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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래김 만난 게 인생의 행운”

2012-12-03 2012년 12월호


“파래김 만난 게 인생의 행운”

글. 이용남_본지편집위원   사진. 김보섭_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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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얼굴은 시인을 닮았다. 수줍은 듯 미소짓는 얼굴, 안경너머로 비친 눈은 맑다. 재래시장에서 장사로 투박하게 잔뼈가 굵어 온 인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인천 석바위시장에서 5년째 즉석구이 김 장사를 하고 있는 윤영욱(47)사장. 시장사람들이 그렇듯 그도 가장으로 아이들의 아빠로 살기 위해 시장에 들어왔다. 처음 시작한 품목은 도넛이었지만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조리김인 파래김으로 업종을 바꿔 히트를 쳤다. 윤 사장은 하루 종일 7~800℃의 이글거리는 숯불 위에서 김을 굽는다.  숯불 열은 얼굴에 화상 입힐 정도로 뜨겁다. 땀이 연신 주룩주룩 흘러, 수건으로 땀을 훔치면서 김을 굽지만 장사가 잘돼 어려운 줄 모르고 일한다.
이 집의 김은 재래 파래김이다. 집에서 구운것처럼 고소하고 바삭하다. 맛의 비결은 소금과 기름, 좋은 김이 이뤄낸 하모니다. 숯불이 김의 향내를 더 깊게한다. 김을 구워먹던 사람들도 이집의 김 맛을 보곤 다시는 김을 굽지 않는다는 뒷이야기도 전해진다. 한번 맛보았던 사람들이 다시 찾고 찾아, 겨울이면 김을 사려는 사람들로 줄을 선다. 재래시장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윤 사장은 현재 김을 굽고 있지만 젊은 날엔 용산에서 컴퓨터 프로그램과 조립PC를 만들었던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 용산에서 시작한 컴퓨터 관련 일은 부천, 인천으로 옮겨서도 계속 이어졌다. 대형마트에 컴퓨터를 납품하는 업체에서 일하면서 매장관리, 직원관리, 회의 등을 총괄하면서 스트레스가 심했다. 업무와 사람 때문에 생긴 극심한 스트레스로 너무 젊은 나이에 당뇨가 생겼고 결국 병 때문에 컴퓨터 일을 그만뒀다.
윤 사장은 하루 6천~8천장의 김을 굽는다. 아침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지는 고된 노동이다. 주문 들어온 것, 다음날 오전에 팔 것을 미리 준비한다. 삶을 위한 힘겨운 노동이지만 윤 사장은 지금 자신을 있게 해준 김이 고맙다. 또 김을 사기 위해 가게를 찾아주는 고객에게 항상 감사하다.
윤 사장은 고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길은 서비스 개선에 있다고 믿고 있다. 김을 사면 10% 적립은 물론 쿠폰을 지급한다.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윤사장은 석바위시장 상인연합회 이사를 맡아 재래시장 살리는 일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이 즐겁고. 오고싶은 곳으로 만들어 상인과 시민이 모두 행복한 장터를 만드는 꿈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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