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강남에서 찾아오는 교육도시로
강남에서 찾아오는 교육도시로!
흔히 인천의 학력이 전국 최하위라고 하는 데, 우리로서는 사실 억울하다. 우리시의 대학진학률이 타 시·도에 비해 높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수능성적만으로 학력 전체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다소 어폐가 있기 때문. 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볼 때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이 타 시·도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사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시와 시교육청은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인천의 교육력을 강화하기 위해 ‘학력향상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에서 교육 때문에 찾아오는 도시로 만든다’는 게 우리의 비전.
학력향상 선도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강대수, 49)과 그곳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형(이복순, 46), 학교에 다니는 학생(김성훈, 19) 그리고 교육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장학사(이병욱, 49)가 모여 ‘학력향상 정책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성과를 냈으며,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글. 정경숙_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성환_포토저널리스트
이병욱_장학사
인천시교육청 교육과정기획과 학력증진팀의 장학사 이병욱 입니다. 시와 시교육청은 ‘인천의 학력 양극화를 해소하고 모든 학교가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학력향상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력향상 선도학교를 통해 변화된 점,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요구되는 사항 등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강대수_교사
인천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와 인천고에서 진로진학 상담을 하고 있는 교사 강대수입니다. 인천고는 인천의 전통 있는 명문고이지만, 타 시·도의 특목고로 입학하는 학생이 늘면서 학력이 떨어지는 추세였습니다. 하지만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선정되면서 멘토제와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학생을 위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직 일년이 지났기에 성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상당히 도움 받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향후 교육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리라 봅니다.
이복순_학부형
인천고 학부형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학부모회장 이복순입니다. 주위를 보면 ‘우리 아이를 타 시·도의 좋은 학교에 보내야 하나’하고 고민하는 학부형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인천시민이라는 데 자부심이 크고 아이들도 같은 생각이기에 망설임 없이 인천의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특히 우리가정의 경우 큰애가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지정되기 전에 학교를 다니다 졸업했고, 이후 둘째 애가 현재 학력향상 선도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사실 큰애는 대입을 준비하기가 다소 어려웠는데, 확실히 둘째 애는 개별상담을 해 주는 등 학교에서 아이 스스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병욱_장학사
학력향상 선도학교는 진로진학 상담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이를 교육적인 차원에서
접근,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생들도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고요. 가장 큰 변화를 느끼는 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겠지요?
김성훈_학생
인천고 전교학생회장 김성훈입니다. 전에는 하고 싶은 일이나 가고 싶은 대학에 대해 구체적인 개념이 없었어요. 하지만 우리학교가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학생들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학생에 맞춰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고 아이들도 하고 싶은 공부를 스스로 선택해서 하지요. 선배들을 보면 3학년이 되어서야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했는데, 우리는 2학년인데도 이미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어요.
이병욱_장학사
학생들에게 ‘내가 왜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가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생겼다는 건 상당히 반가운 일이네요. 학력향상 선도학교가 인천의 교육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지요. 그렇다면 학력향상 선도학교를 더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개선했으면 하는 사항은 무엇인가요?
강대수_교사
교사 입장에서 말하면, 기존의 업무는 줄지 않고 학력향상 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업무가 더해지니 과부하가 걸리는 게 현실입니다. 결국 이는 아이들에게 돌아가지요.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적적인 업무를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이복순_학부형
저 같은 경우는 학부모회장을 하다보니 어머님들께서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세요. 앞서 말씀하신대로 선생님들이 업무가 과중하다보니 아이들에게 세심하게 관심을 쏟기가 힘든 것 같아요. 학부모로서 진로별로 학생들 개개인에 맞는 일대일 멘토제를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이병욱_장학사
선생님들은 슈퍼맨이 아니니까,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도록 행정업무를 지원하면 좋겠지요. 하지만 어려운 현실에서도 고유 영역별 수업모델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아요. 또 진정으로 인천의 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그런 선생님들이 중하위권 학생들을 이끌어가야 하고요.
강대수_교사
맞아요. 학력을 끌어올리려면 가장 능력있는 선생이 중하위권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는 교육환경이 확산되어야 해요. 최상의 실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보다 아이들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게 사실 중요하지요.
이복순_학부형
매우 좋은 생각이예요. 사실 학부모들은 상위권 학생 위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에 불만이 많아요. 2등급 아이를 1등급으로, 3등급 아이를 2등급으로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한 데 말이죠.
현실이 그렇다보니 학부모들도 ‘내 자식은 전교 50등 안에 들어야 한다. 그래야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간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어요. 중하위권 학생들도 열정을 갖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함께 이끌어 주길 바랍니다.
이병욱_장학사
이즈음 또 궁금한 건, 학력향상 선도학교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호도입니다.
‘그 학교 공부 잘 가르치는 좋은 학교라더라’ 이런 이야기를 많이들 하나요?
김성훈_학생
동생이 이번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데, 저와 같은 인천고를 지원했어요. 0순위 배정을 받으려고 중학생 때부터 내신성적을 열심히 관리하더라고요. 또 동생처럼 학력향상 선도학교에 가려고 노력하는 후배들이 많아요. 자연스럽게 권역 내 중학교도 학력이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내는 것 같아요.
이복순_학부형
상위권 학생과 학부형들은 특목고를 대신해, 공부하는 분위기 속에서 학창시절을 누릴 수 있는 일반고인 학력향상 선도학교를 선호해요. 하지만 중위권 학생과 학부형들은 마음은 있지만 혹시 내신성적이 뒤처질까봐 입학하기를 주저하는 편이고요.
강대수_교사
그 부분은 좀 오해가 있네요. 내신으로만 대학을 가는 건 아니니까요.
내신이 일정 등급에 들면 논술, 면접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어요.
이병욱_장학사
인천은 우리나라 16개 시도 가운데 특목고가 가장 적어요. 학력향상 선도학교는 특목고에 가고자 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정책이기도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이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몰린다는 건 상당히 바람직하네요. 또한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공립고 비율이 가장 높은데요, 학력향상 선도학교는 무너지는 공립학교의 성공모델을 제대로 한번 만들어보자는 취지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학교를 살려야 그 안에서 숨쉬는 아이들을 살릴 수 있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시와 시교육청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복순_학부형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인성적인 면을 키우는 건 더 중요해요. 선생님은 열정과 사랑으로 제자를 이끌고, 제자들은 그런 선생님을 믿고 따르며 존경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교육청에서 교사를 활발히 교육시키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해요.
이병욱_장학사
공감해요. 잘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교사로서의 열정과 소명의식도 중요하지요.
이에 선생님들의 자질과 교육력을 분석하여 알리고 있어요. 이는 문책하려는 것이 아니라 교육자로서 더 높이 올리기 위한 노력이지요.
김성훈_학생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학업적인 욕구를 끌어올려 주는 건 좋은데, 학교가 너무 대입 중심으로 가니까 숨이 막히기도 해요. 지나친 경쟁으로 친구들이 자기중심적으로 변하고, 동아리마저 진학형태로 바뀌니 학창시절의 순수함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이병욱_장학사
동아리의 순수한 목적이 왜곡되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대학을 생각해야 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극복해야 해요.
강대수_교사
학력향상 선도학교는 다른 학교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어요. 이에 인천고는 중학생 대상 진로진학 상담 프로그램, 모의 입학사정관제 등 지역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향후 우리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다른 학교에서도 적용해 함께 성장하길 바랍니다. 또 오늘 함께 이야기한 성훈 학생에게 전하고 싶네요. 학력향상 선도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서 친구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 시야를 넓혀 생각하고 전국 어디에서도 당당한 자랑스러운 인천의 학생이 되기를, 바란다고요.

참여 후기
학부모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대표로 전할 수 있어 의미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세 아이 모두 전교학생회장을 할 정도로 잘 자라주었습니다. 하지만 한번도 우리 아이를 타 시·도의 좋은 학교에 보내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학력향상 선도학교가 우리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고 나아가 인천을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길 바랍니다. (이복순)
시의 교육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좋은 방안을 함께 이야기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학생회장으로서 친구들을 위해 노력하고 시야를 넓히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가슴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김성훈)
학력향상 선도학교의 선생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더 노력하자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학교가 이상적인 모델로 성장하고 우리 프로그램을 다른 학교에서도 적용해 함께 커가길 바랍니다. 이것이 바로 학력향상 선도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니까요. (강대수)
<굿모닝인천>의 못다한 이야기, 동영상으로 보세요.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찍으면 동영상이 보입니다.
* 테블릿 PC를 통한 서비스는 추후 제공할 예정입니다.
- 첨부파일
-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