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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몽글몽글 수인선 여행

2013-05-31 2013년 6월호


추억이 몽글몽글

수인선 여행

 

햇살 좋고 바람 좋은 날, 교통카드 하나 달랑 들고 수인선에 오른다. 비행기도 기차도 아니지만, 수인선을 타고 떠나는 여행에는 가슴 설레는 추억과 낭만이 있다. 뒤뚱거리던 꼬마기차에서 최신형 전동열차로, 수인선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 지 1년. 어제 지나 오늘에 이르러 다시 내일로, 인천의 시간 속을 달린다.

 

글 정경숙 본지편지위원  사진 정정호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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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의 철로 위 달리는 수인선
칙칙폭폭 흔들흔들 덜컹덜컹…. 철로 폭은 76.2㎝로 일반 철로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그 위를 달리는 객차도 승객들의 숨결이 닿을 만큼 좁았다. 수인선 협궤열차는 1935년 착공해 반세기 이상 우리네 삶의 애환을 실어 나르다 1995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수인선 복선전철사업 가운데 송도에서 오이도 13.1㎞ 구간을 우선 개통하면서, 다시 세상의 빛을 보았다. 덜컹덜컹 좁은 철도를 달리던 꼬마기차는, 이제 최신형 전동차가 되어 쭉쭉 뻗은 선로 위를 씽씽 달린다.
수인선 복선전철은 총 52.8㎞로 이 가운데 전철 안산선 오이도에서 한대역 12.6㎞ 구간은 이미 운행 중이고, 인천에서 송도 7.2㎞ 구간은 오는 2015년에, 한대앞에서 수원역 19.9㎞ 구간은 오는 2016년 에 각각 개통할 예정이다. 수인선 복선전철이 완전 개통하면 인천에서 수원까지 64분이 걸린다.
수인선을 타고 안산이나 과천 방면으로 가려면 오이도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고, 인천 방면으로 가려면 원인재역에서 인천지하철 1호선으로 환승하면 된다. 수인선의 개통으로 송도에서 오이도까지 버스로 70분 가량 걸렸던 시간이 22분으로 줄어, 남동구와 연수구 주민의 교통편의가 높아졌다.
문의 코레일 1544-7788

 

송도역
1937년 수인선 개통과 함께 역사를 시작한 송도역. 1992년 송도역에서 소래역 간 열차가 운행을 멈추면서 수인선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2012년 6월 송도역은 희뿌연 먼지를 털고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칙칙폭폭 흔들흔들 덜컹덜컹…. 그때 그 시절 역사의 파편을 하나둘 그러모으며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린다.

 

 

옛 송도역 스쳐 지나칠 뻔 했다. 낡은 돌계단 위 허름한 창고 같은 건물. 그 옛날 사람들로 북적이던 수인선의 종착역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역이 문 닫고 민간기업에서 임대해 사용하던 건물엔, 지금 먼지만 자욱이 쌓여 가고 있다. 하지만 시골 간이역의 고유의 정취와 외벽에 새겨진 ‘송도’라는 두 글자, 그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증기기관차용 녹슨 급수탑이 이곳이 역이었음을 가까스로 말하고 있다. 다행히 옛 송도역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니,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 본다.  가는 길 역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 방향 송도역 삼거리 부근

 

 

송도역전시장 그 옛날 송도역 앞은, 소래 군자에서 건너 온 촌로들과 수인역 쪽에서 온 아낙들이 곡식과 생선을 펴고 흥정을 벌여 늘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수인선이 폐선하면서 반짝시장의 풍경이 사라지고, 송도역전시장이 들어섰다. 지금은 단 30여 곳의 점포와 노점에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잇고 있다. 언젠가는 잘나가던 그때 그 시절처럼 환히 웃을 날이 오겠지, 나지막이 되뇌어본다.  가는 길 옛 송도역에서 길 건너 대로변에 시장 입구가 있다.

 

 

인천외국인묘지 바람 소리만이 명징하다. 빌라가 빽빽이 들어선 송도역 인근 뒷산에는 개항 이후 인천에서 살다가 세상을 떠난 외국인들이 고이 잠들어 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제물포에서 죽은 이름 없는 선원도, 약대인(藥大人)이라 칭송받던 의사 랜디스도, 이 안에서 죽음의 크기는 모두 같다. 묘지는 철문이 굳게 가로막고 있어 더 쓸쓸하다. ‘아직 시들지 않은 하얀 국화는 누가 놓고 갔을까…’. 역사의 물결에 휩쓸려 이역만리 땅에서 생을 마친 이들을 가만히 떠올려 본다.  가는 길 송도역 삼거리에서 청학사거리 방향으로 가다 비류대로 256번길로 진입, 동보아파트 앞

 

 

연수역·원인재역
수인선이 추억을 넘어 다시 세상을 가로지른다. 저기 차창 밖으로 펼쳐진 승기천. 두 눈 가득 마음 가득 푸르름을 채워본다. 연수역은 고층빌딩숲 한가운데 있지만 선로 변에 녹지가 잘 가꿔져 있어 마치 숲길을 달리는 듯하다. 주변에 상가와 편의시설, 공원 등도 잘 조성돼 있어 소박한 도심의 일상을 즐길 수 있다. 원인재역은 인천지하철 1호선과 수인선을 잇는 환승역. 곁에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원인재와 수인선 협궤열차가 달리던 철교가 시간을 거슬러 있다.

 

인천문화공원
도심에서 만나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는 참 반갑다. 연수역 부근 인천문화공원. 도시 한가운데 초록으로 물든 숲과 산책로는 삶에 한줄기 여유를 비춘다. 또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은 삶에 싱그러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오는 9월 7일까지 매월 첫째, 셋째 주 토요일에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음악공연 ‘토요문화마당’이 열린다.  가는 길 연수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남짓, 원인재역에서는 약 10분 거리.

 

 

원인재 현대적 풍경 속 더디고 정묵한 옛 풍경이 오롯하다. 원인재는 인천 이씨의 중시조인 이허겸의 사당으로 인천문화재 자료 제5호로 지정돼 있다. 이곳에는 연못 하나에도 고택 특유의 멋과 여유가 서려 있다.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팔작지붕을 인 원인재는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기품이 흐른다. 마당 한가운데 있는 돈인재는 위풍당당한 풍채가 돋보인다. 남쪽을 제외하고 모두 마루를 내어 간결하면서도 시원한 멋이 흐른다.  가는 길 역 원인재역 1번 출구에서 나와 바로. 문의 821-1230

 

 

원인재철교 원인재역 근처에는 소래철교와 함께 마지막으로 남은 협궤철교가 있다. 원인재역에서 승기천을 가로질러 남동공단으로 이어지던 수인선의 철교 구간이다. 철도는 철거됐지만 교각과 철재상판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저기 꼬마기차가 최신형 전동차가 되어 쭉쭉 뻗은 선로 위를 달린다. 과거와 현재가 마주하는 순간이다.  가는 길 원인재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육교가 보인다. 그 위에서 어제와 오늘의 수인선을 함께 담을 수 있다.


호구포역·인천논현역
인천경제의 심장부인 남동공단이 버티고 있는 남동인더스파크역을 지나, 호구포역과 논현역에 이른다. 차창 밖으로 잘 가꿔진 아파트단지와 그 사이 보이는 오봉산과 공원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논현역은 논현·한화지구에 머무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하루가 멀다 하고 찾는 번화가다. 레스토랑과 상점이 즐비해 다양한 쇼핑과 외식의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가면 남동타워와 한화기념관(한화화약박물관) 등 숨어 있는 보석 같은 공간에 닿을 수 있다.

 

 

논현포대 근린공원 호구포역 주변은 공원이 잘 가꿔져 있다. 산등성이 산책로를 따라 숲이 짙게 드리워져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고, X게임장과 농구장 등이 있어 에너지를 맘껏 발산할 수 있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시간은 과거로 거슬러 간다. 논현포대(호구포대)는 조선 후기인 고종16년 1879년에 축조한 것으로, 포좌와 당시 쓰던 청동화포를 모형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가는 길 호구포역에서 남동인더스파크역 방향으로 5분 남짓 거리

 


남동타워 남동구의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로, 도시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뷰포인트다. 122m 전망대에 오르면 논현동 일대는 물론이고 멀리 인천대교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낮 풍경도 좋지만 이왕이면 해질 무렵 올라가 어두워질 때까지 머무르길 권한다. 찬란한 저녁노을이 내리고 이마저 희미해지면 별이 박힌 듯 야경이 반짝인다. 타워에는 360도 회전하는 레스토랑과 남동구 기업홍보관 등이 있다.  가는 길 논현역 2번 출구에서 청릉대로 방향, 토지주택공사 인천에너지사업단 내 문의 429-0986

 


한화기념관(한화화약박물관) 인천이 근대화약의 발상지라는 사실을, 인천에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화약전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55년 설립해 국내 화약산업을 개척한 한화 인천공장이 2006년 충북 보은으로 이전하고, 그 역사를 기리기 위해 기념관이 세워졌다. 화약의 역사를 풀어놓은 전시관과 당시 제조시설과 제조과정을 담은 제조공실, 직원들의 안전을 기도하던 ‘성 디도 채플’ 등이 있다. 특히 인천공장의 마지막 공장장이었던 민병관 관장으로부터 근대화약의 역사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어 더 뜻깊다.  가는 길 남동타워 정문 앞에서 길 건너 바로 문의 431-5142

 

소래포구역

수인선 노선의 한가운데이자 인천 노선의 마지막인 소래포구역. 햇살이 비추어 이드르르한 갯벌과 그 사이 몸을 뉘고 잠을 청하는 배… 고른 한낮 소래포구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소박하고 목가적이다. 하지만 역에서 빠져나가면 살아있는 포구가 살갗에 닿듯 전해진다. 소래에는 갓 잡아 올린 생명들이 파닥파닥 살아 숨 쉬고 짠 내 가득한 시장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재래어항 명소답게 구석구석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머무는 시간을 넉넉히 잡고 여유롭게 돌아보자.

 

 

소래어시장 포구는 살아 있다. 작은 포구가 어찌 감당할까, 싶을 만큼 빽빽하게 자리 잡은 어물전에선 생선들이 싱싱하게 팔딱거린다. 짠 내 가득한 시장에는 물건 가득 싣은 손수레가 바삐 오가고 사람들의 흥정소리와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소래에는 전부터 있던 재래어시장과 최근에 생긴 건물형 종합어시장이 있으며, 사시사철 싱싱한 회와 젓갈을 맛볼 수 있다.  가는 길 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정도 가면 소래포구종합어시장. 그 옆 소래역사관을 지나면 바로 재래어시장. 문의 719-1522

 

소래철교 1995년을 마지막으로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린 옛 수인선 철교가 아직도 바다를 가로지른다. 그 옛날 바닷사람과 염전 인부를 실어 나르던 120미터의 철교 위를 지금은 연인과 가족이 손잡고 거닌다. 흔들흔들 아슬아슬, 오래된 철교가 오늘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가는 길 소래어시장 초입 부근

 

 

소래역사관 소래의 새로운 명소. 지상 2층 규모에 전시장과 영상실, 학예실 등을 갖추었다. 협궤열차와 옛 포구, 염전 등 지금 존재하지 않거나 잡힐 듯 말 듯 사라져가는 소래의 정취를 붙잡고 있다. 인천항에서 수원까지 기차로 50원에 달리던 시절 대합실과 소래갯벌, 옛 수인선을 영상과 실사모형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는 길 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4분, 소래포구종합어시장 지나 바로 문의 453-5630

 

소래습지생태공원 진입로가 황량해서 실망스럽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풍경이 펼쳐진다. 눈앞에 보이는 건 염전, 갈대, 갯벌… 오직 자연뿐.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수도권에서 하나뿐인 해양생태공원으로 폐염전 일대에 해양생태전시관과 전망대, 체험관 등을 조성했다. 저기, 아이들이 회색 융단 위 작은 발자국을 내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갈대숲과 갯벌을 따라 난 기나긴 흙길을 거닐며 자연과 하나 된다.  가는 길 소래어시장에서 공원 남문까지 도보로 약 10분 문의 435-7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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