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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박물관 -박물관 덕에 대학물 맛 좀 봤죠

2003-11-01 2003년 11월호
 

사시사철 젊음이 가득한 인하대학교 캠퍼스. 그 속에 고색창연한 빛깔이 묻어나는 곳이 있다.
인하대학교 본관 지하에 있는 ‘인하대학교 박물관’이다.
본관건물 정문으로 들어가 오른편으로 나있는 미로 같은 계단을 내려가면 박물관입구에 닿는다.
육중한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면 구석기 유물부터 오늘날의 생활도구까지 가득찬 유리전시대가 방문객을 맞는다.

 


인천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먼저 왼편으로 눈을 돌려보자. 왼쪽 벽면에는 화도진도가 걸려 있고 아래쪽에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대조선인천제물포각국조계지도(大朝鮮各國租界地圖)와 인천지도가 전시돼 있다. 화도진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도진관아, 도호부청사, 문학산, 능허대, 호구포대 등 우리시가 기념물이나 문화재로 지정한 지명들이 눈에 띄어 흥미롭다.
박물관 중앙은 역사자료들 차지다. 구석기부터 백제토기, 청자와 백자 등이 전시돼 있고 전대를 돌아 뒤편으로 가면 경대, 인두, 풍구, 다리미, 담뱃대 등 우리 조상들이 직접 쓰고 만졌을 생활도구들이 전시돼 있어 흥미롭다.
고서진열대도 놓쳐서는 안될 전시품목. 우리나라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20세기 초기 목판 영인본이 세월의 때를 묻히고 보관돼 있다.
조금은 지루했을 전시대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드디어 아이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전시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오른편으로는 ‘물렀거라~ 영의정대감 행차시오~’소리가 들릴 것 같은 사인교(四人轎)와 남녀(籃輿), 가마, 안장이 전시돼 있다. 오늘 견학을 나온 신정아(인수초등학교 5)·슬아(인수초 3) 자매도 옛 물건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TV속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때묻은 가마와 사인교가 반질반질 빛을 내고 있어 지금이라도 누군가를 태우고 바깥세상 나들이를 할 태세다.
왼편에는 세 척의 배 모형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서해 바다에서 짐을 나르는데 이용하던 운반선인 ‘삼판’, 어선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복잡한 고기잡이 배인 ‘중선’, 조기·갈치·병어 등의 생선을 낚시로 잡을 때 이용하던 낚싯배인 ‘낙배’등이 그것이다. 비록 작게 제작한 모형이지만 종횡무진 바다를 누볐을 세 척의 배를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우리 선조들의 기상이 느껴지는 듯 하다.
고개를 들어 벽면을 바라보면 친근한 가면들이 눈에 들어온다. 취발이, 노장, 각시 등 우리나라 가면극에 등장하는 탈이 있는가하면 태국과 인도네시아, 중국의 가면도 함께 전시돼 있어 이웃 나라와 비교해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울긋불긋한 색깔이 시선을 자극하는 옷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 큰무당으로 지난 80년대까지 활동했던 무속인 우옥주의 유품들을 전시해 놓은 것이다. 쾌자, 무복, 염주, 목탁에서부터 꽃부채, 칠성방울, 장군칼 등을 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쟁~쟁~쟁’하며 굿하는 소리가 들릴 듯 하다.
인하대학교 박물관 나들이의 마침표는 야외전시실에서 찍는 것이 좋겠다. 본관 오른편에 자리잡은 야외전시실에는 우리나라 비행기로는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한 대한항공의 초기 비행기 실물이 전시돼 있다. 조금은 답답했던 박물관 탐방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아이들도 제 세상을 만난 냥 비행기 주위를 마음껏 뛰어다닌다. 비행기는 푸르름이 남아있는 잔디 위에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어 엄마와 함께 도시락을 싸 가지고 나들이를 나와도 좋겠다. 인하대학교의 상징처럼 많은 이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비행기는 캠퍼스 커플이 밀어를 속삭이는 데이트 장소로, 주말이면 가족들의 편안한 휴식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이용 안내 _ 박물관이 문을 여는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이고 주말에는 사전에 문의하면 방문할 수 있다. 박물관이 넓지 않기 때문에 단체관람보다는 가족이나 개인별 관람이 더 좋겠다는 것이 박물관측의 얘기다
문의 _ 860-8260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라 | 수준원점

 

한라산 높이도 이 돌이 기준이래요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의 높이는 해발 1천950m이다. 해발(海拔)은 말 그대로 바다를 기준으로 측정한 높이다. 우리나라에서 해발을 재는 기준이 되는 바다가 바로 인천 앞 바다이고, 그 기준이 되는 수준원점 표지석이 인하대학교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수준원점 지석은 인하대학교 학생회관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 인하대학교와 인하공업전문대 경계 즈음의 지점이다. 수준원점은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첨성대 모양의 원통형 시설물(높이 3m46㎝, 넓이 2.2평)안에 설치돼 있다. 웬만한 지각변동에도 끄덕 없도록 지반을 다진 뒤 박아놓은 일종의 대리석 기둥이다.
원래는 해안이었던 ‘인천시 중구 항동 1가 2번지’를 수준원점으로 삼았으나 건교부산하 국립지리원이 지난 63년 12월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 놓았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평범해 뵈는 시설물이지만 이 돌이 있기에 우리나라 지도에 표기되는 산 높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누구라도 눈길 한 번 줄 법하다.

 

 

 

글 정경애 · 사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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