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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그래서 세계적인
가장 한국적인 그래서 세계적인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소녀 같이 커다란 눈망울, 소년처럼 짧은 머리, 기다랗고 늘씬한 몸매, 부드럽지만 또박또박한 말투…. 초록빛 나무 사이로 초여름이 반짝 바람이 솔솔 불던, 5월의 어느 날.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작곡가 우효원을 만났다.
그는 충만한 예술적 감성으로 화성과 음계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작곡가다. 1996년 레이디 싱어즈를 시작으로 1999년부터는 인천시립합창단의 전임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 ‘메나리’와 ‘8소성’ 등 인천시립합창단과 세계 유명합창단들을 통해 초연된 그의 많은 곡들이 세계 각국에서 연주되고 있다. 미국합창지휘자연합회(ACDA), 프랑스합창마켓(Polyfollia) 등에서 크게 호평 받았으며, 2009년 세계합창총연합회(IFCM)의 저널 이스턴 라이트(Eastern Lights)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그녀를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인천정명 600년 기념 음악회 ‘오! 인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앙코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정명 600년과 개항 130년을 맞은 인천의 방대한 역사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오랜 생각 끝에 답을 찾고부터는 작업이 수월했지요. 개인적으로는 내 음악적 터전인 인천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됐어요”. ‘오! 인천’은 영상, 해설, 합창, 반주가 어우러진 40분간의 대곡으로 합창다큐멘터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이 작품은 윤학원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시민연합 합창단 600명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길고 긴 시간 ‘인천’이라는 이름을 지켜 온 인천인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무대. 이는 인천시립합창단의 전임 작곡가 우효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계 최고가 되려면 우리 음악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음악적 신념. 스승 윤학원 선생과 함께 ‘한국적인, 세계적인, 현대적인’ 음악을 모토로 십년 넘게 달려왔고,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2009년 ACDA 컨벤션에 참가했을 때는 첫 곡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는 ACDA 50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로, 인천시립합창단이 세계 최고의 합창단으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서양음악에 우리의 숨결을 불어넣어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야 세계가 인정합니다. 실제로 외국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메나리’는 스스로도 ‘세계에서 과연 통할까’ 생각했을 정도로 굉장히 한국적인 곡입니다.” 펜과 악보만 있다면, 그는 세상 사람의 마음을 꿈틀거리게 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그래서 세계적인 음악으로 말이다. 이제 마흔, 작곡가 우효원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인천의 정신이 담긴 한국적인 음악이 세계인의 가슴에 어떻게 파고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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