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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미널의 아기자기한 이야기

2006-08-01 2006년 8월호

 

 


 


 


 


 


 


 


 


 


 


 


 


 



버스터미널의 아기자기한 이야기


글-김익오 (인천교통공사 사장)



우리속담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란 말이 있다. 인천교통공사 사장으로 일하다보니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들과 옷깃을 스치게 된다. 출근을 하다보면 버스정류장에 길게 줄지어 있는 사람들, 대합실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 버스에서 내려 어디론가 바쁘게 가는 사람들… 이러한 다양한 사람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사무실로 올라오게 된다. 그러면서 저 많은 사람들이 무슨 사연을 가지고 어디로 떠나고 있으며 또 어떤 일로 인천에 도착하여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우리 인천교통공사(버스터미널)는 부산, 대구, 광주 등 13개의 고속버스노선과 강릉, 청주, 포항, 군산 등 44개의 시외버스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전국 방방곡곡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이다. 요즘은 인터넷(www.ictr.or.kr)으로 버스 승차권 예약이 가능해져 휴가철이면 서너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던 모습도 사라져 간다.
하루 10,000여 명이 넘게 이용하는 대합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족끼리 연인끼리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만나게 된다. 여행은 언제나 마음 설레게 하고 추억을 만들어 주며, 추억은 사람을 그윽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여행의 경비, 규모, 호사스러움과 관계없이 여행 그 자체만으로도 말이다. 이러한 행복 여행의 출발지 중의 하나가 인천버스터미널이다.
우리 인천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여행자 중에는 화려하게 포장된 선물상자나 멋진 여행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자기로 싼 보따리를 손에 든 어르신들도 있다. 이 어르신들에게는 왠지 눈길을 자주 보내게 된다. 저 속에 무슨 물건이 있고 어떤 사연이 들어 있을까? 눈길이 가는 이유는 아마도 어릴 적의 아련한 추억 때문일 것이다.
시골에서 성장하여 어릴 때 부모님 곁을 떠나 혼자서 도시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짐 보따리를 많이 들고 다녔고, 어머니 또한 많은 것이 들어 있는 무거운 보따리를 힘겹게 들고 오셨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의 보따리 속엔 항상 자식을 챙기고 사랑하는 끝없는 마음이 들어 있었다. 쉽게 구하고 살 수 있는 물건이라며 핀잔을 주어도, 직접 기른 감자 몇 개, 오이 몇 개에서부터 고춧가루며 참기름병까지, 담을 수 있는한 모든 것을 챙겨 꾸리신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손에 들고 오시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얼마나 가슴 설레고 기쁜 일인가?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심정은 또 어떨까?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인천버스터미널을 사랑하며 그 속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새삼느낀다.


 


<내 가슴에 새긴 한 구절>


‘시간의 흐름에 대하여’

歲月(세월 )은 本長(본장 )이나
而忙者自促( 이망자자촉 )하고
天地(천지)는 本寬(본관)이나
而鄙者自隘(이비자자애)하며
風花雪月(풍화설월)은
本閑而勞攘者自冗(본한이로양자자용)이라.



‘세월은 본래 길고 끝이 없는 것이지만 마음이 바쁜 사람들은 짧고 촉박하다고 말한다. 천지는 본래 넓으나 속된 사람들은 좁다고만 하며 바람, 꽃, 눈, 달은 본래 한가로운 것이지만 일에 바쁜 사람들은 조용히 느껴 보지도 않고 매양 번거롭다고만 한다.’
시간은 언제나 앞으로만 전진한다. 오늘 아침 그 시간에 놓치고만 버스를 다시는 탈수도, 만날 수도 없듯이 시간은 단 한 번이요, 마지막이기도 한 기회라는 것을 싣고 왔다가 그대로 지나가버리기도 한다.
소중하게 맞이하고 보낸 시간은 보람을 남겨놓고 부질없이 흘려보내고 만 시간은 우리에게 후회의 그늘만 남기게 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가슴속에 새겨 볼 일이다.
(출전 : 「이야기 채근담(菜根譚)」, 손풍삼 엮음.)


요즘같이 시간과 세월의 빠름을 실감할 때가 없었다. 시간을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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