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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이웃사랑 실천하는 공무원 ‘딴따라’ 공무수행밴드

2006-12-01 2006년 12월호
 음악으로 이웃사랑 실천하는 공무원 ‘딴따라’
공무수행밴드

 

 


글-신은주 (인화여고 국어교사) | 사진-김정식 (자유사진가)


 


“너 행복하니?"
삼류로 전락한 ‘와이키키 브라더스밴드’를 이끌고 무대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친구 성우에게 고교시절에 같이 음악을 했지만 이제는 꿈을 포기해 버린 수철이 던지는 이 한마디 영화대사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음악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꿈꾸면 원하는 것은 모두 이루어지리라 생각했던 순수시절은 생활이라는 현실 앞에서 서서히 막을 내린다. 그러나 영화는 들려준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나, 꿈을 꾸었던 시절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도 모두 행복하다고….
공무원들의 업무차량에 쓰여져 있는 ‘공무수행’이라는 사무적인 글자에 밴드가 결합한 ‘공무수행밴드’. 어색한 느낌보다는 신선하다. 공무원들이 ‘그룹사운드’를 만들었다는 사실 때문일까? 공무원이라는 신분, 안정된 직장은 영화 속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밴드’처럼 생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행복하게 연주할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시청 지하에 마련된 합주실. 방음벽이 된 좁은 공간은 그대로 무대였다. 회원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키보드, 드럼, 기타, 베이스기타를 연주하고, 보컬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토요일 오후, 시청 지하는 음악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회장을 맡고 있는 차재국(시청 수산과 근무)씨가 ‘공무수행밴드’의 역사에 대해서 자세하게 들려주었다.
인천시청의 직장 동호회 중에 밴드 동호회만 없어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2004년 7월 19일 모임을 갖고 12월, 시청 대강당에 모인 직원들 앞에서 창단 연주를 열었다. 연주에 대한 호응이 좋아서 ‘공무수행밴드’의 출발은 시작부터 힘이 실렸다.
밴드이름을 공무수행으로 지은 것은 공무원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나서 공무원도 이런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서라고 했다.
회원들은 대학 시절 음악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음악에 대한 열정을 직장인이 된 후 동호회에서 이어가고 있다. 현재 단원들은 25명 정도인데, 세 팀으로 구성해서 연주를 하고, 연습은 매주 수요일에 시청지하에 있는 합주실에서 한다. 드럼, 기타, 베이스 기타, 키보드, 보컬로 구성되는 그룹사운드의 성격상 한 두 사람이 빠져도 연습이 잘 안되기 때문에 전원 출석을 하는 편이라고 한다.
‘공무수행밴드’는 노인 병원, 체육행사, 청소년 마라톤대회 등에 초청을 받거나 자원을 해서 봉사활동으로, 자선활동으로 또다른 ‘공무’를 수행하고 있다. 노래는 젊은 층이 좋아하는 락, 발라드, 트로트 등 대상에 따라서 다양하게 선곡을 한다.
드럼을 치는 서정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근무)씨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봉사하면서 얻는 기쁨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면서 나누는 삶이 주는 감동을 전해 주었다.
밴드를 창단한 취지에 맞게 그들은 음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12월8일에는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송년의 밤 행사에서 연주를 하기로 되어 있는데 그들과의 만남은 벌써 세 번째라고 했다.
인천에는 크고 작은 밴드 동호회가 80개가 넘는데 그들과 연합해서 정기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했다. 시정목표인 ‘세계로 펼쳐지는 문화도시 창조’에 기여하고 싶다는 공무원다운 소망도 빼놓지 않았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차재국씨는 밴드를 결성하고 이끌어가는 데 부딪치는 어려움으로, 이벤트회사에서 빌리는 장비대여료 등 자비를 털어서 해야 하는 경제적인 문제와 연습시간을 꼽았다. 본인들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개인적인 일을 접고 매주 연습시간을 내는 것은 역시 힘든 일임에 틀림이 없다.
오늘은 저녁 8시에 월미도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있다. 인천관광공사가 주최하는 달빛누리축제에 초청을 받았는데 오늘이 세 번째 연주라고 했다.
월미도로 출발하기 위해 연습실을 떠나는 회원들의 등 뒤로 11월의 찬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월미도의 밤바람은 더 매섭겠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이웃사랑도 실천하는 그들은 행복한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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