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찻잔에 담긴, 이 봄…
찻잔에 담긴,
이 봄…
빨강, 노랑, 하양, 분홍… 고운 빛의 봄꽃이 찻잔 가득 피었다. 물빛 머금은 고운 꽃송이 위로 나비가 하늘하늘 날아들 듯, 봄이 살포시 내려앉을 듯…. 눈으로 한 모금 향으로 한 모금, 가만히 이 봄을 음미한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정정훈 자유사진가
촬영협조 꽃차연구원 위타점
햇살로 바람으로 향기로 맛으로, 봄은 오감을 자극하며 다가온다. 그 중에서도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하는 것은, 꽃. 아카시아 꽃 타래를 훑어 한입에 털어 넣던 추억, 혀끝에서 감도는 봄의 기억은 다디달다.
꽃은 보기에 아름답고 향기로울뿐더러 미네랄과 단백질,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를 풍부하게 담고 있다. 보아도 먹어도 좋을 꽃이 차로 더 감미롭게 변주되고 있다. 물론 모든 꽃을 차로 만들 수는 없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 같은 이른 봄꽃은 대부분 독성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기에 먹을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체로 향이 강하고, 쌉싸래하거나 떨떠름한 맛이 나는 꽃은 식용으로 알맞지 않다.
꽃차는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비로소 제대로 빚어낼 수 있다. “꽃을 말리지 않고 고온에서 덖고 식히길 여러 번 반복해야, 본연의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10여 년을 꽃차와 함께해 온 꽃차연구원의 위타점 원장은, 덖음이 잘된 꽃차는 세월이 지나도 그 맛과 향이 깊디깊다고 전한다.
햇살 가득한 봄, 벚꽃 가득 핀 차 한잔을 마신다. 입 안에 퍼지는 은은한 기운, 싸한 향이 슬쩍 감돌다가 쌉쌀한 맛이 비친다. 눈으로 한 모금 향으로 한 모금, 가만히 이 봄을 음미한다.

꽃을 따다
화원에서 파는 꽃은 농약이나 성장촉진호르몬이 들어 있으므로, 먹는 꽃을 전문적으로 파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백화점의 식품관 등을 이용한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 피기 직전의 봉우리나 갓 피어난 꽃을 따거나, 씨앗을 사서 꽃으로 직접 길러도 좋다. 꽃차로 만들기 좋은 봄꽃으로는 매화, 목련, 벚꽃, 개나리, 진달래, 찔레꽃, 생강나무꽃, 장미, 민들레 등이 있다.
접시 위, 꽃이 피다
차 외에도 식탁 위 꽃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샐러드, 샌드위치, 필래프, 비빔밥 등 음식의 재료로 쓰거나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을 장식해 식탁 위를 아름답게 물들이자. 펀지나 에이드 등의 차가운 음료에 넣거나 꽃으로 얼음을 만들어 넣어 즐겨도 색다르다.

꽃을 덖다
보통 말린 꽃은 한철이 지나면 습기가 차고 눅눅해지기 마련. 꽃을 말리지 않고 잘 덖어야 고유의 맛과 향, 빛깔을 유지할 수 있다. 꽃을 덖는 법은 꽃의 종류와 피는 시기에 따라 다 다르다. 인천꽃차연구원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을 채취해 덖음으로 꽃차 만드는 과정을 가르친다. 과정을 모두 수료하면 꽃차 소믈리에 1급 및 2급 자격을 수여받을 수 있다.
인천꽃차연구원 cafe.daum.net/i-ftc
봄 품은, 꽃차 2선
생강나무꽃차 노란 생강나무 꽃은 효소와 차의 재료로 쓰인다. 사찰과 민간에서 ‘치유의 꽃’으로 이르며 주로 타박상과 골절을 치료하는 데 썼다. 달보드레한 향이 은은히 퍼지다 맵싸한 생강향이 살며시 기분 좋게 자극한다. ┃만들기┃ 하나. 가지에서 꽃잎을 하나하나 딴다. 둘. 팬에 창호지를 깔고 그 위에 꽃잎을 올린다. 셋. 온도를 올리고 창호지를 흔들어 온도를 조절하여 덖는다. 넷. 온도가 내려가면 내려서 완전히 식힌 후 반복하여 다 마를 때까지 덖는다.
진달래꽃차 봄이 오면 화사한 분홍빛으로 마음에 파고드는 꽃. 예쁜 화전으로 꽃차로 만들어도 좋을 진달래는 혈액순환을 돕고 감기를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화려한 겉모습과는 다른 은은한 향이 매혹적이다. ┃만들기┃ 하나. 진달래는 꽃 봉우리를 따서 준비한다. 둘. 팬에 창호지를 깔고 온도를 올린 후 꽃을 놓는다. 셋. 꽃이 따뜻해지면 뒤집고 팬이 식으면 내려 식힌다. 넷. 덖음과 식힘 과정을 반복하여 꽃을 완전히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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