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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동 <소래포구의 가을>
박영동 화백의 그림은 진한 향토적 서정과 천진한 낭만이 서려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어릴 때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 때묻지 않은 정서가 배어있는 그의 그림은 서정성과 환상성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근대 프랑스의 소박파(素朴派) 회화를 보는 듯이 평화롭고 정겹다. 그러나 루소(H. Rousseau)의 그것과는 달리 박 화백의 그림에는 인물이나 동물의 형상을 찾아보기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에는 생명이 가득히 충만해 있다. ‘무즉유(無卽有)’의 세계, 즉 화폭에는 없으나 누구든지 화폭 안에서 노닐 수 있는 열린 세계가 그의 작품세계의 핵심이자 이 작가만이 지닌 ‘무기교의 기교’이다.
이 그림은 소래포구에서 포리 쪽을 바라보고 그린 가을풍경이다. 가을임을 말해주는 붉게 변한 나문재 잎과 멀리 보이는 소금창고, 그리고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는 소래철교는 수많은 화가들의 화심(畵心)을 자극하던 소래의 트레이드마크들이다. 이곳은 지금 고속도로와 아파트 숲으로 바뀌어 있으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소금창고와 나문재 숲으로 이루어져 인천시민들에게 색다른 가을의 정취를 제공해주던 곳이었다.
아마도 신비로우면서도 강렬한 원색으로 이러한 평화로움을 표현할 수 있는 화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그의 정서가 환갑이 훨씬 지난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순진무구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박영동 화백은 서라벌예대를 졸업하고 한국미술협회 인천지부장과 인천 수채화협회 고문, 그리고 각종 공모전의 심사위원 운영위원 등을 역임하며 오늘날까지 인천화단을 지켜오고 있다.
이경모 (인천대학교 겸임교수/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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