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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에서 한나절 놀이
‘달나라’에서
한나절 놀이
월미도(月尾島)는 태생이 섬이었다. 육지와 한 몸이 되면서 수도권에서 알아주는 바다휴식처이자 ‘놀이터’가 되었다. 발음이 변하면서 만들어진 명칭이라지만 ‘월미(月尾)’라는 단어를 그대로 풀이하면 ‘달 꼬리’다. 그래서인가 해안선이 웬지 초승달처럼 살짝 휘어져있는 듯하다.
그림·글·사진 차지원 일러스트레이터

고양이하면 낭만, 낭만하면 바다. 낭만고양이 도도가 5월이면 더욱 더 ‘핫’ 해지는 월미도 앞 바다로 향했다. 가정의 달이라 그런지 유독 가족 나들이객이 많다. 엄마와 아빠는 모처럼의 데이트를 즐기고, 아이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놀이기구 사이를 펄쩍펄쩍 뛰어다닌다. 시원한 5월의 바다를 가로지르는 유람선과 줄지어 선 카페들. 그리고 함성소리 들리는 놀이공원… 오월 월미도의 풍경이다. 여기 인천 속 달나라에서는 토끼가 방아를 찧는 소리 대신,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월미도에 들어오자마자 눈과 귀를 빼앗는 것은 놀이시설. 여긴 아이들 세상이다. 신나게 뛰어노는 일만 남았다. 노는 걸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도도. 놀이동산에서 아이들을 따라잡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다닌다. 진짜 대단하다. 발에 모터라도 달린 것일까? 쉬지않고 내달리는 아이들을 잡는 것보다 별을 따는 게 빠를 것 같다. 아, 여긴 달이니까. 정말 그게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이리저리 부딪히며 운전하는 범퍼카, 하늘 위로 올랐다가 갑자기 훅~하고 떨어지는 하이퍼 드롭, 물 위에서 보트운전, 하늘을 나는 플라이트, 그리고 바다와 하늘이 번갈아 가며 눈앞에 아찔하게 펼쳐지는 바이킹 등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놀이기구가 아이들을 끌어당긴다. 특히 방송도 자주 타는 월미도의 명소 디스코팡팡은 직접 타보는 찌릿함도 있지만 입담 걸쭉한 DJ들이 멘트에 모두들 배꼽을 쥐어짠다.
한참을 뛰노느라 힘이 빠진 도도는 뱅글뱅글 대관람차에 오른다. 하늘에 닿을 듯 높이 올랐다. 탁트인 인천 앞바다가 시원하다. 월미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파란 바다와 작은 달나라에서 오랜만에 신나게 놀았다. 너무 힘들어 오늘밤 이불에 쉬- 할까 그게 걱정된다.

끼륵끼륵! 갈매기가 달려든다. 새우맛 과자가 없는 내 손을 보고는 실망한 듯 방향을 바꾼다. 괘씸하긴! 갈매기들은 이제 야성을 잃은 것 같다. 바닷속 물고기보다 새우깡이 주식이다. 유람선을 타는 매표소 앞에는 아예 과자를 파는 곳이 생겼다. 사람들은 갈매기를 위해 새우깡을 산다. 갈매기가 호객행위 하나는 제대로 하고 있다. 호객은 갈매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보다. 늘어선 횟집에서도 호객이 한창이다. ‘언니, 밥 먹고 가~’ 하는 소리가 이젠 정겹기까지 하다.
여긴 먹을 것도 참 많다. 꼭 밥이 아니어도 군것질 거리가 넘쳐난다. 핫도그, 닭꼬치, 옥수수 버터구이, 오징어 구이, 알밤, 떡볶이, 어묵…. 우리나라 대표 길거리 음식이 총 집합해 있다. 엄마 옷자락을 당기며 졸라대던 어린 아이는 한 손에 핫도그 하나를 쥐고 나자 입이 헤~ 벌어졌다. ‘나도 배고픈데…’ 고양이 도도는 침만 흘린다. 광장에 날아다니는 비둘기들은 사람들이 음식을 흘리기만 기다린다. 이 순간, 사람들의 과자를 당당히 빼앗아 먹는 갈매기가 부럽기만 하다. 육지의 새 비둘기, 바다의 새 갈매기가 서로 공존하며 사는 월미도다.
한쪽으로는 가슴 넓은 바다, 다른 한쪽으로는 이국풍의 멋진 카페를 끼고 1㎞ 가량 뻗은 ‘바다의 대학로’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걷다보면 누구나 ‘자유인’ ‘낭만인’이 된다. 거리예술가의 즉석 공연, 무명화가의 초상화 그리기, 아베크족들의 사랑나누기 등 세상의 모든 낭만과 자유를 그곳에서 만날 수 있다.
울퉁불퉁한 바위덩어리와 빨간 꼬마 등대가 서있는 친수공간으로 내려가면 바다를 가깝게 느낄 수 있다. 다리 쭉 뻗고 바위 위에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 쐬면서 앞바다를 미끄러지듯 떠다니는 유람선과 영종도와 월미도를 오가는 페리호를 여유롭게 바라본다. 곳곳에 ‘낚시금지’라고 경고문이 적혀있지만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의 모습이 보인다. 도도는 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낚시대 옆에서 물고기를 기다렸지만 소용없었다. 그들은 고기를 낚기보다는 세월을 낚는 것처럼 보였다.
바닷가의 벤치는 항상 만석이다. 유모차에 아이를 재우고 모처럼 데이트를 즐기는 부부의 벤치에선 추억의 소리가, 시험이 끝나 즐거운 학생들의 벤치에선 꺄르르 웃음소리가, 풋풋한 연인들의 벤치에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머리가 하얗게 샌 노부부의 벤치는 말이 없다. 지긋이 바라보는 바다에서 파도소리만 들릴 뿐이다.

갈매기와 함께 바다 산책
육지에서 보는 바다 풍경과 바다에서 보는 육지 풍경은 그 맛이 사뭇 다르다. 월미도에서 뜨는 유람선은 월미도를 출발해 북항을 지나 율도병합발전소 앞을 거쳐 영종대교 밑을 지난다. 경인아라뱃길 갑문 앞에서 회항해 다시 영종대교 밑을 통과해 작약도 옆을 거쳐 돌아온다. 유람선에서는 인천국제공항으로 거의 일이분에 한 대 꼴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바다 위에서 볼 수 있고 영종대교 밑으로 바짝 접근해 공항으로 연결되는 다리의 위용을 볼 수 있다.
월미 달빛누리 여행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차이나타운과 달동네 박물관을 돌아본 후 월미도 유람선을 탑승해 인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된다. 이어 일몰시간에 맞추어 월미 문화의 거리를 즐기게 되며 어둠이 내리면 달빛 누리 트레킹으로 월미산에 올라 월미전망대에서 인천항 야경을 감상하고 달빛산책을 하게 된다.
문의 : 032-260-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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