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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동은 내 영감의 원천”
“신포동은 내 영감의 원천”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그녀는 아름다웠다. 풍부한 브라운 컬러의 슈트를 입은 그녀에게선 커피 향이 감돌고 목소리에는 높은 가을하늘 같은 에너지가 있었다. 김 테일러(57), 그녀는 신포동의 패션 디자이너다. 한때 우리나라의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먼저 흡수했던 신포동은, 사진첩에 꽂힌 낡은 사진처럼 마음속에 저장된 그 시절의 추억으로 흘러갔다. 중심에서 변두리로 비껴난 신포동의 후미진 골목. 김 테일러는 신포동이 휘황찬란했던 30여 년 전이나 빛바랜 지금이나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순수한 열정은 늘 한결 같은 것, 그것이 그를 이곳 신포동에 지탱케 하는 힘이다.
“저를 예뻐하신 시아버지께서 83년 당시 인천 최고의 번화가인 이 자리에 의상실을 내주셨어요. 국제복장학원에서 의상 디자인을 배우고 인천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후 제 꿈을 시작한 곳이 바로 여기예요. 패션 디자이너 김 테일러를 있게 한 신포동을, 전 결코 떠나지 않을 거예요.”
옷은 멋을 넘어 자신의 감각과 개성을 짧고 깊게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어릴 적부터 아름다움을 동경하던 소녀는, 어느 사람에게나 무난하게 어울리는 기성복이 아닌 음악선율처럼 몸을 타고 흐르는 맞춤옷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신포동에서 디자이너로 첫발을 내딛고, 특유의 섬세한 예술적 감성과 열정으로 이름을 알렸다. 맞춤 슈트를 즐겨 입을 여유를 갖춘 중견 사업가와 정치인 등이 그녀의 오랜 고객들이다.
명성이 쌓이자 유혹도 뒤따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동네라는 서울 청담동부터 송도국제도시 등의 신도시에 숍을 내자는 제의가 이어졌다. 재주가 뛰어나면 더 욕심이 나는 법. 더 넓은 곳에서 더 좋은 것을 누리려 급급해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는 인천 안에서도 충분히 디자이너로서 성장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인천은 오묘한 아름다움이 있는 도시예요. 현대적인 도심, 오밀조밀한 골목, 하늘, 바다, 섬 이 모든 것을 한가슴에 품고 있지요. 제 디자인 콘셉트는 바람, 나무, 꽃 그리고 그 흔들림이예요. 언젠가 인천의 아름다운 자연을 모티브로 한 컬렉션으로 나만의 패션쇼를 열고 싶어요.”
어린 시절 종이인형을 오리며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던 소녀는, 신포동에서 그 꿈을 이뤘다. 그리고 그 아련한 추억 속 인천은, 오늘 새로운 아이디어가 되어 ‘디자이너 김 테일러’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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