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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통에서 물 받아먹은 슬픈 이야기

2013-04-01 2013년 4월호

 

유해물질통에서 물 받아먹은

슬픈 이야기


글 유동현 본지편집장  사진 인천시청 앨범 발췌

 

비상 급수 지원에 나선 미군 차량(1965년) 

 

물지게가 가정의 필수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 이전에는 수도 보급이 완전하지 않은데다 툭하면 단수(斷水)가 돼 주민들은 우물이나 급수차에 의존해 식수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산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일년 내내 아랫동네의 공동수돗가에서 물을 길어다 먹어야 했다. 한여름 젊은 아낙이 물지게를 지고 언덕을 오르다 졸도해서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사진1은 1965년 늦봄, 가뭄이 계속되면서 수돗물이 단수되고 우물이 마르자 미군 급수차가 동원된 모습이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초롱’이라고 불린 함석 물통을 급수차 앞에 길게 내놓았다. 언제 다시 급수차가 올지 몰라 온 식구가 다 동원되었다. 혹시 내 앞에서 물이 똑 떨어질까 봐 그들은 조바심으로 물줄기를 바라본다.  
그런데 미군 급수차가 전용급수차가 아닌 듯. 그게 마음에 걸린다. ‘NO SMOKING WITHIN 50 FEET (50피트 이내 금연)’이라고 적혀있고 ‘FLAMMABLE’이란 글자가 크게 써있다. 단어의 의미를 미루어 볼 때 원래 ‘가연성’ 혹은 ‘터지기 쉬운’ 물질을 담았던 통으로 추정된다. 급수를 위해 그 속을 깨끗이 씻었다고 해도 화학물질 혹은 가스를 담았던 유해물질 운반통에서 물을 받아먹었다는 당시의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만수동 부락에서 열린 생활개선 현지 발표회(1965년) 

 

새마을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1950, 60년대 농촌을 중심으로 ‘4H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생활 향상과 기술 개량을 도모하려는 농촌 운동의 일환으로 부락 입구 마다 초록색 네잎 클로버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사진2는 1965년 봄, 만수동 부락에서 개최된 생활개선 현지발표회의 모습이다. 동네 마당에 만수국민학교에서 빌려 온 천막을 치고 커다란 멍석을 깔았다. 한쪽은 남자, 한쪽은 여자들이 따로 앉아 윤갑로 시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모두 고무신을 벗어놓고 좁은 멍석에 다닥다닥 앉았고 몇몇 아낙은 어린 아이를 품에 안고 있다. 의식주 등 생활개선에 대한 다양한 사례발표가 있었는지 벽에 붙은 순서지 위에 글자가 빼곡하다. 이날의 연사들은 옆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3은 그날 생활개선 의복의 샘플 모습이다. 물론 모델은 부락에서 뽑은 처녀들이다. 한 사람은 꽃무늬 앞치마를 두르고 같은 무늬의 머리핀을 꽂았다. 다른 처녀는 몸빼 스타일의 간소복을 입었다.   

 

경인선 착공 축하공연에 출연한 가수 이미자(1971년)

 

‘헤일 수 없는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동백아가씨).     
우리는 그녀를 ‘엘레지의 여왕’이라고 불렀다. 엘레지(Elegy)는 슬픔을 노래한 악곡, 즉 비가(悲歌)이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최고 가수 이미자는 애수 어린 목소리로  산업화시대 시름과 눈물을 삼키며 멍이 들었던 여인들의 마음을 달래 주었다. 당시에는 라디오를 틀었다하면 ‘섬마을 선생님’, ‘여자의 일생’, ‘기러기 아빠’, ‘님이라 부르리까’ 등 그녀의 노래만 나왔다. 
사진4. 5는 1971년 4월 7일 인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경인전철 착공 축하공연의 모습이다. 말로만 듣던 이미자가 인천에 오자 그야말로 구름관중이 몰려들었다. 그날 그녀는 인천시민들에게 무슨 노래를 들려줬을까. 경인전철은 이날 착공해 74년 8월 15일에 개통했다.

 


인천(仁川)이란 이름을 얻은 지 올해로 꼭 600년이 된다. 빛바랜 과거 사진을 통해 인천의 현재를 가늠해보며 미래를 그려 본다. 이 지면에는 1960년대와 70년대 이른바 인천의 ‘산업화’ 시절 사진을 시리즈로 게재한다. 그 속에 땀 흘리고 있는 우리의 부모님 그리고 코 흘리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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