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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정신의 신전(神殿)으로 거듭나다

2006-08-01 2006년 8월호
인천정신의
신전(神殿)
으로 거듭난다

 


개관한 지 환갑을 맞은 시립박물관이 지난달 10일, 2년 4개월간의 증·개축공사를 통해 시설과 전시유물을 대폭 확충하며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제 시립박물관은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역사의 재발견 현장, 복합문화 공간 그리고 시민들의 교육터와 휴식터 역할을 할 것이다.
글-유동현 (본지 편집장) | 사진-김성환 (자유사진가)



# 옛사람 흔적 찾기
박물관은 한 지역 문화의 정수를 상징한다. 화려한 보물창고가 아니라 정신의 신전(神殿)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행할 때 제일 먼저 그 도시의 박물관을 둘러보면 그 도시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박물관은 도시가 탄생하고 발전해 온 이야기와 현재의 모습 그리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박물관 기행은 누군가의 흔적을 찾아가는 길이다.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그걸 남긴 사람들의 일상과 그들의 숨결 그리고 애환까지 만나게 된다. 흔적과의 만남은 그래서 신비롭고 신선하다. 청량산 기슭에 자리 잡은 시립박물관에 들어서면 수만 년 전의 선사시대부터 격동의 20세기까지 우리지역에서 살아온 옛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되살아난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이란 타이틀이 붙은 인천시립박물관은 재개관을 통해 이전의 ‘정체된 박물관’이미지를 벗어나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박물관, 동북아의 허브도시 인천의 위상에 걸맞는 국제적 수준의 박물관, 온 가족이 즐겁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 보고, 느끼고, 즐기고… 복합문화공간 탄생
이번 리모델링으로 전시실 면적은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1천763평으로 종전보다 배나 늘었다. 전시실 수도 3개에서 6개로 늘어났고,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구석기시대 유물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된다. 시립박물관은 5개의 상설전시장 외에 지석묘와 철제범종 등이 전시돼 있는 야외 전시장과 우현 고유섭 동상이 세워져 있는 우현마당과 기획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전시실 외에도 박물관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초대 박물관장 이경성 선생의 호를 따서 이름 붙인 200석 규모의 복합공연장 석남홀과 탁본뜨기와 만화그리기 등을 할 수 있는 체험교실과 정수사 기와 쌓기, 꽃창살 퍼즐 맞추기 등을 할 수 있는 체험코너가 마련돼 있다. 또한 기념품과 도록 등을 판매하는 뮤지엄숍을 비롯해 카페, 도서실, 세미나실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역사실Ⅰ(선사시대-고려시대)
인천의 문학산 일대와 계양산 주변은 선사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지닌 곳이다. 이곳에서 발굴된 유적과 유물들은 인천 역사의 시계바늘을 한참 되돌려놓는다. 역사실Ⅰ에서는 계양구 동양동에서 발굴된 토광묘를 비롯해 돌도끼, 돌검 등 아득한 시간에 우리지역에서 살아온 옛사람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또한 경서동에서 출토된 녹청자와 강화지역에서 발굴된 각종 도자를 비롯해 고려시대 인천의 대표 문중인 인주이씨의 ‘이자연묘지명’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공항건설, 택지개발 등 도시 확장으로 인해 발굴된 유물들이 새롭게 전시되고 있다.


 


역사실Ⅱ(조선시대-일제강점기)
조선시대 인천에는 부평이씨, 파평윤씨, 연일정씨 등 이른바 ‘뼈대 있는 집안’의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역사실Ⅱ에서는 남동구 도림동 파평윤씨 소남종택의 고문서 등 사대부 집안의 민속품과 선비의 그림과 책 등을 통해 조선시대 생활상과 선비의 기품과 학풍 등을 느낄 수 있다.
개항장이었던 관계로 인천에는 개화와 관련된 유적과 유물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이들을 대하는 순간 신기함에 앞서 우리는 한국근대사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1918년에 완공된 인천항 갑문의 모형과 개화기 인천의 모습이 디오라마 기법으로 전시돼 있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인천의 옛 번화가였던 금파가(金波街)를 재현시킨 곳을 몇발짝 걸으면 타임머신 타고 100년 전 세상으로 훌쩍 가버린다.



공예전시실
찬란한 우리문화의 진수를 맛 볼 수 있고 옛 선조들의 멋과 풍류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원저단경호, 광구병 등 삼국시대 토기부터 고려청자, 조선백자, 분청사기 그리고 청화백자 등 천년도공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명품’들이 전시돼 있어 우리나라 도자의 선과 색상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다. 중국 명대에 제작된 관음보살상과 조선시대의 불상과 보살상이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고 조선후기 사대부가의 여러 목제품도 전시돼 있다.



서화실
서화실에 들어서는 순간 골짜기에 물이 흐르고 학이 날며 솔바람이 분다. 서화실에서는 강세황산수도 등 조선시대 선비들의 산수화와 문인화 그리고 서예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그들 작품 앞에 서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어느새 문인들과 정신적 교감을 나누게 된다.
인주이씨가 외가였던 대각국사 의천의 탑비와 얼마 전까지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있다가 우리 땅에 돌아 온 북관대첩비의 탁본도 볼 수 있다.



기증실
1946년 개관부터 현재까지 박물관에 기증 혹은 기탁한 유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인천 태생으로 한국미술사의 선구자적 업적을 쌓은 우현 고유섭 선생의 유품과 저작물이 전시돼 있다. 서구 공촌동에서 출토된 숙의문씨 묘지석 2매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귀중한 유물들을 만날 수 있으며 일정기간 기증유물들이 교체 전시된다.


 


 


관람안내 · 교통편 _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은 400원이며 청소년과 어린이는 무료이다.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방문하면 유물해설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교통편은 6, 8, 16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송도유원지에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인천지하철 동춘역에서 740번 순환버스나 6, 8, 16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문의 _ 440-6127)


 


 


# 세 도시의 동변상련 특별전시
시립박물관은 개관 60주년 기념행사로 오는 9월 10일까지 ‘도시기행-상하이, 요코하마 그리고 인천’이란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인천과 중국 상하이, 일본 요코하마는 공통점이 있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시기에 서구 근대문물을 받아들인 대표적인 관문도시들이다. 인천은 1883년, 상하이는 1843년, 요코하마는 1859년 서구 열강세력에 의해 개항을 강요당했다. 개항 시기는 다르지만 이들은 각국의 근대문물 수용의 창구이자 세계인이 공존하던 국제도시였다. 제국주의 침탈의 교두보이자 식민도시였던 이들 도시는 개항 후 어떻게 변했을까.
시립박물관은 지난해 상하이시 역사박물관과 요코하마 개항자료관, 요코하마 도시발전기념관과 협의해 개항 당시 각 도시와 관련된 유물과 각종 문서·지도 등을 대여하고, 자체 소장유물 등 모두 300여점을 파노라마식으로 전시하고 있다.
주제별로 보면 개항 전 도시풍경을 시작으로 도시의 형성과 개항과정, 조계(租界·외국인 치외법권 구역)의 형성과 확대, 근대건축과 도시풍경, 도시기반시설, 상공업과 무역 발전, 외래 문물의 전래, 도시의 외국인, 도시의 위기와 부흥 등으로 이뤄진다.
관람객의 흥미를 자아내기 위해 승선표를 받은 후 배를 타고 개항도시로 들어가 이들 도시 모습을 살펴보는 방법으로 체험하도록 했다. 우편소인 찍기, 인력거타기 등 체험코너와 사진 촬영 코너 등도 마련돼 있다.


 


박물관 옆 박물관


길병원 가천문화재단이 1995년 10월에 설립한 가천박물관은 지난해 12월 연수구 옥련동 청량산 기슭에 새보금자리를 마련해 이전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인천지역 유일의 국보 (276호) 문화재인 초조본 유가사지론을 비롯한 국가지정문화재(국보 1, 보물 13) 등 귀중한 유물들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더불어 태산요록, 향약제생집성방, 산거사요, 식물본초, 신응경 등 보물지정문화재로서 국내에서 유일본이거나 희귀본 의학서적 등도 소장하고 있으며 근·현대 의료기구와 자료들도 전시된다.
이와 별도로 1,300여종 5,200책에 달하는 고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국내 최다 창간호 서적(9,100여책 등록)을 소장한 창간호실을 운영한다.
※8월중에 다시 오픈할 예정이며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월요일은 휴관한다. 위치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윗길로 흥륜사 입구 방면으로 가면 된다. (문의 _ 833-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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