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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트림하는 600년 도시 톈진
# 중국 기타도시 짬짬이 견학
|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고도 북경 | 톈진시 행정학원이 계획한 연수단 일정에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최대한 보여 주기위해 부단히 배려한 모습이 엿보였다. 가장 먼저 톈진을 벗어나 도착한 곳은 중국 황실 역사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북경의 자금성이었다. 명·청시대 24명의 황제들이 거닐었을 궁정을 따라 걷다 보면 어디선가 왕좌에 앉아 호령하는 황제의 목소리가 광대한 자금성 안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듯했다. 자금성 건너에는 1949년 10월 마오쩌둥(毛澤東)이 중화인민공화국 창건을 선언했던 천안문 광장이 있었다. 연수단은 북경 교외로 빠져나와 만리장성으로 이동했다. 달에서 유일하게 보인다는 만리장성은 전체 길이가 6,000km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만리장성은 중국의 장구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역사의 풍파와 진시황의 야심이 벽돌 하나하나에 화석처럼 새겨져 있는 듯했다.
| 군자의 도시 태안 | ‘군자가 사는 곳에 누추함이 있겠는가’라는 공자의 말처럼 그의 고향 곡부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군자의 인격이 묻어나는 질박한 도시였다. 그곳에는 지금도 50만명의 인구 중 10만명이 공씨 성을 가졌다고 하니 벤치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노인들도 공자의 후손들임에 틀림없었다. 태안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태산인데 양사언의 ‘태산이 높다하되’라는 시 구절과는 달리 태산은 설악산(1,708m)보다도 낮은 1,545m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5대 명산 중에서 태산을 천하제일의 산으로 뽑는 데에는 제왕이 이곳에서 하늘의 뜻을 받는 봉선(封禪)이라는 의식을 거행했기 때문이란다.
| 역동적인 국제도시 상해 | 태안에서 10시간 이상 버스로 이동한 후 가까스로 닿은 곳은 바로 상해였다. 톈진보다는 화려한 색채를 지닌 도시였다. 연수단은 먼저 성급 간부들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최첨단 교육시설인 ‘푸동간부학원’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독립운동 열사들의 충정을 기리기 위해 잠시 묵념을 한 후 중국의 남쪽을 대표하는 중국식 정원인 ‘예원’을 방문했다. 중국의 한 관리가 아버지를 위해 18년간 지은 개인정원이라고 하는데 그 규모에 놀라고 그 아름다움에 한번 더 놀라게 된다. 무엇보다 상해 여행의 백미는 해가 진후 황푸강변 외탄거리를 걷는 것이다. 1842년 중국이 아편전쟁에 패해 개항하게 된 후 상해로 진출한 유럽 열강들이 황푸강변에 거주하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들어서 외탄거리를 형성하게 됐다. 밤이 되면 상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탑을 비롯해 수많은 빌딩들이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 짜이찌엔 톈진
타도시 문화를 체험하고 돌아온 연수단원들에게 톈진행정학원은 내집마냥 포근하게 다가왔다. 타국에 있다는 낯섦도 잠시, 연수생 개개인은 하루하루를 보내며 톈진의 풍경 속에 그렇게 동화되어갔다. 도저히 적응하기 힘들 것 같았던 향차이(향채)라는 향신료가 점점 익숙해질 무렵, 아쉽게도 이별은 냉정하게 찾아오는 법인가보다.
지금 이 순간도 연수단원들은 해당부서에서 공직의 의무를 다하고 있겠지만 백일몽처럼 문득문득 톈진에서 연수를 떠올릴 것이며 숙소에 항상 마련됐던 쟈스민차 향도 사무치게 그리워질 것이다.
길모퉁이에서 찰칵
톈진의 명물 ‘구부리’
구부리(狗不理)는 반발효 상태의 반죽을 이용해 만든 일종의 만두로 그 유래가 재미있다. 청나라 때 어느 한 농가에 40살이 넘은 부부에게 아들이 태어났다. 귀신이 질투하지 않고 귀하게 자라도록 구자(狗子:우리나라에서 흔히 ‘개똥이’라 이름짓는 것과 유사하다)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 아이는 만두빚기에 열중해 자신만의 만두를 개발했고 그 맛이 뛰어나 그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의 만두를 칭찬했지만 정작 구자는 만두를 빚느라 너무 바빠 사람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손님들은 ‘狗子賣包子不里人’이라 하였는데 해석하면, ‘구자(狗子)가 만두(包子)를 파느라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다(不里)’는 것이다. 구부리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고 서태후도 즐겨먹었다고 전해진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구부리 만두 전문점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사랑을
꽁꽁 묶어주세요~
톈진시 중심에는 톈진 태고의 역사를 품고 흐르는 해하(海河)강이 남북을 관통하고 있는데 이 해하강을 굽어 보고있는 또다른 수직의 절대자가 있다. 바로 광활한 톈진땅 위에 위용을 과시하듯 415.2m 높이로 서 있는 톈진TV수신탑(天塔)이다. 이 천탑의 노천 전망대에는 수만개의 자물쇠가 철조망 사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이곳을 방문한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기원하며 걸어둔 것이라고 한다.
조각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있다
중국의 역사 유적지 어디를 가든 구석구석에서 실존 또는 상상속 동물들의 부조를 볼 수 있다. 장수를 의미하는 동물로 학과 거북이 등이 있으며 중국을 대표하는 상상의 동물인 용은 하늘과 땅을 자유롭게 누비는 가공의 동물이자 황제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그밖에도 정의를 상징하는 해태, 비씨 등 다양한 상상의 동물을 나타낸 부조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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