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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진개’로 다시 문화향이 솔솔 불어 온다

2013-12-31 2013년 12월호

‘터진개’로 다시 문화향이

 솔솔 불어 온다



터진개, 신포동은 멋쟁이 거리다. 7,80년대 연말연시가 되면 인천인은 그냥 신포동 거리로 쏟아져 들어왔다. 한때 인천인들의 숨결과 애환이 실린 가장 인천다운 거리로 손꼽혔다. ‘로데오’라는 명칭을 함께 붙이고 있지만 구월동 로데오에 밀리는 듯 보이지만 신포동에는 그곳이 가질 수 없는 ‘그 무엇’이 분명 있다. 최근 아트플랫폼의 문화향과 신포시장 닭강정의 새콤달콤한 향이 어우러져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다시 모으고 있다.   


그림·글·사진 차지원 일러스트레이터

 

신포동은 개항기에 신문물이 유입된 제물포항과 인접해 있던 동네다. 주변에 항구의 배후지이자 물자 수출입 중심지답게 빨간색 벽돌의 창고가 줄지어 있다. 이 창고들이 예술창작공간 ‘아트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천아트플랫폼은 허름한 도시건축물도 얼마든지 멋진 문화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창고들의 과거를 보면 대한통운 창고, 술도매상 창고, 삼우인쇄소, 허름한 다방 등 1930~40년대에 건설된 공간들이었다. 쇠락한 도시의 전형적인 뒷골목이었던 이곳이 ‘예술’이란 이름을 얻으며 트랜스폼되었다. 특히 아트플랫폼 자료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인천우선회사(시 등록문화재 248호)는 아트플랫폼 창고 중 시간성 발견측면에서 볼 때 말 그대로 ‘우선’이다. 리모델링 작업 중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근대건축물임이 확인되었다. 보수공사 도중 상량판이 발견되었다. 상량판에 기록된 내용에 의하면 건축연대가 1888년 9월에서 12월 사이로 추정된다. 이렇듯 옛 창고를 비롯해 영광수퍼, 대진상사, 양문교회 건물 등을 리모델링 해 13동을 하나의 회랑으로 연결해 예술창작공간으로 멋지게 탄생한 것이다. 
아트플랫폼은 A동부터 H동까지 이어지는 건물로 다양한 입주예술가들의 공연,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관광객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잠시 쉬었다가는 커뮤니티관 등 시민을 위한 시설도 마련돼 있다. 커뮤니티관에 전통찻집이 들어서면서 향긋한 차향을 즐기러 오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지역 예술인은 이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발표를 하고 시민들은 수준 높은 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얻는다. 복합문화예술 매개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인천 문화예술에 한층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최근 아트플랫폼 바로 옆에 인천근대문학관이 개관했다. 이것도 백년이 넘은 창고를 개조해 만들었다. 한국의 근대문학 작품들은 대부분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의 정서를 그려 넣은 것들이다. 이런 근대문학 작품들이 일본식 건물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모양새를 보니, 왠지 기분이 묘하기도 하다.
근대문학관은 기획전시와 상설전시, 다목적실로 분류해 각각 다른 테마로 꾸며놓았다. 기획전시실에선 문학과 미술의 만남,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근대문학 해석 등 다채로운 시각으로 근대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무정, 장한몽, 만세보, 혈의 누… 와우, 이것들은 교과서에 실렸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 문학들이다. 실제로 누렇게 바랜 이 책들이 이곳에 있다. 상설전시실은 우리나라 근대문학에 있어 중요 작품들을 전시하고, 당시 문인들이 자주 가던 다방의 모습을 재현해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주목할 만 한 것은 체험형 전시라는 점이다. 근대문학을 토대도 영화를 상영하는 상영관도 있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근대문학퀴즈를 풀어볼 수도 있다.
또한 방문객들은 당시의 잡지나 시집을 본각본으로 체험하며 근대문학을 가깝게 느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인천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나, 인천의 문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이곳에 와 그냥 쓱 훑어만 봐도 국어 성적이 쑥 오를 것 같다. 
전시실을 둘러본 뒤에는 2층 상설전시실에 마련된 미니 도서관에서 직접 작품을 읽어볼 수도 있다. 학창시절 교과서로 읽던 작품이 이젠 재미있는 역사소설로 다가와 학생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목적실은 각종 문학 및 인문학 관련 교육이나 행사, 시민모임 공간으로 활용된다. 근대문학관에서는 청소년 대상, 전문가, 전시연계, 인문·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문학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다.

 

혜명단청박물관
최근 복원한 숭례문 때문에 말이 많다. 복원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단청이 벗겨지고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단청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도 단청이 무엇인지, 또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우리 전통문화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근대문학관 옆 쪽에 단청을 체험할 수 있는 단청 박물관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을까? 무형문화재 제14호 정성길 단청장은 우리나라에서 단청만을 주제로 한 최초의 혜명단청박물관을 열었다. ‘혜명’은 그이의 호다. 그 속엔 그동안 정성길 관장이 모은 자료만 2천여 점이 넘게 들어있다. 목재, 불상, 불화 등 단청작품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무형문화재인 단청장이 들려주는 단청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 생생한 단청을 체험할 수 있다.


 


개항장거리에서 조금만 걸어 나오면 신포동 로데오거리로 들어선다. 예전에는 인천의 명동거리로 불릴 만큼이나 번화한 거리였다. 넓게 뻗은 도로와 커다란 건물들만 봐도 어렴풋 짐작이 간다. 커다란 금강제화건물이나 의상실 등 당시 젊은 사람들이 쇼핑을 즐기던 곳이 아닐까 싶다. 요즘 들어 거리 곳곳에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카페들이 많이 들어섰다. 그 덕인지 한동안 주춤했던 로데오거리 일대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저녁이 되면 학생들과 퇴근한 직장인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고,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단골가게를 찾아온 지역주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다양한 먹을거리로 유명한 신포시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벌써 길게 늘어진 줄을 보니, 무얼 먹을까 고민이 시작된다. 역시 닭강정을 기다리는 줄이 가장 길다. 사람들은 두, 세 줄씩 꼬리를 물고 입맛 다시며 닭강정만 바라보고 있다. 치킨을 양념에 버무리는 아주머니의 손길이 바쁘지만 익숙하다. 신포닭강정이 신포거리를 들었다놨다 한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시장을 둘러본 뒤 나오는 길에 이것저것 먹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지나친다. 신포 만두, 순대, 공갈빵의 유혹을 모두 이겨내고 나가려는데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것을 발견했다. ‘게임’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대형마트 휴일이라고 한다. 신포시장에선 대형마트가 쉬는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 맞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게임을 통해 시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승부욕을 불태우며 게임에서 이기고 나면 할인권이나 원 플러스 원(1+1) 등의 경품을 손에 쥘 수 있다. 재래시장은 정만 넘치는 줄 알았더니, 흥도 넘치는가 보다.


신포시장은 인천 상설시장의 역사 한 페이지를 꿰차고 있다. 1902년 옛 신포마켓 자리에 인천 수산업계의 대부로 알려진 정흥택이 근해 어업자들의 어획물을 사들여 상설 어시장을 개설했다. 어시장보다 뒤늦게 등장한 것이 푸성귀 농산물 시장이었다. 바로 지금의 신포시장이다. 이는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아닌 청국인이 개설했다. 생선류를 파는 어시장인 제1시장은 1929년 12월에, 청과류를 다루는 농산물 제2시장은 1933년 7월에 각각 신포동에 건물을 신축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경영에 들어갔는데 제1시장은 벽돌 단층 1동에 28구획, 제2시장은 목조 단층 1동 31구획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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