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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속에서 발견한 참 뜻 외
지렁이 속에서 발견한 참 뜻
오랜만에 지렁이를 봤다. 작정하고 아침운동 삼아 며칠 자유공원을 오르락내리락 했는데 드디어 지렁이 한 마리를 목격한 것이다. 도심 속 빌딩 사이에서 지렁이를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을 텐데 그 놈은 시멘트 바닥에서 한 폼 잡고 있었다.
그 놈은 참말로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 주고 있었다. 계단을 무대 삼아 느릿느릿 온 몸을 비틀어 대고 있었다. 오른쪽 왼쪽 가릴 것 없이 수없이 몸을 비틀어서야 겨우 한 걸음씩 나아가는 듯 했다. 다리도 없는 녀석이 어쩜 그렇게도 잘 가는지, 눈과 귀도 없이 어떻게 감을 잡고 앞을 헤쳐 가는지 신기할 뿐이었다. 그런데도 꾸역꾸역 홀로 제 갈길 가는 지렁이였다.
공원 한 바퀴를 돌고 와도 제 자리 걸음이겠거니 생각하며 지렁이를 놓아둔 채 계단을 향해 뛰어 올라갔다. 비 갠 후라 그랬을까. 그날 따라 엄청 많은 사람들이 넓은 장소에 몰려 들었다. 육 칠십 명은 족히 넘을 사람들이었는데, 이 삼 십대를 비롯해 오 육 십대의 나이 든 분들까지도 음악 박자에 온 몸을 흔들어대었다.
나도 먼발치에서나마 그들 몸짓에 따라 움직여보았지만 왜 그렇게들 빨리 흔들어대는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온 몸을 뒤흔들던 그들을 뒤로한 한 채 집으로 향했다. 한 참을 내려오는데 순간 좀 전의 그 지렁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냥 지나칠까 했지만 얼마나 걸어갔는지 궁금했다. 다시금 발길을 돌렸다. 그 지렁이는 아직 그 계단 한쪽 끝 부분에서 몸놀림을 하고 있었다. 한 시간은 족히 지난 것 같았지만 아직 그 계단을 벗어나지는 못한 듯 싶었다. 숲 속 습지가 있는 자신의 안식처를 향해 이제 막 계단을 벗어나려고 몸부림 치던 모양이었다.
한 참 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그런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토록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던 그 지렁이 한 마리 속에 가히 이 세상과 우주의 뜻이 담겨 있지 않겠나. 세상이 온통 빠른 속도전을 치르고 있는데, 왜 그래야만 하는지 목적도 없이, 향방도 알려 하지 않은 채, 그저 빨리 앞서기만을 다투는 세상이 돼 버렸다. 그저 빠르면 좋고, 편하면 다인줄 아는 그런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세상 모두가 그런 사람 천지다.
하지만 그토록 빠른 속도전과 ‘e편한 세상’에서도 미물보다 더욱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은연중에 많다. 그들이 그렇게 사는 이유는 느림이 한 계단 한 계단 숨을 고르게 쉴 수 있도록 인도해 주기 때문인 듯 싶다. 느리게 살다보면 좌우를 살피며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유도해 주는 이유 때문인 듯 싶다.
그런 느림은 대화의 부재 속에 살고 있는 우리네 삶 속에 참다운 대화를 충분히 유지해 주기도 한다. 더욱이 그 느림이란 때때로 환경과 생명의 참다운 연대를 모색하게 해 주는 평화의 전도자 역할을 하지 않던가. 그렇기에 느릿느릿한 자신을 쳐다봐 주길 바랬던 그 지렁이 속에서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뜻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권성권 (littlechrist12@hanmail.net)
거꾸로 가는 달팽이
햇살이 따사롭던 어느날
내 의사완 상관없이 당신을 만나
가벼운 차 한잔밖에 나눌 수 없었지만
느낌 그 자체만은 너무 좋았지만
복잡하고 현실적인 이 세상은
느낌만으로 살아갈 수 없기에
당신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지금 이렇게 거부하는 작은 아픔이
먼 훗날을 위한 큰 기쁨이라 생각하기에
당신을 잊고자 합니다
이렇게 거절하는 제 마음을
저도 이해 할 수 없지만,
아니 이해할 수 있기에
당신을 잊으렵니다.
지금은 이렇게 당신에게
아픈 상처를 줄 수 밖에 없지만
이러는 저 또한 가슴이 아파오지만
저는 당신을 결코 받아 들일 수가 없습니다.
이러는 저를 욕하지는 마십시오.
아니, 욕해도 상관 없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빠른 속도로 변한다 하여도
저는 느릿 느릿 기어가는 달팽이가 되겠습니다.
무거운 제 집을 지고 가는 달팽이가 되겠습니다.
박명금 (남구 도화3동)
야생화
어쩌다 잊었던
무지개빛 향기
누가 보내온
옛 얘기들이냐
연두빛 바람이 일렁이는 들길에
도란도란 모여앉아
소꿉놀이
소꿉놀이 하자며
손 흔들며 부르던 너
산골마을 외진풀숲 길
녹색바람 헤치고 언뜻언뜻 내미는
고운 얼굴
뻐꾸기 울음에
그리움을 송이송이에 담아
곱게곱게 물들여 엮어가는
꽃목걸이
꽃목걸이
열여섯 열일곱 사춘기
풀잎 사운대는 소리에
고운 옷 갈아입고
무지개빛 향기 날리며
내 고향 오솔길따라
마중 나와
나를 반기는 너는
영원한 나의 친구
이중직 (부평구 부평 2동)
넓은 바다
아련히 큰 배들 멀리 보이며
흰 구름 가물 가물 피어오르고
갈매기 나르는 푸르른 바다
모든 강물 받아 들이고
온갖 물고기 안아 기르는
가득 충만한 너그러운 바다
궂은 것은 밑으로 가라앉히고
맑은 것은 위로만 승화시키는
해돋고 해지는 거룩한 바다
바람이 일면 물결이 일고
바람이 자면 물결도 자는
人間事 가르치는 슬기로운 바다
이곳의 이 물도 돌고 돌아
내고향 땅까지 이어져 있을
끝없이 아득히 넓은 바다
신영철 (Aberden MD U.S.A)
슬픈거짓말
나 혼자 모진 맘먹고 말지! 하며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있습니다.
그대의 힘들어하는 모습
고통받는 그대 슬픈 얼굴
내 어찌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로
그 모두를 감내하라 할 수 있겠어요
저 하나의 희생으로
당신이,
당신 주위의 모든 이들이
평화로울 수 있다면 되는 건데요
행여 여린 맘에 절 불러 세울 필요도
찾으려도 하지 마세요
이젠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이젠 당신을 정말 사랑하지 않아요
고윤석(중구 북성동)
인천사랑 뽀뽀해요
인천을 그려봐요 참 멋져요
자세히 알아봐요 역사가 많아요
가슴에 꼬옥 품어봐요 참 따뜻해요
인천을 밟아봐요 참 포근해요
차분 차분 걸어봐요 참 정다워요
요리조리 둘러봐요 참 예뻐요
상냥해요 인천! 깨끗해요 인천!
감사해요 인천! 축복해요 인천!
어진내 고을마다 사랑이 가득해요
이곳 저곳 다녀봐요 볼 것도 많아요
깡충깡충 뛰어봐요 미래가 환해요
인천이 신명나요 바다가 춤춰요
씩씩하게 달려봐요 희망이 넘쳐요
세계가 몰려와요 세계로 달려가요
정정당당 인천! 위풍당당 인천!
아이러브 인천! 뽀뽀해요 인천!
소년소녀 합창단이 율동을 통해
귀엽고 정답게 합창할 수 있도록 지은
노랫말입니다.
이재기 (동요작사가·인천사랑지도자아카데미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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