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그곳에 가면, 입 안에 꽃구름이 인다
그곳에 가면,
입 안에 꽃구름이 인다
꽃구름이 번지고 있다. 노랑, 빨강, 분홍… 꽃들이 따사로운 햇살에 하나둘 꽃망울을 터트린다. 일 년 중 가장 아름답고 향기롭게 피어나는 저 꽃을 따다, 찻잔에 담는다. 잔이 닿은 입술에 입 안에 꽃구름이 번진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정정훈 자유사진가

다락
아홉 번 덖어 꽃 피우다
대불호텔터 길 건너편에는 아담한 전통찻집 ‘다락’이 있다. 살포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시골집에 놀러 온 듯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따사로운 감촉의 나무마루에 키 작은 테이블이 놓인 아늑한 공간은, 삶에 한줄기 휴식을 선사한다.
차에 조예가 깊은 주인 강경화씨는 우리나라는 물론 가까이 중국과 일본부터 멀리 유럽 프랑스까지 다양한 나라의 전통차를 정성껏 마련해 놓았다.
특히 매화, 목련, 찔레꽃 등 봄꽃을 비롯해 스무 가지에 이르는 꽃으로 만든 차는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메뉴. 차이나타운을 찾은 젊은이들이나 일본·중국 관광객들도 찻집에 들리면 꼭 찾곤 한다. 꽃차는 초연다도교육원의 박영혜 원장이 아홉 번 정성으로 덖어 본연의 향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것이다. 찻잔에 담긴 꽃을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며, 이 봄을 깊이 들이마신다.
?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꽃차의 가격은 5천원 대로 예쁘게 포장해서 판매도 한다. 766-9557

화수분
마음이 절로 향기로워라
세상의 소란스러움으로부터 떨어진 고요한 찻집. 예서라면 세상사 잠시 잊고 몸과 마음을 뉘일 수 있으리라.
‘화수분’은 분위기만큼이나 음식 맛도 정갈하다. 메뉴는 소박하고 가짓수도 많지 않지만, 화학조미료 없이 효소로 맛을 내며 강원도에서 난 깨끗한 재료를 쓴다.
스무 가지에 이르는 전통차는 대추, 연잎, 매실, 모과, 오디 등 몸에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다디달다. 목련, 매화 등 봄꽃을 비롯해 대여섯 가지 꽃으로 만든 꽃차도 음미할 수 있다.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꽃이 은은히 피어나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음이 절로 향기롭다. 맘씨 좋은 주인 김순자씨는 차 한 잔을 시켜도 두어 가지를 넉넉히 우려 내온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잠시나마 팍팍한 삶에 여백을 그렸으면, 하는 것의 그의 바람. 그 마음으로 가게 한편에 작은 갤러리를 열고 주말에 캘리그라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꽃차의 가격은 6천원 대다. 070-4103-6086

루나씨키친
찻잔에 담긴 중국
‘루나씨키친(Lunar氏Kitchen)’은 차이나타운 최초의 중국식 밀크티 전문점. 곳곳에 녹아든 역사와 삶의 흔적을 좇던 길, 잠시 마시는 차 한잔이 더없이 감미롭다. 여행 삼아 차이나타운을 찾곤 했다는 염성훈씨는 3년 전, 짜장면집들 사이에 오롯이 카페를 열었다.
그는 중국에서 공수해 온 귀한 차로 본토의 맛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 용주화차(龍珠花茶)는 최상급 재스민으로 빚은 중국의 꽃차. 맑으면서도 기품 있는 향이 입 안을 황홀경으로 이끈다. 중국 전통식으로 우려 낸 장미차도 맛과 향이 한층 깊고 풍부하다. 철관음, 팔보차, 보이차 등 최고급 중국차도 함께 음미할 수 있다. 특히 쩐주나이차는 밀크티(나이차)에 타피오카 떡(쩐주)를 넣어 즐기는 중국 고유의 음료로 인기가 가장 높다.
? 영업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 주말은 8시까지며 월요일은 쉰다. 차의 가격은 4,5천원 대. 766-0734
- 첨부파일
-
- 이전글
- 찻잔에 담긴, 이 봄…
- 다음글
- 모든 점포에 ‘대박신화’ 쏜다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