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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韓·中·日’ 역사 담다

2013-10-07 2013년 10월호


사진에 ‘韓·中·日’ 역사 담다


글 이용남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류은규(51)씨는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그의 작업은 선이 굵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만의 사진세계를 구축했다. 옛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생활하는 지리산 ‘청학동 사람들’, 중국에서 남모르게 외로이 사는 ‘독립군 후손들’, ‘춘천교도소-경성감옥 분감 내부 모습’ 등. 작가는 역사의 무게가 두텁고 감히 범접하기 힘든 사진들을 내놓아 세상에 큰 울림을 주었다.
전국적으로도 지명도가 높은 류 작가는 최근 인천에 뿌리를 내렸다. 그것도 한국, 중국, 일본 근현대사의 흔적과 문화가 공존하고 개항의 역사가 생생히 살아있는 중구 관동이 그의 삶에 최종 정착지가 됐다.
류 작가의 삶은 동아시아 삼국이라 불리는 한국, 중국, 일본의 물고 물리는 격동의 세월, 영욕의 근현대사와 맞물려있다. 그는 일제의 식민지배를 뉘우치고 한국의 역사를 알고 싶어 유학 온 일본인 여성과 1991년 결혼했다. 그녀와 결혼한 후 중국으로 건너가 연변대 민족역사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중국에 있던 우리 민족의 일제시대 항일운동의 역사를 공부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제와 목숨건 전쟁을 벌였으나 그들의 역사가 국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생존해 있는 독립군과 그 후손들을 찍어 그들의 지난한 역사와 삶을 알리는 것이 자신의 소임처럼 느껴졌다.
그의 앵글에 잡힌 피사체는 항일운동의 후손들인 민족주의자 김규식 선생, 청산리 전투 김좌진 장군, 양세봉 장군 등의 딸들과 동생 등이었다. 그는 지금도 중국 하얼빈대학 영상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 년에 반은 중국에서 학생들을 지도한다.
류 작가는 1981년인 30년 전부터 청학동 사람들을 찍어왔다. 대학시절 호기심과 궁금증에 이끌려 찾아간 청학동 사람들의 삶을 그의 카메라 앵글에 30년째 담고 있다. 1983년엔 폐쇄된 춘천교도소 내부를 찍었다. 원래 교도소 내부는 촬영할 수 없지만 몇 번씩 찾아가 교도관을 설득한 결과였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100년의 기억- 경성감옥 춘천분감’이란 이름의 작품으로 세상에 공개했다. 
그가 정착한 중구 관동은 아직도 일본풍의 집들이 즐비하다. 그가 살고 있는 집도 일본인들이 살던 적산가옥이다. 그는 그 집을 사진의 작품과 자료들을 전시하고 발표할 자료관으로 만들 생각이다. 중국에서 8년간 있으면서 한·중·일의 역사 자료, 항일, 독립운동과 관련한 사진과 책 5만점을 모았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귀한 사진과 책들이기에 전시하고, 꼭 필요한 현대사 연구자들에게는 대여할 생각이다.
일본인 부인, 한국인 사진작가. 오랜기간의 중국거주. 류 작가에게 한·중·일의 역사와 문화는 작품과 자신의 삶 속에 살아있는 생명체다. 한·중·일의 문화와 흔적이 곳곳에 녹아있는 인천이 그래서 그와 더 잘 어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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