선(善)한 뜻을 송두리째 꺾어 버릴 수 있는 폭풍우도 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활동도, 서로의 입장이나 문제점과 필요한 점을 이해하고 나서 행하지 않으면 빗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폐를 끼치기도 한다. 사려 깊지 못한 도움은 오히려 상처를 줄 수도 있다. 훌륭한 자원봉사자는 활동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적극적인 자기개발과 훈련 그리고 길고 튼튼한 두레박줄을 준비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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